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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참여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요.” [착한화환 김정대 대표]

“시민들의 참여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요.” [착한화환 김정대 대표]

by 안양교차로 2017.08.22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봉사활동의 의미는 ‘자신의 직업 이외에 공공적이고, 공익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하지만 봉사활동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몸을 움직여 행동함’을 이른다. 군포 착한화환의 대표이자 군포시민신문의 발행인인 김정대 씨는 사전적인 의미의 봉사활동을 업으로 삼아 지역 내 취약계층의 고용을 활성화 하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지역신문을 발행해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화환 업계 최초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인 ‘착한화환’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가장 우선으로 두고 수익활동을 하며, 이 수익의 대부분이 공익적으로 쓰인다. 착한화환도 마찬가지다. 정관에는 적어도 순수익의 1/3이상은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고용에 있어서도 고령자나 장애인, 저소득자 등 취약계층을 우선시하고 있다.
“흔히 사회적기업을 말할 때 빵을 만들기 위해서 고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하기 위해서 빵을 만든다는 예시를 들어요. 저희도 마찬가지죠. 우리 회사가 유지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용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착한화환이 수많은 업계 중에서 화환업계를 골랐던 데에는 화환 재활용 등으로 이익이 많이 남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이익이 리베이트로 소요되기 때문이다.
“저희는 리베이트 구조를 사회에 환원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그래서 현재의 쌀화환 형태를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쌀화환 형태란 화환과 함께 쌀보관증이 배송되는 형태를 말한다. 이 쌀 보관증은 자신이 소비할 수도 있지만 기부도 가능해 아름다운재단,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유니세프,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홀드아동복지회, 유엔난민기구, 한국구세군 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방식으로 착한화환 50개가 판매되면 취약계층에서 한 명이 고용되고, 쌀 1톤이 기부되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화환업계가 너무 어렵다보니 착한화환도 위기를 맞고 있다. 화환이 낭비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고, 세월호와 메르스, 김영란법 등으로 화환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기존의 화환업계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59,000원부터 39,000원까지 가격덤핑이 시작되었다.
“저희도 살아남기 위해서 일반화환이나 장례용품까지도 다루면서 사업분야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녹록치가 않아요. 현재까지 저희 회사를 거쳐가신 분들이 50분이 넘는데 이중에서 자연적 퇴사 이외의 퇴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직원들은 직원 한 명의 퇴사보다는 전 직원의 근무시간 단축을 선택했다.
“‘이 분들에게는 착한화환이 단순히 일하는 곳이 아니라 같이 만들어가는 곳이구나’ 느껴졌어요. 애정을 갖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같이 이겨내자는 마음이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대표 자리에 앉아있는 그 또한 최근에는 월급을 구경도 못했을 만큼 수익이 나지 않지만 버티는 데까지 버티며 이들의 일자리를 지켜줄 생각이다.
군포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군포시민신문
최근 군포시민신문에는 경사가 많았다. 작년에는 뉴스타파와 함께 한국인터넷기자상을 받았으며, 올해에는 구글에 이어 네이버와 다음에서 뉴스검색 제휴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했다. 신문사도 나날이 성장해 월 천 원 독자, 월 만 원 후원독자도 부쩍 늘었다. 첫 창간은 22년이나 되었지만 재창간 한지는 3년, 오랜 시간을 기다려 이제야 제 궤도에 올랐다.
“군포시민신문은 인터넷신문으로도 제공하고 있고, 종이신문도 한 달에 한 번씩 발간하고 있습니다. 신문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앞으로도 계속 지속적으로 지역주민들 간의 소통, 지역주민과 정부간의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살아가는 데 있어서 서로의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제적 활동이나 문화적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이를 제대로 해나가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군포시민신문에서는 시민기자학교를 열어서 시민기자들을 발굴해내고, 시민기자들과의 편집회의를 통해 시민들의 이야기를 기사에 녹여내고 있다.
“군포시민신문은 행정으로부터의 지원이나 지역 광고주로부터의 수익이 아닌 시민참여형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재원이 점점 확대되고 있어요.”
지역신문으로는 드물게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 제휴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도 포털 사이트에서 군포시민신문이 시민들의 소통과 통합을 이뤄내면서도 언론의 기본적인 기능인 비판과 감시 역할을 철저하게 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참여하고 행동하는 시민의 역할
그가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시민신문을 발행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시민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노조의 가입, 집회활동, 시민운동 등을 통해서 시민들의 참여가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SNS를 통해 네트워크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이 열렸어요. 그래서 너무나도 쉽고 편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지요. 많은 시민들이 먹고 살기에 바쁘고 힘들겠지만 그럴수록 다음 세대만은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하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사례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신문사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시민 참여는 소비에 있어서도 필요하다. 과거 우리는 좋은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소비라고 믿었다. 합리적 소비가 가장 중시되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윤리적 소비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그 과정에 노동의 정당한 가치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싸고 좋은 제품은 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싸고 좋은 제품은 시장에서 왜곡현상이 일어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피해를 보거나 희생을 해야 내가 얻을 수 있는 싸고 좋은 제품이라면 이 소비가 좋은 소비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내가 사는 제품이 생산과정과 중간유통과정에서 윤리적인지 살펴보면서 소비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일부의 엘리트가 아닌 다수의 시민들이 모여 행동해야 일부의 엘리트가 아닌 다수의 시민들이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당연하지만 어쩌면 쉽지 않은 일이다. 지역신문과 사회적기업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다면 이 힘든 일을 우리가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