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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동네를 만들기 위한 노력” [바람개비 행복마을 서현주 마을활동가]

“더 좋은 동네를 만들기 위한 노력” [바람개비 행복마을 서현주 마을활동가]

by 안양교차로 2018.07.31

좋은 동네의 조건은 개인마다 모두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놀이터가 있어야,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주민커뮤니티가 있어야 좋은 동네일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주민들이 마음의 소리를 모아 만들어내는 동네가 있다. 각자 원하던 이상향대로 마을을 그려가고 있는 바람개비행복마을에 이번에는 자원순환을 위해 애쓰고 있는 마을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협의로 만들어낸 우리 동네
서현주 마을활동가는 동네에 대한 애착이 있어 2015년도에 주민참여예산사업에 몇 가지 제안을 했다. 첫 번째로는 교회나 성당, 아파트 놀이터 외에는 놀만한 놀이터가 없으니 놀이터 증축이 필요하다는 것, 두 번째로는 동네에 있는 철도관사를 기록하고,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 밖에도 청소년휴식문화공간, 체육공원 방향의 굴다리 개선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제안이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았다. 그녀가 놀이터를 짓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했던 곳은 사유지였고, 사유지 옆 공간은 시유지였지만 다른 시설이 건설될 예정인 땅이었고, 다른 시유지 후보들은 아이들이 놀기에는 적절치 않았다. 그러던 중 바람개비행복마을을 소개받게 되었다. 그녀처럼 마을 일에 발벗고 나서는 이들이 바람개비행복마을이었기 때문이다.
서현주 마을활동가는 바람개비행복마을에 들어와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마을을 위한 일에 발벗고 나서게 되었다.
“바람개비행복마을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이 공간 마련이었어요. 빌라에서 바람개비행복마을을 꾸리고 나서 여기로 올지, 빌라에서 계속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있던 중이었어요. 빌라는 접근성도 낮고, 공간도 부족하지만 유지비가 저렴했죠. 이곳은 마음에는 들었지만 유지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어요. 그런데 모든 의견들을 존중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러 차례 합의를 통해서 이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했고, 따복 사업으로 리모델링 비용을 받아 리모델링도 할 수 있었어요. 수많은 개인과 단체에서 이러한 의사결정 방법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함께 밥을 짓고, 차리는 공동 부엌
경기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원순환마을에 선정되어 바람개비행복마을에서는 공동부엌과 폐원목가구를 이용한 목공교실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현주 씨 또한 간사로 자원순환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공동부엌은 각 가정에서 양이 많아 다 못 먹는 식자재를 기부받고, 초보 주부들에게 레시피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산모들을 위한 밥상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공간에 부엌이 없을 때부터 저희가 공동부엌을 꿈꿨어요. 예전부터 버려진 식자재들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뭘 어떻게 해먹을지 몰라서 식재료를 가지고 있거나 친정이나 시댁에서 농산물을 많이 받았는데, 도저히 혼자서는 못 먹는 경우도 많잖아요. 그런 것을 모아서 해보자 싶었죠. 선배 주부들이 알려주고 초보 주부들은 배울 수 있으니까 좋을 것 같아서요. 업사이클링이나 분리배출도 중요하지만 가장 좋은 건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잖아요. 공동부엌으로 음식물쓰레기 배출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동부엌의 목표 중 하나는 초보주부, 다둥이 엄마들은 물론, 독거노인에게도 밥상을 전달하고, 이 과정에 다문화가정도 어울릴 수 있는 것이다.
“서울, 수원, 부산에서는 공유냉장고라고 해서 골목에 있는 공동 냉장고에 식재료를 넣어두고, 필요한 사람이 먹을 수 있게 하기도 하는데요. 공동부엌이 공동냉장고의 기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공동밥상이 잘되고 있는 곳에서 벤치마킹도 해오고 있는만큼 앞으로도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참여자들이 많아져서 음식이 많이 나오면 끼니를 챙겨드시기 어려운 분들께도 한 끼를 챙겨드리고 싶어요.”
생활예술가를 배출해내는 우리 마을
폐원목가구의 90% 이상은 소각되어 사라진다. 아직 쓸만한 폐원목이 사라지는 것도 안타깝지만 문제는 소각 시의 환경오염이다. 그래서 많은 곳에서 폐원목가구를 활용한 목공교실을 열기는 하지만 진행과 이후의 활동이 쉽지 않다. 바람개비행복마을에서는 동네에 있는 강사를 초빙해 폐원목가구를 활용한 목공교실을 열었다.
“저희 공동체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빠들이 참여할 만한 기회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더 목공교실을 열고 싶었죠. 다들 처음 목공교실을 시작하면서는 걱정이 많았어요. 교실이 없어서 야외에서 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고요. 그런데 마을에 공방이 많지 않다보니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신다고 신청해주시더라고요.”
목공교실 이외에도 바람개비행복마을에서는 무단쓰레기투기지역모니터링, 헌 옷 리폼 등 다양한 활동이 준비되어 있다. 서현주 씨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때 마을 공동체가 생활문화예술활동을 도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책 모임이나 기자단 등을 통해서 인문학적 활동을 할 수도 있고요. 그림도 마찬가지에요. 아직은 그림 모임이 없지만 앞으로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다양한 예술분야를 통해서 마을 사람들이 생활예술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