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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회 봉사를 하며 이웃간의 정을 느꼈죠.” [김은경 봉사자]

“부녀회 봉사를 하며 이웃간의 정을 느꼈죠.” [김은경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8.02.27

가장 가까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 동네, 우리 이웃을 챙기는 일은 아닐까? 이제는 옆집, 윗집과의 대화보다는 불만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지만 이웃과의 정을 쌓고, 즐거운 행사를 함께 즐기는 방법이 있다. 바로 부녀회다.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보이는 부녀회의 일. 아파트 곳곳에, 주민들의 작은 편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녀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주민들을 위해 봉사한 10년간의 시간
안양에서 통장과 반장, 부녀회를 했던 김은경 봉사자는 군포 삼성마을에 입주한 뒤에도 마을주민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부녀회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한 것은 물론 지금은 부녀회장이 되어 주민들의 대소사를 챙기고 있다.
“집에 있기보다는 사회생활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부녀회 일을 시작했어요. 제가 결혼을 일찍했는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집에만 있는 엄마보다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엄마가 좋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처음에 안양 평촌에서 살 때까지만 해도 부녀회 일을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하는 아내를 이해하지 못했던 남편은 삼성마을에 터를 잡고는 동대표를 맡게 되었다. 이제 남편은 누구보다 아내를 곁에서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조력자가 되었다.
“우리 아들, 딸은 이제는 다 커서 엄마가 하고 싶은 일 하라고 하라고 말하면서도 무리하지는 말라고 얘기하는 편이고요. 남편도 제가 부녀회 일 때문에 나가 있을 때 저녁에 밥 안 주냐며 투털대기는 해도 속으로는 다 이해해주고, 응원해주는 편이에요.”
그녀는 삼성마을에서 세 번째 부녀회장으로, 2년동안 아파트 주민들을 이끌어오고 있다.
“부녀회장을 맡아서 해보니 총무였을 때보다 부녀회 일에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솔선수범해야 하니까요. 일도 더 열심히 해야 하고요. 다행히 저희 부녀회원들이 모두 열성적으로 잘 도와주는 편이에요. 도와달라고 문자를 보내면 부녀회원 10명 중 적어도 5명은 나와주시니까요.”
주민들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
삼성마을 부녀회에서 매년 5월마다 열리는 입주기념행사를 한다. 이 행사에서 경품 추첨과 노래자랑대회 추진에 쓰이는 비용은 부녀회의 몫이다. 또한 봄과 가을에는 아나바다로 기부 받은 물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기부금을 모은다.
“처음에는 물건이 많이 안 나와서 걱정이 많았는데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늘어나서 이제는 꽤 성황리에 이루어지고 있어요. 부녀회원뿐만 아니라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주셔서 점점 행사가 활발해지고 있죠.”
이러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부녀회에서 판매하는 떡볶이, 순대, 어묵도 꽤 인기가 좋은 편이다. 직거래를 통해 싱싱한 계란을 주민들에게 판매하는 일도 하고 있다. 설을 앞두고는 가래떡 주문을 받기도 하고, 그 밖에도 미역, 다시마, 기름 등 주부들이 필요한 식료품을 미리 주문받아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렇게 판매하는 수익금은 많지는 않아요. 어쨌든 주민분들이 저렴하게 구매하시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니까요.”
이렇게 소소한 행사를 통해 모인 금액은 삼성마을 내에 위치한 작은도서관의 유지와 노인정 어르신들의 나들이를 위해 쓰이며, 비용 지원외에도 부녀회에서는 복지관이나 노인정 청소 등 자잘한 일에도 신경을 쓰며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주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이렇게 부녀회를 이끌어오면서 봉사자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김은경 부녀회장은 가끔 부녀회원 모집글을 붙여놓기도 했다.
“여기 계신분들이 재능이 많으셔서 주로 외부에 나가셔서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지금 열 명의 인원도 워낙 잘 도와주고 있어서 다행이지만 큰 행사를 할 때마다 일손이 부족해서 모집을 해봤죠. 그런데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없네요.”
막상 부녀회를 해보면 봉사에 큰 재미를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도 멀리 사는 누군가가 아니라 내가 매일 마주치고 인사하는 이웃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점이 부녀회의 가장 큰 장점이다. 김은경 봉사자 또한 부녀회를 하게 되면서 이웃간의 정을 느끼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아파트에 새로 이사왔으니 사람들을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부녀회를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죠. 부녀회 일을 하다보면 서로 만나서 몇 동 몇 호인지 물어보고 인사도 하고요. ‘수고하십니다.’, ‘고생하십니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보람이 크죠. 특히 계란을 판매할 때는 미리 주문하셨던 분들이 모두 계란을 찾아가실 때까지 기다리다보니 늦은 시간까지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오셔서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십니다’라고 많이 말씀해주세요.”
이렇게 본인이 힘이 들긴 해도 시간을 내서 도와준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그녀는 올해는 수익금으로 화단 정리를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처음에 200만 원을 모았을 때는 주민들에게 쓰레기 봉투를 드렸어요. 그런데 쓰레기 봉투를 드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더라고요. 또 안 찾아가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래서 아파트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해봤어요. 화단이 가장 눈에 띄어서 날씨 따뜻해지면 나무를 심으려고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