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운동처럼 봉사도 습관이죠.” [이혜숙 새마을운동의왕시부녀회장]

“운동처럼 봉사도 습관이죠.” [이혜숙 새마을운동의왕시부녀회장]

by 안양교차로 2020.02.26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면 습관이 되듯, 봉사도 마찬가지다. 매일 꾸준히 봉사하는 일은 습관처럼 이루어질 때까지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어느 순간 습관이 되고 나면, 힘듦보다는 보람이 더 커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이혜숙 새마을운동의왕시부녀회장
이혜숙 새마을운동의왕시부녀회장
20여 년 전, 처음 봉사를 권유받았던 순간
이혜숙 새마을운동의왕시부녀회장은 한 이웃의 권유로 처음 봉사를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이지만 이혜숙 봉사자는 그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오후에 모락산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길이었어요. 친하게 지내는 통장님이 봉사활동을 권해주시더라고요. 그때는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였으니 한번 고민을 해보겠다고만 했었죠.”
아이들이 있어 주부로 지내던 그는 길게 고민하지 않고 바로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내손2동 새마을부녀회 통회장 자격으로 들어갔다. 그 뒤로 20여 년간 같은 단체에서 꾸준하게 봉사를 이어온 그는 작년에 큰 상을 연이어 수상하기도 했다. 의왕시민봉사대상과 대한민국 훈장을 받은 것이다. 그간 몸을 아끼지 않고, 마음을 다해 봉사한 결과였다.
새마을운동의왕시부녀회에서 한 봉사는 다양하다. 작년에는 3월부터 10월까지 일 년 내내 일주일에 한 번씩 직접 장을 봐서 밑반찬을 네 가지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전달했다. 푸드뱅크에서 음식을 지원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는 도시락 배달과는 별개로 이루어진 봉사였다. 이때 김치도 서너 번씩 담가서 함께 전달해드리기도 했다.
봉사는 어르신들 식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안성에 다섯 번 이상 방문해 농촌 일손 돕기를 하며 포도도 따고, 고구마도 캐는 등의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봉사활동
새마을운동의왕시부녀회장으로 있으면서 그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이전에는 배추도 직접 사서 절이고, 김장해서 어르신들에게 보내드리기도 했고, 어르신잔치를 열거나 동네를 청소하고 도시락 배달도 그의 몫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힘든 일은 역시 도시락 배달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시장바구니를 끌고 다니면서 열 몇 개 도시락을 배달하고, 오는 일을 두 번씩 했어요. 한 번에 모든 도시락을 다 넣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저도 몸이 너무 아플 때는 힘에 부치긴 하더라고요. 엘리베이터가 없는 3,4층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해드리려고 하면 그 짐을 들고 올라가는 게 엄두가 안 나는 거예요. 몇 년 전에는 무릎이 아파서 힘든데 올라가긴 해야겠고, 아주 눈물이 나더라니까요.”
또한 이렇게 매번 때마다 도시락을 가져다주는 그를 보며 어르신들은 ‘월급은 얼마나 받냐’고 물어보시기도 했다. 봉사라고 여기기에는 이렇게 꾸준하게 이어오는 도시락 배달이 믿기지 않으셨는지도 모른다.
반면 이렇게 가져다드리고 나면 ‘여기까지 가져다줘서 고맙다’, ‘우리 때문에 고생한다’며 손을 꼭 잡아주시거나 연신 인사를 해주시기도 했다.
아이들이 방학했을 시기에는 아이들과 함께 도시락 배달 봉사를 다니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몇 호에 도시락을 가져다드리라고 하면 아이들이 가져다드리고 오곤 했다. 이렇게 아이들이 봉사하고 난 뒤에는 많은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렇게 힘들게 사시는 줄 몰랐다’고 하면서 ‘이렇게 매일 봉사하는 엄마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봉사를 알려주기 위해서 아이들과 함께 다닌 건 아니었는데, 아이들이 많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어려운 이웃이 없는지 늘 살피게 되는 마음
이혜숙 새마을운동의왕시부녀회장은 봉사를 하면서 더욱 오지랖이 넓어졌다. 주변에 어려운 이웃은 없는지 먼저 살피는 일이 일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운동이 습관이듯이 봉사도 습관으로 익혀야 해요. 요즘에는 맞벌이 부부가 워낙 많다보니 봉사를 할 만한 시간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잖아요. 게다가 요즘에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안하려고 하니까요. 게다가 저희는 회비까지 내면서 봉사해야 하니 회원을 영입하기가 쉽지 않아요. 20년, 30년 넘게 내손2동에서 살고 있으니, 웬만큼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도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일이 생기듯이 자신 역시도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봉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조금 더 일찍 봉사를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