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평범했던 저도 봉사자가 되었어요.” [이문숙 봉사자]

“평범했던 저도 봉사자가 되었어요.” [이문숙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20.02.04

이문숙 봉사자는 7년간 두 곳에서 봉사하며 봉사자의 길을 걷고 있다. 7년 전만해도 봉사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그는 이제 활발하게 봉사를 이어가며 다른 이들에게 봉사를 전파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야기하곤 한다. “평범했던 내가 봉사자가 되었듯이, 여러분 역시 언제든 마음만 먹는다면 봉사자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이문숙 봉사자
이문숙 봉사자
부모님 생각으로 깊어지는 봉사
이문숙 봉사자는 의왕주부대학에 소속되어 노인정에 계신 어르신들의 안마를 돕는 봉사에 7년째 매진하고 있다. 부산에서 이사와 의왕에 지인 하나 없을 때 무작정 시작한 봉사였다.
“실은 이전까지 한 번도 봉사를 해보고 싶다고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시작했는데 해보니까 참 좋더라고요. 저한테도 힐링이 되고요.”
그는 어르신들과 대화를 이끌어가면서 기계를 이용해 어르신들에게 안마를 해드린다. 물론 기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는 손안마도 거르지 않는다. 이렇게 봉사하면서 부모님들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제 부모한테는 잘 못했어요. 그래서 어머니같이, 아버지같이 어르신들을 대하게 되죠. 그래서 봉사하고 나면 참 좋아요. 그리고 어르신들 역시도 자식들처럼 아껴주시고, 반가워해 주시죠.”
좋은 음식이 있다면, 꼭 챙겨주시며 길가에서 만나면 불러서 꼭 인사하곤 할 정도로 어르신들의 마음도 각별하다. 물론 봉사하다보면 짜증을 받아주어야 할 때도 있고, 불만을 듣기도 한다.
“어딜 가나 짜증이 많으신 분들이 계시잖아요. 또 그날 안 좋은 일이 있으셨을 수도 있고요. 그러면 그냥 웃고 넘어가요. 매일매일 모든 사람이 좋을 수는 없잖아요. 안 그래요? 한 분 때문에 다른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까지 속상하다고 생각하기에는 아까우니까요.”

자신의 봉사보다 더 큰 보답
어르신들 안마 말고도 1년 전부터 둘째 주 금요일마다 청계복지관에서 점심 배식 봉사도 하고 있는 그는 늘 자신이 하는 봉사보다도 다른 이들이 이야기해주는 고마움의 크기가 커서 보람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이곳은 장애인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이문숙 봉사자는 혹여 식사가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배려를 보여주기도 한다.
“저는 사실 힘든 일을 하는 건 아니에요. 기껏해야 밥 배식 할 때죠. 그것도 10시 반에서 1시까지 하면 끝나니깐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에요. 그런데 복지관에서 식사하시는 분들은 꼭 잘 먹었다고 인사해주세요. 그러면 저는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또한 봉사를 마치고 난 뒤에는 여기에서 음식을 준비해주시는 분들과 봉사자들이 모두 함께 늦은 식사를 하고, 차도 한 잔 한 뒤 돌아온다. 힘든 봉사를 마쳤다는 마음보다는 마음 맞는 이들과 봉사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는 봉사를 하면 할수록 자신 역시도 더 열심히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깊어졌다.
“전에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봉사한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직접 봉사해보니 어려운 환경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이 더 많아요. 알고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죠. 그 분들에 비하면 저는 초라할 정도에요. 왜 진작부터 봉사를 못했나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그 역시 봉사에 있어 부지런하기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주기적인 봉사가 정해진 날이면, 친구들과의 만남이나 특별한 일도 피해간다.
“그래야만 봉사가 가능해요. 한 번 가고, 다음에는 또 안 가면 점점 더 안 가게 되니까요. 다른 사람들도 물론 바쁘겠지만, 미리 일정을 정해두었으니 그 날을 빼고 약속을 잡아요. 이제 7년째 봉사하고 있다 보니, 이제는 약속 잡을 때도 아예 그 시간은 피해주더라고요. 그 외에 한 달에 세네 번 정도 봉사 요청이 갑자기 들어올 때는 시간이 되는대로 나가서 돕고 있어요.”
봉사가 일상이 되는 순간
이문숙 봉사자는 여건이 되는 한 최대한 더 오랜 시간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한다. 몸이 아파서 더는 봉사를 할 수 없을 때까지 이어가고 싶어서다. 그간 힘든 점보다도 좋은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저는 평범하게 살다가 봉사 기회를 우연히 얻었어요. 50대 중반에 시작해서 이제 60대 초반이 되었으니, 그동안 오래 하진 못했잖아요. 그래서 꾸준히 더 하고 싶어요.”
그가 흘려 보낼 수 있었던 기회를 잡은 비결은 봉사를 일상으로 만든 데에 있었다.
“거창하게 봉사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곳으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놀러가야겠다는 마음으로 해보세요. 그렇게 한두 번 하다보면 그것이 동기가 되더라고요. 큰 일이 아니에요. 자신이 가진 시간을 조금만 내면 되죠. 세월이 흐르다보면 일상생활처럼 어렵지 않은 일이 되어버려요. 기회가 되면 간단하게 시작해보세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