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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과 결손가정에 전해주는 따뜻한 밥 한 끼 [전미경 봉사자]

어르신들과 결손가정에 전해주는 따뜻한 밥 한 끼 [전미경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9.04.02

식사는 단순한 영양섭취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사람들은 식사를 함께 하며 마음을 나누기도 하고, 정성이 깃든 한 끼를 먹으며 하루를 살아갈 용기를 얻기도 한다. 전미경 봉사자가 따뜻한 마음과 정성을 담아 어르신들과 결손가정에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 요리를 통해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길 기대하며 오늘도 요리를 낸다. 집에서 혼자 요리하기도, 챙겨먹기도 어려운 어르신들과 결손가정에게 이 식사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전미경 봉사자
전미경 봉사자
외식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전미경 봉사자가 봉사를 시작한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인의 권유에 따라 복지관에서 식사 봉사를 경험해보게 되었다. 이전부터 지인에게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해보니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150인분의 음식 재료를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어 설거지까지 하는데 꽤 오랜 시간과 노동이 들었다. 그렇게 힘들다는 것을 알고도 그 다음부터 그녀는 매달 두 번씩 6년간 이렇게 복지관에서 식사 봉사를 했다. 하지만 일상이 바빠지면서 복지관에 계속 봉사를 다니기 어려워졌고, 마음 한켠으로는 봉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항상 마음속으로는 식사봉사를 생각하고 있었죠.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실 때 많이 불편해하시는 것을 봐왔으니까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코다리요리 전문점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자 그녀는 평소 친분이 있던 동장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다행히 동에서 진행하고 있던 식사 대접 행사가 있었고, 곧 그녀도 여기에 동참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3년째 분기별로 20명 정도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게에서 식사 대접을 하고 있다.
이렇게 식사대접을 하면서 그녀는 또 하나의 제안을 받게 되었다. 결손가정에 외식권을 전달하고, 외식권을 가져오신 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활동이다. 이렇게 꾸준히 외식권을 전달하면서 결손가정의 아이들은 이곳에서 종종 외식을 하며 가족과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코다리로 전하는 따뜻한 마음
코다리요리는 한국인들에게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음식이다 보니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어르신들도 만족감과 감사를 표한다. 특히 어르신들 중에서는 집에서 먹는 음식이 제한적이니만큼 이렇게 나와서 새로운 음식을 먹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시는 분들도 많다. ‘이렇게 요리를 대접해줘서 정말 고맙다’, ‘맛있게 먹고 간다’고 인사해주시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편 결손가정 외식권 기부를 통해 아버지와 딸이 와서 식사 내내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뿌듯한 적도 있었다.
“아마도 가족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부녀가 함께 만나 저희 집에서 식사하시면서 대화를 충분히 한 것 같아서 저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하지만 매콤한 음식을 못 드시는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아쉬운 점도 남는다.
“이렇게 식사대접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제가 요식업을 하니까 제가 하는 음식으로 대접할 수 있다는 점은 너무 좋죠. 다만 이 음식이 어떤 분들에게는 조금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긴 해요. 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외식권을 받아도 오지 않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누가 모셔다주시지 못하면 못 오시기도 하고요. 이런 분들까지 더해서 더 많은 분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식사하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주변의 도움을 받아 봉사활동에 나서길
그녀는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맛있게 음식을 맛보실 수 있도록, 또 혹여라도 봉사를 할 수 없을만한 외부적인 요건이 생기지 않도록 기도하며 지금의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그녀 역시도 처음에는 봉사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봉사활동이 굉장히 어렵고, 특별하게 느껴져요. 머릿속으로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궁리만 하죠. 실제로 한 가지라도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요.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봉사에 대한 생각을 모두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 기회를 찾으러 나서는 이들이 일부인거죠. 혼자서 봉사를 시작하기에는 어려우니, 저처럼 동에서 혹은 시에서 도움을 받거나 어딘가에 문의해서 내 도움이 어디에 필요한 지 찾아보는 것이 중요해요. 일단 이렇게 실행하면 그 다음부터 어려운 점은 없을 겁니다.”
한 끼의 식사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전미경 봉사자. 그녀의 요리는 늘 따뜻하게 소외된 이웃을 반겨주고 있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