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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처음 봉사의 즐거움을 느꼈어요” [정재식 봉사자]

“회사에서 처음 봉사의 즐거움을 느꼈어요” [정재식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8.04.24

기업에서도 사회적 기여나 봉사활동에 관심을 쏟으면서 재직하면서 봉사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때뿐, 그 뒤에도 봉사를 이어오는 것은 본인의 의지로 결정된다. 정재식 봉사자의 경우, 재직 중 봉사보다도 퇴직 후 봉사가 훨씬 더 다채로워졌다.
정재식 봉사자
정재식 봉사자
퇴직 후 본격적인 봉사를 시작하다
정재식 봉사자는 한국마사회에 재직 당시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보육원에서 아이들이나 장애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함께 배추와 고구마 등을 키우면서 봉사의 재미를 느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봉사를 할 때 많은 분들이 참 행복해하시더라고요. 자기 희생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만큼 기분 좋은 일이었어요.”
한국마사회에서 퇴직하고 난 뒤, 봉사활동은 100% 자발적인 봉사로 성장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봉사할 때와 마음이 달라지더라고요. 이왕에 할 바에는 제대로 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제가 봉사하고 싶은 곳을 찾아서 봉사하고 싶기도 했고요.”
그렇게 시작한 봉사는 회사 다닐 때보다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시간도 늘어났다. 시 단위로 행사가 열리면, 아침 8시부터 행사의 진행을 돕기도 했고, 토요일이면 학의천 환경미화를 하기도 했다.
“학의천 환경미화에는 직장인들과 학생들도 많이 나와요. 많이 나올 때는 600명도 넘는 인원이 모여서 하천에서 쓰레기를 줍죠. 환경미화에 관심을 가져준 시민들 덕분에 학의천이 많이 깨끗해졌어요.”
그 밖에도 장애인 승마, 도시락 배달 등을 지속했고, 지금은 그만두었지만 관악수목원 해설을 맡아 봉사단 회장까지 역임하기도 하는 등 수많은 봉사활동을 의욕적으로 이어나갔다.
승마로 교감의 즐거움을 알려주다
그는 한국마사회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장애인 어린이의 승마를 돕기도 했다. 한국마사회의 퇴직자만이 할 수 있는 이 봉사는 말이 어린이를 태웠다가 떨어뜨리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주로 기수, 훈련가 들이 퇴직 후 이러한 봉사를 맡는다.
“쉽게 말하면 말을 씻겨주고, 말에 안장을 채우고 말을 데리고 가서 사람을 태우게끔 하는 일이에요. 물론 사람이 타고 나면 말을 유도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적당한 속도로 갈 수 있게 조절하는 역할도 하죠.”
특히 장애인 어린이가 승마를 하는 경우에는 어린이 한 명당 봉사자 세 명이 보조를 맡는다. 혹시나 어린이가 떨어지거나 위험 상황이 생길 때 대처할 수 있게 두 명이 한쪽씩 맡고, 다른 한 명은 말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한 명의 장애인 어린이를 태우기 위해서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의 효과가 있다. 승마는 신체발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정서발달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어린이승마장에서 퇴직한 뒤에 장애인 승마를 하면서 재직 때보다도 더 큰 행복을 느끼기도 했다.
자신보다 더 열심인 봉사자들을 바라보며
하지만 퇴직 후 시작한 새로운 일 때문에 장애인 승마 봉사를 지속할 수 없었던 그는 다음 봉사로 도시락 배달과 점심 식사 준비 봉사를 선택했다. 호계동 노인종합복지관에 오시는 수 많은 어르신들을 위해 점심 한 끼를 준비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600~700명 가량의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 양파, 감자 등 기본적인 식재료 다듬는 일부터 시작해 배식하고, 식기 설거지까지 맡는다. 봉사하고 난 뒤에는 온 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봉사 강도도 높다. 하지만 그는 자신보다도 열심히 봉사하는 이들이 많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종합복지관 같은 경우는 특히나 10년, 20년 이렇게 오래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야 생업이 따로 있지만 그 분들 같은 경우에는 거의 봉사를 생업처럼 다니시죠. 늘 존경하고,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봉사는 자신이 시간적으로,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고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인지 오래 봉사하시는 분들을 보면 양보할 줄 알고, 인내심이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저는 퇴직하고 나서는 나름대로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분들만큼은 아니죠.”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