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제일 마음이 편하고, 좋은 것이 봉사죠.” [박제윤 봉사자]

“제일 마음이 편하고, 좋은 것이 봉사죠.” [박제윤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20.03.10

30년간 봉사를 이어온 박제윤 봉사자는 봉사만큼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기분 좋은 활동이 없다고 말한다. 농담처럼 ‘이 시간에 돈을 벌었으면, 정말 많이 벌었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그였지만, 봉사를 하면서 봉사하는 시간을 단 한 번도 아까워해본 적은 없었다. 그렇기에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처럼 봉사에 나설 수 있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봉사가 우선이었던 이유는 하루 중 봉사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박제윤 봉사자
박제윤 봉사자
20년간 이어오던 봉사가 코로나 19로 인해 잠시 멈추다
박제윤 봉사자의 한 달은 빈틈없이 돌아간다. 요양원이나 복지관에 가서 어르신들 네일아트를 해드리고, 배식봉사에도 나선다. 한 달에 20일 정도씩 봉사를 이어오다 보니, 봉사시간도 2000시간을 훌쩍 넘었다.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해 봉사에 나서기 시작한 이유는 처음에는 단순했다.
“그냥 집에서 놀고만 있기 어려워서 자원봉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하나 둘 하다 보니 이렇게 많아졌네요.”
그러나 최근에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모든 봉사를 멈춘 상태다. 박제윤 봉사자는 봉사한 뒤로 요즘만큼 힘든 시기가 없었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아무 봉사도 못하고 집에만 갇혀 있어서 죽을 맛이죠. 차라리 힘들고, 어려운 봉사를 하는 게 100배 낫지, 이렇게 아무 봉사도 못하는 건 너무 힘들어요. 그래도 다 같이 건강하게 만나려면 어쩔 수 없죠.”
네일아트로 어르신들의 행복을 피워내다
박제윤 봉사자가 네일아트 봉사에 나선 것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다. 자원봉사센터에서 네일아트 기술을 익혀 어르신들의 손톱을 예쁘게 물들이고 있다.
“어르신들도 네일아트를 엄청 좋아하세요. 항상 왜 이렇게 더 자주 안 오냐면서 난리죠. 첫째 금요일, 셋째 금요일마다 가는 사랑채에서는 어르신들이 그날만 기다리죠.”
손톱을 길러야 더 예쁘게 해드린다는 박제윤 봉사자의 말에 어르신들은 손톱을 예쁘게 기르고 오신다. 어르신들마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색을 고르고, 모양을 고른다.
“동네에 나가면 다른 어르신들이 ‘어디에 가서 그렇게 예쁘게 손톱을 칠했냐’면서 물어보시거나 본인께서 먼저 손톱을 자랑하신대요. 그라데이션을 해드리기도 하고, 꽃 그림을 그려드리기도 하는데, 그게 그렇게 기분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의용소방대에서는 봉사한 지 20여년이 넘었다. 이전에 새마을봉사단에서 봉사하다가 자연스럽게 알게 된 봉사단체였다. 의용소방대에서는 사건, 사고가 일어났을 때, 주민들이 사고 현장 가까이로 오지 않도록 통제를 돕거나 많은 이들에게 소방이나 응급처치를 관련한 캠페인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상적으로는 복지관에서 배식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제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봉사단이 의용소방대입니다. 가장 오랫동안 하고 있기도 하고, 함께 봉사하는 팀원들도 정말 좋아요.”
배식 봉사는 단순히 반찬을 놔드리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음식을 떠서 자리까지 가져다드리기도 한다. 어르신들마다 살뜰하게 챙기니 어르신들도 박제윤 봉사자를 위해 작은 선물을 건네는 일도 매일같이 일어난다.
“어르신들이 사탕 한두 개를 손에 쥐어주시기도 하고, 할머니들은 길을 걷다가 마주쳐도 엄청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로 봉사자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다
이렇게 봉사를 오래 해오면서 다른 이들에게 봉사를 적극적으로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중 계속해서 함께 봉사하는 이들은 진심으로 봉사했던 이들뿐이다.
“봉사는 자기가 마음에 우러나와야 가능해요. 어떻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못하는 게 봉사죠. 봉사를 해보고는 자기는 봉사 체질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같이 봉사하자고 나서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 말에 따르자면, 박제윤 봉사자는 제대로 봉사체질이었다. 나가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봉사를 하는 것도 굉장히 즐거웠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함께 오랜 시간을 알고 지낸 이들도 대체로 봉사자들이 많다. 그렇게 함께 봉사하고, 함께 고생했기에 봉사자들과 느끼는 공감대는 더욱 크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멈추지 않겠다’는 박제윤 봉사자의 말에서 봉사에 대한 진심이 엿보였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