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칭찬릴레이

“봉사덕분에 꿈과 행복을 찾았어요” [장영애 봉사자]

“봉사덕분에 꿈과 행복을 찾았어요” [장영애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7.05.24

장영애 봉사자는 지난 3월 칭찬릴레이에 소개되었던 고은화 봉사자의 절친이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만큼 장영애 봉사자와 고은화 봉사자는 조근조근한 말투와 웃는 인상이 닮아있었다. 고은화 봉사자에 비하면 자신은 너무도 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그녀지만 겸손일 뿐, 사실은 어르신들을 위해 설거지부터 시작해 한지 공예를 가르쳐드리며 봉사했고, 이제는 요양원에서 사회복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힘든 시간을 견디게 해준 봉사의 힘
장영애 봉사자가 고은화 봉사자를 만난 것은 아이와 함께 가게 된 문화센터 내 도서관에서였다. 이지적이고 날카로운 고은화 봉사자의 첫 이미지에 거리감을 느꼈던 장영애 봉사자는 아이들끼리 친구인데다 두 사람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보통 지금 우리 나이 또래에서 아이를 통해서 만나면 누구 엄마라는 호칭을 쓰게 되는데 이 친구는 이름으로 부르는 정말 친한 친구에요. 이 친구를 알게 되면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고, 생각이 많이 넓어졌어요. 봉사의 범위도, 깊이도 정말 넓은 친구인데, 이 친구랑 비교하면 저는 한없이 부족하죠.”
겸손한 모습으로 말하지만 장영애 봉사자 또한 봉사이력으로는 만만치 않다. 2년간 노인복지관에서 설거지는 물론, 한지공예를 가르치며 어르신들과 눈을 맞췄다.
“처음에는 가까운 곳에 있는 노인회관에 가서 설거지라도 할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 당시 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있었는데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가게 된 거죠.”
그렇게 식사준비부터 시작해 설거지까지 5시간 정도를 봉사를 하고 오면 온 몸이 쑤시긴 했지만 보람이 컸다.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견디게 해준 것이 바로 봉사였어요. 봉사를 시작하면서 느꼈던 봉사시간에 대한 감사함이 계속 여운이 남아 오랫동안 봉사를 이어나갈 수 있었죠.”
사회복지사의 꿈을 이뤄준 봉사의 힘
설거지와 더불어 한지공예로 재능기부를 하면서 봉사의 기쁨은 더욱 커졌다. 어르신들 정서에 잘 맞는 ‘한지’라는 소재를 이용해 어르신들이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도와드리는 뿌듯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 그 중에서도 아직도 기억에 남는 어르신은 몸져누운 시한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어르신이었다. 그분 역시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한지 공예 수업을 들으셨다고 한다.
“그 분에게는 한지공예를 하는 시간이 여가시간이 아니라 자신이 지치지 않도록 충전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이 밖에도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작품을 만들면 늘 자식 생각부터 하셨다. 작품을 만들기에 큰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자식에게 무언가를 선물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좋아하시며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곤 하셨다.
“복지관에 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정말 배울 점이 많아요. 사고방식이 긍정적이시고, 늘 무언가를 배우려고 하시더라고요.”
한지공예를 하며 어르신들과 자주 소통하다보니 이전부터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사회복지사를 취득해 요양원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단 아쉬운 것은 일을 시작한 이후에는 자원을 해도 봉사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아마 일과 봉사를 병행하는 분들은 고정된 시간에 늦으시거나 못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선호하지 않으셨나 봐요. 대신 같은 어르신들끼리 서로 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아직도 그녀는 복지관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재능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봉사를 이어나가며, 일 년에 두 군데 정도 봉사단체에 소액으로 후원을 하며 ‘봉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좋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도와준 봉사의 힘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봉사를 더욱 추천한다.
“저는 이런 생각이 자주 들더라고요. ‘봉사를 하지 않았으면 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라고요. 아마 저는 봉사를 안 했다면 일상적인 고민을 더 많이 하면서 더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겁니다. 봉사에 대해 미리 많이 알아보시고 자신이 하고 싶은 봉사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저처럼 무턱대고 가까운 곳으로 찾아가서 시작하는 봉사도 괜찮을 것 같아요.”
너무 어렵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첫 봉사를 시작하는 것이 그녀가 봉사를 오랫동안 지속해오던 노하우다.
“처음부터 한 달에 몇 번, 몇 시간씩 해야 한다는 생각에 봉사를 시작하기가 부담스럽다면 차라리 시간 날 때마다 복지관에 미리 연락하고 방문하는 것도 좋아요.”
이렇게 조금씩 하다보면 어느새 시간을 일부러 내서 정해진 시간에 봉사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주기적으로 봉사를 하다보면 귀한 인연은 덤으로 생겨난다.
“봉사로 얻게 되는 것 중에 하나는 좋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봉사를 위해서 오시는 분들에게서 배운 것들이 많아요. 그분들에게 너그럽고, 여유로운 마음을 배우게 되면서 저는 봉사를 하기 전보다 행복해졌어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