기획투데이

“봉사를 시작하며 바쁜 일상이 오히려 여유로워졌어요.” [한순덕 봉사자]

“봉사를 시작하며 바쁜 일상이 오히려 여유로워졌어요.” [한순덕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20.06.17

한순덕 봉사자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미뤄놓았던 봉사를 일 년 전 시작했다.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일상이 너무 빼곡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섰지만, 봉사를 시작한 뒤, 마음은 더 여유로워졌다.
한순덕 봉사자
한순덕 봉사자
어르신들에게 안마를 해드리며 주는 기쁨을 깨닫다
한순덕 봉사자가 처음 봉사활동 권유를 받았던 곳은 농협주부대학이었다. 농협주부대학을 다니면 누구나 봉사활동을 시작하지만, 그는 쉽게 봉사를 시작하겠다며 나설 수는 없었다. 그렇게 미뤄오던 봉사활동이었지만, 지인이 다시 한 번 봉사활동을 추천하자 이번에는 정말 실천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저도 바쁘게 생활하다보니 봉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작해보니 오히려 바쁜 시간을 쪼개서 봉사하는 것도 정말 좋더라고요.”
그렇게 작년부터 한순덕 봉사자는 노인정에 가서 어르신들에게 안마를 해드리고, 말벗을 해드리면서 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 달에 두 번씩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이어지는 이 봉사를 하고나면 마음이 더 즐거워져서 오히려 봉사가 기다려진다.
“어르신들을 자주 뵈니 저희 부모님 같죠. 또 어르신들이 굉장히 고마워해주시고요. 조그맣고, 별 것 아닌 봉사지만, 저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기쁨이 굉장히 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시작할 걸 그랬죠.”
물론 어르신들 중에서도 안마를 더 해달라며 요구하시는 어르신들도 계시지만, 다른 어르신들 안마를 마치고 기계를 반납해야 한다고 정중히 말씀드리면 모두 이해해주시곤 한다.
열일을 제쳐두고 배식봉사에 참여하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청계복지관에서 배식봉사도 지속하고 있다. 배식봉사도 마찬가지로 농협 주부대학을 통해서 시작했는데, 일 년 동안 단 한 번도 봉사를 빼지 않고, 복지관에서 필요로 하면 언제나 소매를 걷어붙였다.
“열일을 제쳐두고 봉사하러 가지요. 몸은 조금 힘들어도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나눠드리는 일이 재미있고, 보람 있어요.”
보통은 배식봉사라고 하면 어르신들께서 식판을 가지고 오시면, 식판에 반찬이나 국, 밥을 담아드리는 배식에 그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에서는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해서 직접 자리까지 가져다 드리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그러다보니 이 과정에서 어르신들과 인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어르신들께 느끼는 마음도 더욱 애틋해진다. 이러한 경험이 모여서 계속해서 봉사가 하고 싶어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이를 통해 그나마 지금이라도 봉사를 시작한 것이 다행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남을 위해서 쓰는 시간이 내 삶의 활력소가 되다
한순덕 봉사자는 이렇게 봉사를 시작하고 나면서부터 일상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동안 바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오히려 봉사를 하면서 여유로워졌고, 바쁜 순간 중에도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봉사는 나이가 많아도, 자기 몸만 건강하면 할 수 있어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시간을 쓰는 것도 제 생활의 활력소가 되더라고요.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모두 한번쯤은 봉사를 하면서 이런 여유로움과 보람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뒤늦게 봉사를 만나 행복해진 한순덕 봉사자는 이제 자신처럼 시간이 없어서 봉사를 주저하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 있게 봉사를 권하곤 한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