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칭찬릴레이

“청소년부터 어르신들까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라면” [경기원로회 강봉석 사무총장]

“청소년부터 어르신들까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라면” [경기원로회 강봉석 사무총장]

by 안양교차로 2017.04.25

누군가는 그를 목사님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끊임없이 봉사를 하며 그들의 행복을 기도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를 레크레이션 강사라고 생각했다. 어르신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하며 즐겁게 해드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를 부모라고 생각했다. 부모가 아이들을 힘에 부쳐했을 때에도 그가 곁에서 아이들을 지켜주었기 때문이다.
청소년과 어르신, 환자를 돌보며
강봉석 씨는 현재 하고 있는 봉사활동만으로도 일정이 매일같이 빠듯하다. 우선은 ‘책 읽는 문화 봉사단’ 활동으로 각종 요양원에 가서 책을 읽어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한다. 책 읽는 시간은 대략 20분, 그 외 30분은 활동시간으로 어르신을 즐겁게 해드리는 것이 이 봉사의 핵심이다. 요양원에 ‘책 읽는 문화 봉사단’이 방문하기 시작하면서 어르신들은 활동성이 훨씬 좋아지셨다. 예전에는 박수 치는 것조차 힘겨웠지만 이제는 손을 번쩍 들고 흥겹게 박수를 치실 수 있게 됐다. ‘책 읽는 문화 봉사단’에서는 탈북아동공동생활가정인 ‘생명나무’도 매주 찾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두 번째로는 안양검찰청 산하에 있는 법사랑 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기소 유예나 보호감찰 판결을 받은 다섯 명의 아이들을 맡아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도움을 주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밥을 먹고, 고민을 들어줄 뿐만 아니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보호자가 되어준다.
세 번째로는 군포남성합창단으로 서울대소아병원이나 지샘병원 등 병원을 찾거나 자원봉사자의 날 행사에 참여해 공연을 해주기도 하며, 매주 노인복지관 두 곳에서 설거지 봉사도 한다.
“병원에서는 관객과 가까이 소통하면서 공연을 해요. 눈을 마주치고,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하면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죠. 저번에는 한세대에서 음악치료를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의 요청으로 어린이병동에서 합창무대에 선 적이 있어요. 그때 대학원생들이 환자들의 반응을 보며 보고서를 쓸 만큼 환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무서운 아이들도 아이들일뿐
그가 법사랑에서 4년 동안 활동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가 무섭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결국에는 아이들일뿐’이라는 생각이다. 아이들이 저질렀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운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도 막상 만나보면 같은 또래의 여느 아이들과 비슷하다. 다만 이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이 부족했을 뿐이다. 그는 관심과 사랑이 이 아이들이 다시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믿는다. 그는 아이들을 자주 만나기 위해 한 달에 한번이라도 교회에 나와서 같이 예배를 드리자고 말했다. 그리고는 아이들에게 헌금을 넣은 헌금봉투를 주면서 기도제목을 쓰게끔 했다.
“신기하게도 기도제목에서 본심이 나와요. ‘아버지 안 아프게 해주세요.’처럼 가족 건강을 위한 기도나 ‘사고 치지 않게 해주세요.’, ‘술, 담배 안 하게 해주세요.’, ‘공부 잘하게 해주세요.’ 등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기도를 해달라고 해요. 여느 아이들과 비슷하죠.”
그렇게 함께 교회를 가곤 하던 아이들 중 한 아이의 아버지는 자신도 그를 따라서 교회에 나가겠다고 해서 5주간 예배를 함께 드렸다. 그 아버지는 그의 손을 잡으면서 ‘남자끼리라서 이런 말하기 정말 쑥스럽지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3일 후, 그 아버지는 뇌출혈로 쓰러졌다. 큰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쓰러지셨고, 동생은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해 법원출두서가 날아왔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달려가 아버지를 위해 기도를 하는 한편 법원에서 보호자로 나서 보호감찰로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결국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는 장례식을 치러주고, 아이들에게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후원단체를 연결해주었다.
“올해는 그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특히 기억에 남는 가족이어서 더 가슴 아팠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가 이렇게 많은 봉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봉사할 기회가 오면 우선 시작하고 보는 그의 태도덕분이다.
“기회가 오면 무조건 시작합니다. 여러 가지 형편을 따지면 모두 하기 힘들어요. 지금 봉사하는 것들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해서 새로운 봉사를 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예를 들어 ‘책 읽는 봉사단’은 3년 동안 50명의 교육생 중에서 저만 남자였습니다. 게다가 사투리가 심해서 책을 읽기도 힘들고, 활동 차 불러주는 유행가도 잘 몰라요. 살면서 율동을 하면서 놀아본 적도 없고요. 하지만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어르신들이 저를 보면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몰라요.”
시간도 마찬가지. 시간이 날까 싶다가도 봉사를 시작하려고 보면 빈 시간들이 속속 눈에 띄어 봉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미 하고 있던 봉사를 지속하면서 새로운 봉사활동을 시작하다보니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을 찾는데 제가 그 요청을 마다할 수 없어서 한번 시작하면 그 뒤에는 계속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 같아요. 정이 무섭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나봅니다. 또 봉사에 있어서는 하늘이 저를 돕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울 때마다, 일정이 꼬이거나 시간이 부족할 때마다 계속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일이 생겨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