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칭찬릴레이

“봉사라는 활력소 덕분에 무기력함을 이겨냈죠.” [이종옥 봉사자]

“봉사라는 활력소 덕분에 무기력함을 이겨냈죠.” [이종옥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7.12.01

이종옥 씨는 어딜 가나 늘 활기가 넘친다는 말을 듣는다. 나이가 적지 않음에도 이렇게 활발하게 생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그녀는 ‘봉사’가 그 비법이라고 말한다. 봉사가 아니었다면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었을 것이라는 이종옥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악의 흥겨움으로 웃음을 되찾아주다
이종옥 씨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처음 봉사를 시작했다. 민요와 고전무용, 장구 등 국악을 배우는 그녀에게 장구 선생님이 지나가는 말로 말씀하셨다. ‘나랑 봉사 한번 다녀볼래?’ 그렇게 우연히 한 마디로 봉사를 시작했고, 그녀는 요양원, 경로대학, 장애인시설, 복지관, 요양원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 공연을 다니기 시작했다. 여주, 이천, 광주, 충북 음성까지 자발적으로 봉사에 나서며 국악의 흥겨움을 널리 떨쳤다.
이것이 시작이 되었고, 그녀는 현재 10명 가량 되는 금빛봉사예술단의 멤버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주며 어르신들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음악이 나오면 누구나 흥겨워지잖아요. 요양원에서 누워계셨던 어르신이나 몸이 불편했던 장애인 친구들도 음악을 들으면 바로 웃는 얼굴이 돼요.”
게다가 나이가 들다보니 어르신들을 대할 때 마음가짐도 더 애틋해졌다.
“이제 저도 얼마 안 있으면 저기 저 자리에서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봉사 했을 때보다도 아무래도 더 마음이 와닿죠.”
그녀를 칭찬릴레이에 추천해준 봉사자이자 그녀와 오랫동안 친구처럼, 자매처럼 지냈다는 박윤홍 봉사자는 이종옥 씨에 대한 칭찬 일색을 쏟아낸다.
“성품이 정말 좋은 언니라서 꼭 추천하고 싶었어요.”
이 말에 이종옥 씨는 박윤홍 봉사자에 대한 칭찬으로 맞받아친다.
“이 동생이 레크레이션을 참 잘해요. 무용을 배우다가 만났는데, 봉사를 같이 다니면서 더 친해졌어요.”
전래동화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이종옥 봉사자와 박윤홍 봉사자는 1·3세대 동화마당에서도 함께 활동한다. 박윤홍 봉사자가 회장으로 있는 1·3세대 동화마당은 1세대인 실버세대가 3세대인 손자, 손녀들 앞에서 동화를 읽어주고, 연주나 노래, 손유희를 하기도 한다. 예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놀다보니 절로 활기가 돈다.
“아이들 중에서도 수줍음 많고, 숫기 없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 아이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고 말을 걸어 봐요. 그러면 어느새 제일 가까이에 와 있어요. 1·3세대 동화마당을 하면서 어른의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어요.”
전래 동화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은 앞에 둘러않아 반짝 반짝 눈동자를 빛내가며 듣는다. 그런 모습에 자신도 젊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다 내 손자같고, 손녀같아요. 요양원에 가면 어르신들이 워낙 좋아해주셔서 즐겁기는 한데 한 편으로는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그런데 아이들을 보면 마냥 좋죠.”
삶의 활력소가 되어준 봉사로 더 바쁘게 살아요
어르신들을 주로 뵙다보니 자연스럽게 건강의 중요성도 깨닫게 되었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데, 그걸 어르신들을 보면 알 수 있어요. 하루 이틀 사이에 기력이 약해지신 모습을 보면 안타깝죠. 어제는 나를 반겨주시던 어르신인데, 오늘 가면 못 알아보실 때도 있어요.”
얼마 전에는 지인의 어머님이 요양원에서 돌아가셔서 더욱 상실감이 컸다. 늘 계시던 곳에 침대가 없어지고, 문패에 이름이 없어져서 물었더니 그새 돌아가셨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친부모가 돌아가신 듯 가슴이 내려앉았다.
이렇게 슬픈 일도 많지만 그녀는 봉사로 얻는 것이 훨씬 많았다고 믿는다. 봉사를 하기 전까지 그녀는 집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살림하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하지만 봉사를 시작하면서부터 부쩍 바빠졌다.
“봉사하려면 아침에 집안일도 해두고 나와야 하고요. 봉사 마치고 갈 때도 집에 서둘러 가야해요. 그런데 바빠서 더 좋아요. 살림을 하다보면 무기력해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봉사를 하면서 배울 점은 배우고, 제가 가르쳐줄 수 있는 부분을 가르쳐주면서 좋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바빠도 행복하게 바빠요.”
스스로 약간은 무기력해졌다고 생각하신다면 작은 마음을 담아 봉사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녀가 그랬듯 봉사를 시작하면 일상이 지루함을 벗어내고, 활기를 되찾을지도 모른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