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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로 마음과 정을 나눠요.” [이호순 봉사자]

“봉사로 마음과 정을 나눠요.” [이호순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9.12.31

이호순 봉사자는 20년간 목욕봉사부터 시작해 청소봉사, 배식봉사, 마사지 봉사, 의용소방대 봉사 등 많은 종류의 봉사를 섭렵했다. 오랜 시간 꾸준히 마음과 정을 나눈 이호순 봉사자에게 있어 봉사는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자 좋은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다. 몸이 힘들어도 마음은 개운하기에 그는 현재의 봉사를 여력이 되는 한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한다.
이호순 봉사자
이호순 봉사자
베테랑 봉사자의 첫 봉사
이호순 봉사자는 봉사를 시작한 지 20년차가 된 베테랑 봉사자다. 의왕시청에 봉사자로 등록하고 나서 가장 먼저 만난 봉사는 목욕봉사였다. 목욕봉사가 있는 날이면, 하루에 두 분 어르신들의 목욕을 도왔다.
“그때만 해도 20년 전이었으니까 나도 젊었죠. 그래서 힘들어도 할 수는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걸 어떻게 했나 싶어요.”
그도 그럴 것이 목욕을 위해서는 어르신 댁이 있는 곳까지 욕조를 가져가야 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들어서 욕조 안으로 옮겨야 했다. 물론 이때는 사회복무요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목욕이 진행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가장 힘들었던 건 힘을 써서 어르신들을 옮겨야 하는 것도 아니고, 어르신 댁에 가자마자 나는 냄새를 참는 것도 아니었어요. 열심히 다 씻겨드리고 내려드리자마자 용변을 보실 때가 가장 허무했어요. 그런데 어쨌든 어르신들을 다 씻겨드리면 어르신들 몸에서 나던 냄새가 없어지고, 깨끗해지시니까요. 보람이 있어서 계속해서 봉사를 할 수 있었죠.”
이호순 봉사자는 이 봉사와 더불어 장애인복지관에서도 목욕봉사와 함께 청소 봉사를 진행했다.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
그는 이렇게 많은 목욕봉사를 하다가 주부대학에 입학하면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마사지를 해드리는 봉사로 전향했다. 한 달에 두 번 이상 경로당을 찾아 마사지기구로 어르신들의 마사지를 도와드리는 한편,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드리는 봉사를 시작하며 어르신들과 정을 나눌 수 있었다.
주부대학 봉사단 내에서도 초창기부터 오랫동안 봉사해 온 봉사자로 꼽히는 이호순 봉사자는 어르신들에게도 가장 많은 신뢰를 받는 봉사자이기도 하다. 그가 경로당을 찾지 않은 날이면, 어르신들은 그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경로당에 있던 떡과 과일 등 간식도 그에게 아낌없이 내어주신다.
“제가 봉사하는 동안, 돌아가신 어르신들도 많았어요. 그럴 때는 힘들고, 마음 아프기도 하죠. 그래도 이제는 봉사한 지 오래 되어서 마음이 잘 맞으니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서로가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누려고 하는데, 정 때문에 봉사를 소홀히 할 수가 없죠.”
이호순 봉사자는 “봉사가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으니까 계속 하고 있는 것뿐이죠.”라며 말을 잇는다.
봉사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 이들을 위해
이호순 봉사자는 2019년까지 의용소방대에서도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의용소방대에서는 다른 이들에게 심폐소생술을 알려주거나 산불 예방 등의 캠페인도 진행하는 한편, 직접 옷을 갖춰 입고 벌집 제거에 나서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두 달에 한 번씩 사랑채, 한 달에 한 번씩 청계 복지관에 배식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의용소방대에 들어간 지도 20년이 됐어요. 그런데 나이가 되어서 2019년까지 하고 퇴임이에요. 저는 체력적으로는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더 이상 봉사할 수가 없으니까 아쉽긴 하죠.”
이호순 봉사자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의용소방대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것들을 우리는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또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스스로 뿌듯했고요.”
그래서 그는 젊은이들에게 자주 봉사를 권하곤 하지만, 선뜻 봉사에 동참할 수 없는 마음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다들 봉사를 해보려고 하더라고요. 저도 주변에 봉사활동을 추천해서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시작하기도 했는데, 사정상 아이들을 키우느라, 혹은 생업에 뛰어드느라 마음은 있어도 봉사를 이어가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안타까워요.”
이호순 봉사자는 이렇게 마음만 갖고 있는 이들 대신 봉사에 나서겠다는 신념으로, 오늘도 어르신들에게 미소로 대하고 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