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평화롭고, 평등한 세상을 위한 꿈을 품다” [양부현 416그리고우리들 대표]

“평화롭고, 평등한 세상을 위한 꿈을 품다” [양부현 416그리고우리들 대표]

by 안양교차로 2020.03.18

양부현 416그리고우리들 대표는 주말을 활용해 발달장애인 학교를 운영하면서 장애인이 얼마나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지를 느꼈다. 그때부터 평화롭고, 평등한 세상을 꿈꾸기 시작한 양부현 대표는 조금씩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작은 활동들을 실천해나갔고, 사회문제를 외면하지 않았다. 그러자 조금씩 희망이 보였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만나 연대하면서 어려워보이기만 했던 사회문제도 해결해나갈 수 있었다.
양부현 416그리고우리들 대표]
양부현 416그리고우리들 대표]
발달장애인 주말학교를 운영하며 깨달음을 얻다
양부현 대표는 30대 초반에 인연맺기운동본부(현재 평화캠프)라는 곳에 후원을 시작했고, 큰 아이를 낳은 뒤, 2007년부터는 발달장애인 주말학교 완두콩 교장이 되어 봉사를 시작했다.
“발달장애인 주말학교에서 한국에서 장애를 갖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본인도, 그 가족도 장애가 있으면, 고단하고, 어려운 현실을 직면하게 되는데요.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그때 당시에는 자폐아 등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더 열악했어요.”
장애 정도에 따라서 아이들은 평일에 특수학급이나 특수학교에 다니지만, 주말에는 아이도 부모도 마땅히 함께 환영받으며 갈 만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주말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집에 가서 발달장애 아동을 데려오고, 실내 혹은 실외에서 활동을 하고 다시 집에 데려다주는 일정을 계속해서 이어가며 발달장애인 주말학교를 진행했다.
“자연스럽게 제게는 장애인 친구들도 생겼고, 저를 선생님이라 부르는 장애인 제자들과 학부모도 생겼어요. 그 과정에서 다름이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 다름이 그 자체로 존중되는 세상을 꿈꾸게 되었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평화롭고 평등한 세상, 차이가 차별이나 배제를 낳지 않고, 차이가 존중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은 이러한 경험에서 나온 깨달음 덕분이었다.
416그리고우리들 청년정책 간담회
416그리고우리들 청년정책 간담회
학교증축부지마련피케팅
학교증축부지마련피케팅
생활 속 작은 실천을 시작하다
지금 양부현 대표는 의왕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사무간사직을 맡아 일을 하고 있다. 의왕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 자회, 환경 등의 자원과 여건을 낭비하거나 저하시키지 않으면서 서로 조화롭고 균형을 이루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는 곳이다.
“기후위기에 맞서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와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교육과 사업이 제 가치관과 잘 맞아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양부현 대표는 의왕시 삼동에 위치한 바람개비행복마을의 운영위원이자 ‘416그리고우리들’ 대표, 의왕덕성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의왕덕성초등학교 책읽어주는 어머니회원으로 봉사하고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마을 공동체 바람개비행복마을은 올해 자원순환 실천활동과 건강한 식생활문화 조성 등 생태친화적 마을 조성을 목표로 초록마을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416그리고우리들’은 바람개비행복마을 산하 단체로서 어느덧 참사 6주기를 앞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이다. ‘416그리고우리들’은 사람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가치를 끊임없이 되새기고 있다. 안전 불감증이 결코 실제 삶과 무관한 일이 아니기에 생활 속에서부터 작은 실천을 해나가는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다.
“우리들의 삶이 정치와 무관하지 않고 우리 미래세대의 삶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현실 정치에서 결정되잖아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 오늘보다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마을 내의 크고 작은 궂은일에 뜻을 함께하며 실천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사 폭력 사건 대책위원회, 학교 증축 대책위원회, 의왕시 적폐청산 연대 활동, 의정모니터링 및 지역 토론회 참석 등 지역 내 현안을 함께 해결하기 위한 연대 활동, 치유 공간 이웃 방문 및 김치 담그기 봉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수요 집회 참여, 청년당사자 초청 간담회, 해마다 416을 추모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바람개비행복마을과 생활정치모임 416그리고우리들은 제 인생에 나이 40이후에 만난 스승이자 친구이자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힘들 때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고,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문을 구하며, 나의 앞날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에 영감을 제시해 주는 곳이죠.”
2년 동안 의왕덕성초등학교 운영위원장으로서 학부모와 학교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행사, 교육지원청, 시청을 상대하며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증축이 되기 위해 전념을 다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시작한 책읽어주는 어머니회 봉사활동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덕성초책읽어주는 어머니회봉사활동
덕성초책읽어주는 어머니회봉사활동
봉사가 아닌 자원활동으로 행복을 찾아가다
학내 교사 폭력 대책위원회, 학교 증축 대책위원회에서의 활동을 하면서는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
“활동을 하면서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진심을 다하면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도 하나씩 하나씩 풀려나가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연대와 동료애는 더불어 따라왔어요. 나 홀로 고민이 아닌 너, 나, 우리라는 공동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든 일을 극복해 나간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행복이 된다는 점을 마을 내 공동체 활동을 하며 깊이 느꼈습니다.”
봉사를 오랫동안 지속해오며 지역사회에 꾸준히 기여해온 그는 봉사라는 말보다는 자원 활동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제가 누군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보다는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더욱 행복한 세상에서 살기 위해 제가 하고 싶은 일,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자원해서 하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 작은 자원활동 하나하나가 모여, 차이가 존중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평화롭고 평등한 세상이 만들어질 거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