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칭찬릴레이

“한 달에 한 번, 아이들에게 주는 완벽한 한 끼” [파파셰프 이학재 대표]

“한 달에 한 번, 아이들에게 주는 완벽한 한 끼” [파파셰프 이학재 대표]

by 안양교차로 2017.03.21

안양에 위치한 한 이탈리안 패밀리레스토랑. 이곳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사진들이 놓여있다.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의 아이들과 옆에서 이 모습을 보고 있는 이학재 대표의 뿌듯한 웃음이 그대로 찍힌 사진들에서 봉사의 즐거움을 엿볼 수 있다.
(파파셰프 이학재 대표)

고객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시작한 봉사
파파셰프는 음식점이 몰려있는 번화가에 위치한 음식점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사 시간만 되면 이탈리안 음식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북적북적하다. 이학재 대표는 이렇게 온 손님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아이들에게 한 끼를 대접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저희 음식점은 위치상 뜨내기 손님이 없고, 일부러 찾아오시는 손님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이곳까지 찾아주시는 고객들에게 어떻게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다가 재작년 말부터 한 달에 한 번 지역아동센터나 평화의 집 등의 아이들을 식사에 초대하고 있어요.”
한 번 해보니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중독되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처음 세 달에 한 번 하기로 했던 행사가 한 달에 한 번으로 많아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초대한 아이 중에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한 아이가 자기는 태어나서 이런 음식을 처음 먹어본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렇게 크지 않은 몸집의 아이였는데 혼자서 피자 두 판을 먹었어요. 그렇게 많이 먹으면 체한다고 달래봤지만 자기는 괜찮다며 계속 먹는데, 순간 제가 이렇게 초대를 하지 않았으면 이 아이는 지금까지 이탈리안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아이들이 다 먹고 돌아가는 길에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해요. 다음에 또 자기가 올 수 있도록 선생님께 얘기 잘 해달라고요. 그렇게 아이들이 좋아하고,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별 것 아닌 일로도 아이들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해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지 말라
이학재 대표는 다른 봉사자에 비해 자신이 하는 일이 너무 부족하다며 부끄러워한다.
“주변에 봉사하시는 분들을 보면 저는 명함도 못 내밀정도로 훨씬 많은 활동을 하세요. 태양회나 라이온스클럽, 총동문회 크리스토퍼에 가서 보면 ‘이렇게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구나’ 싶거든요. 그래서 저도 지금보다 활동을 더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처음에는 파파셰프에 아이들이 식사하는 사진도 걸어놓지 않으려했다. 태양회 김성규 회장이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어 늘 사진을 찍어두었지만 이를 걸어놓는 일은 생색을 내는 듯해 주저했던 것이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이제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면 안 된다, 이것은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하는데 나도 해야지”라는 마음을 갖게 하는 일’이라고 그를 설득했다.
시설장도 마찬가지로 그에게 사진을 걸어 놓으라며 ‘생색낸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주었다. ‘검은 비닐봉지 가득 과자를 사와서는 어느 단체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한 시간동안 사진만 찍고 가는 봉사자들은 정말 생색내기 위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 맞지만 파파셰프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그렇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시설 관계자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들 덕분에 파파셰프에는 아이들의 사진이 놓여졌고, 파파셰프를 찾은 고객들은 자신이 가족들의 즐거운 식사를 위해 낸 금액의 일부가 지역 내에 있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학재 대표에게 직접 좋은 일 하신다며 앞으로도 자주 오겠다고, 덕분에 사진을 보며 자신도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고객들도 생겨났다.
가장 행복한 한 끼
이렇게 한 달에 한 번 아이들이 파파셰프를 찾아 식사를 할 때마다 파파셰프 직원들도 ‘그저 서빙하고, 음식을 만드는 일만으로도 마음이 부자가 된 듯’하다며 그에게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학재 대표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회장도 그의 봉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직접 와서 아이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며 ‘너도 이렇게 하는데 더 큰 회사를 이끄는 나는 지금껏 아무것도 안 했다’며 앞으로 봉사하면서 힘든 일이 있거나 더 많은 후원이 필요할 때 언제든 지원을 해주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는 앞으로도 매장을 더 늘려 다른 매장에서도 지역 내 아이들을 위해 식사를 대접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지금의 파파셰프와 앞으로 새로 열게 된 지점에서도 어느 정도 수익이 안정되면 시설 하나를 정해 식사는 물론 장학금과 운영비까지 본격적으로 후원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본인이 마음 편하기 위해’, ‘행복한 아이들을 보고 싶은 자기의 이기심’ 때문에 계속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는 이학재 대표는 뜻 깊은 의미를 담아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한 끼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