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제가 나눌 수 있는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을 나눕니다.” [박진호 봉사자]

“제가 나눌 수 있는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을 나눕니다.” [박진호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20.06.09

삶의 90%는 교수로서, 삶의 10%는 봉사자로서 100%의 삶을 살고 있는 박진호 봉사자는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을 나누기 위해 청소년과 학부모를 위한 강연을 펼친다. 아이들에게는 탁 트인 시야를, 부모에게는 올바른 대화방식을 알려주는 그에게 있어 봉사는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박진호 봉사자
박진호 봉사자
독서모임을 통해 독서의 힘, 공감의 힘을 키워내다
비영리단체인 K-멘토비전센터의 독서포럼은 2주차, 4주차 토요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운영하는 독서모임이다. 의왕이나 군포, 과천 시민, 약 32명이 모여 11년 동안 책모임을 해오고 있다. K-멘토독서포럼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이끌어나가고 있는 박진호 봉사자는 일부러 독서모임 시간을 토요일 오전으로 잡았다. 누구에게나 쉬고 싶어 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독서모임에 참여하기 힘든 이유를 보완하며 독서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책을 읽지 않는다거나 책이 이해가 되지 않아 부담스러워서 독서모임을 시작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2주차에는 제가 책에 대한 배경지식을 설명하고, 책을 미리 읽으신 분들은 조언을 해주세요. 그리고 4주차에 모두 함께 독서토론을 합니다.”
이렇게 진행하다보니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모두가 유기적인 책읽기가 가능해졌다. 단, 독서토론을 할 때 주의할 점은 ‘이성적 비난’이 아닌 ‘공감적 경청’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것에 덧붙여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해요. 대화보다는 강요나 지시를 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유태인에게는 하브루타가 있어요. 둘이 모여도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고, 칭찬하고, 다시 한 번 질문하는 토론방식입니다. 이것을 독서토론에 접목했어요. 내가 혼자 읽을 때는 관심 있는 분야만 알게 되지만, 다른 누군가가 읽은 것을 다시 읽으면 내가 읽지 못했던 부분의 깨달음을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읽었던 것들을 자랑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에 공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어요.”
독서모임에 참가하는 연령대는 40대와 50대가 주축이 된다. 그것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부모의 의식이 아이들의 의식을 바꾸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회로부터 단절되어 위축되어 있는 주부가 이를 통해 자신의 성장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K-멘토독서포럼은 단순히 독서모임에서 끝나지 않고, 필사하고, 공저로 책을 쓰기도 하고, 독서 캠페인을 열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꿈과 목표를 정하는 방법을 알려주다
박진호 봉사자는 일 년에 두 번씩 12년째 이어지고 있는 ‘청소년학부모비전스쿨’도 이끌어오고 있다. 청소년학부모비전스쿨은 아이들이 꿈과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체험하는 강연으로, 학부모에게는 자녀교육과 입시정보를 전달해주고, 청소년에게는 꿈과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학교나 학원에서 하는 교과목에 대한 공부에 추가하여 진로나 목표를 멘토링하는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에 추가하여 자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발표하는 스피치의 힘 같이 불어넣어주는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시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자존감을 넓혀주고 싶어서요.”
벌써 오랜 시간 청소년학부모비전스쿨이 이어오면서 청소년기에 청소년학부모비전스쿨을 통해 꿈을 키운 아이들이 대학생이나 성인이 되어 다시 찾아와 어린 아이들에게 꿈을 주며 새로운 멘토가 되어주기도 한다.
박진호 봉사자는 매년 10월에 열리는 의왕평생학습축제에서 부스 운영도 하고 있다. K-멘토비전포럼 회원들이 이 부스에서 아이들이 책의 한 구절을 필사하고 그림을 그리도록 도와준다. 아이들이 직접 책을 보고 필사하다보면 처음은 귀찮고 힘들어도 어느새 책 읽기의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한국도시농업관리사협회의 중앙회장의 직함을 갖고 있는 박진호 봉사자가 테라리움, 화관 만들기 등의 부스활동에서 반려식물 체험을 통한 도시농업의 대중화에도 앞장선다. 5060 은퇴자들이 원예해설이나 도시농업관리사 등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게 도와주고, 사회에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러한 장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이 부스에서 아이들 또한 반려식물을 키워내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발전하는 봉사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다
박진호 봉사자는 그 밖에도 10년간 배식봉사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봉사에 있어서 배식봉사보다는 재능기부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제가 가진 것들 중에서 가장 큰 가치가 있는 것이 바로 강의라고 생각해요. 제가 했던 강의를 농축해서 대가없이 나눠주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재능기부였어요. 기본적으로 배우지 않고, 발전하지 않는다면 봉사자로서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도 열심히 책도 읽고 있고, 많은 경험을 통해 강의의 질도 높이고 있어요.”
다양한 강의를 해오고 있는 그는 자신을 위한 활동으로 90%의 시간을 쓰고 있는 만큼 적어도 10%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 특히 자신의 강연이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강조한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