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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으로 사고하는 시대, 아이들의 꿈을 키우다 [고묘정 봉사자]

코딩으로 사고하는 시대, 아이들의 꿈을 키우다 [고묘정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8.07.10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소프트웨어를 알아야만 첨단제품들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들은 나름의 논리적인 알고리즘을 갖고 있는데, 이를 이해하려면 ‘컴퓨팅적 사고력’이 필요하다. 교육계에서도 컴퓨팅적 사고력을 키우는 ‘코딩’ 교육에 큰 관심을 갖게 되면서 코딩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코딩 학원도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재능기부로 이러한 코딩 교육을 알려주고,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이들도 있다.
꿈의학교에서 배우는 코딩
2018년 경기 학생을 찾아가는 꿈의학교에는 ‘상상나라 코딩마을’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의왕 바람개비행복마을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 12일부터 시작해 10월 20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약 62시간 동안 소프트웨어와 코딩에 대해 배우게 된다.
“의왕 지역에는 아직 코딩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방학 때부터 아이들이 코딩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꿈의학교에 지원을 했고요. 다행히 코딩 교육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커리큘럼은 다양한 교구를 통해 코딩과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도록 짜여있다. 코딩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선을 인식해서 따라가는 작은 로봇인 ‘오조봇’을 가장 먼저 배우고, 컴퓨팅 원리를 보드게임이나 활동으로 익혀보면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노트북을 통해 스크래치 프로그램을 다루는 법도 배울 예정이다. 이렇게 소프트웨어를 배운 뒤에는 배운 것들을 종합해서 경험해볼 수 있도록 아두이노 블루투스 RC카를 조립한다. 여기에 자신만의 디자인을 입히기 위한 3D 모델링과 프린팅 교육이 이루어진다.
“코딩을 이해하고, 직접 교구를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어요. 커리큘럼을 다 만든 뒤에는 자신이 직접 만든 RC카로 경주대회를 할 겁니다.”
이 커리큘럼을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단순히 컴퓨터에서 프로그램만 배우는 교육으로는 아이들의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이 커리큘럼은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것들이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는 활동을 목표로 삼았다. 또 연령에 맞는 프로그램을 위해서 바람개비행복마을과 두 달간 끊임없는 회의를 하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체험학습강사에서 코딩강사, 그리고 교육기부활동에 이르기까지
고묘정 봉사자는 체험학습강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체험학습을 지도하면서 아이들에게 체험학습을 넘어선 또 다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이제 아이들은 한 분야만 공부할 수가 없어요. 과학의 원리나 미술, 수학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해요. 그래서 STEAM교육이 요즘 대두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고민을 하다 보니 시대적인 흐름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코딩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과천에서 진행하는 소프트웨어 전문 과정을 거치고 나서 함께 공부했던 강사들과 함께 동아리를 만들었고, 교육기부로 뜻을 모았다. 그러던 중 바람개비 행복마을을 만나 꿈의학교에 함께 지원하게 되었다.
“코딩 교육은 아이들한테 색다른 경험이 되겠지만 아직은 코딩이 보편화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서 꿈의학교나 교육 기부를 통해서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하죠.”
꿈의학교는 지원금을 받아 운영을 할 수 있지만 지역아동센터 등에 교육 기부를 할 때에는 이러한 비용적인 부담이 적지 않다.
“아이들에게 코딩을 제대로 알려주려면 1년 정도 장기적으로 교육을 해야 해요. 저희가 가서 봉사하면서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쳐주는 건 어렵지 않죠. 그런데 센터에서 장비나 교구를 갖추기에는 부담이 커요. 그래서 8번 정도 진행하고, 방학 때 나머지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지역아동센터와 보육시설 아이들과 저학년 아이들을 위해
그녀는 교육 봉사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봤다. 아이 한 명당 컴퓨터 한 대씩 쓸 수 있도록 주민 센터 공간을 이용해보자는 생각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주민 센터에 연락을 해봤는데 주민 센터는 학생들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서 컴퓨터를 쓸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이 있어도 오픈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이 참 아쉬워요. 없는 장비를 만들고, 사는 것보다 기존에 있는 장비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좋잖아요.”
또한 이러한 장비와 교구 문제가 풀린다고 해도 지역아동센터나 보육 시설 등에서 코딩 교육에 쉽사리 손을 뻗지 못한다. 다른 지원들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코딩 교육을 위해 시설 지원을 받으려고 하면 기존까지의 지원을 받지 못할까봐 두려운 마음 때문이다.
“지역아동센터나 보육시설에서 안정적인 코딩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그 아이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생길 텐데 장기적인 교육과정을 만들기가 어려워서 진행이 안 되고 있어요.”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꿈의학교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고학년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코딩 교육에 관심을 갖는 저학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코딩 교육을 하다 보니 많은 교구들이 쏟아져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어린 친구들도 재미있게 코딩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년부터는 저학년 중심의 프로그램도 따로 진행하고 싶어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