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내 아이들이 자라는 지역, 내가 행복하게 만들어야죠.” [산본로데오거리 상인회 박태순 회장]

“내 아이들이 자라는 지역, 내가 행복하게 만들어야죠.” [산본로데오거리 상인회 박태순 회장]

by 안양교차로 2017.03.07

아이들은 가족, 학교의 영향도 많이 받지만 지역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지역적 자부심이 아이들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지역 단체의 도움이 아이들을 위기에서 살려내기도 한다. 그래서 지역발전을 위해 하는 일들은 곧 우리 지역의 아이들, 또 내 아이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산본로데오거리 상인회 박태순 회장 )

주민자치와 상인회, 봉사단에 이르기까지
박태순 회장은 여러 직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 산본로데오거리 상인회 회장이자 광정동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기부 위주로 활동을 펼치는 군불회에서는 이사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이외에도 방범대, 경기도 상인연합회 등 많은 지역 단체에 소속되어 있다.
그가 이렇게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98년도 경찰서와 협력해 지역 방범을 책임지는 자율방범대 활동부터였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날 동네라는 마음으로 안전한 동네를 만들기 위한 방범활동을 하다 보니 군포를 더 좋은 동네로 만들어갈 방법들이 보였다. 자연스럽게 동네 자치와 상권을 위한 활동이 이어졌다. 이렇게 여러 단체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일정이 겹치는 일이 다반사지만 좀 더 중요한 일정을 위주로, 다른 회원들과 조율하면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복지분야를 위주로 지원하고 있다. 혼자 사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요구르트 배달을 지원해 주고, 어르신들이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휠체어를 마련해두거나 여름에는 수박을 돌리며 어르신들의 더위를 가시게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문학여행이나 현장학습 체험 기회를 선물했다.
한편 산본로데오거리상인회장으로서 1600개 상점이 모인 로데오거리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경기가 너무 안 좋습니다. 세월호며 김영란법 시행 때문에 큰 식당과 고급식당들도 위기를 겪고, 이어서 메르스와 AI, 구제역까지 터지면서 작은 가게들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힘들어졌습니다. 현명하게 상인들을 끌어안고 성과를 내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그는 시민들을 로데오거리로 모으기 위해 각종 축제나 그랜드 세일, 벼룩시장, 어린이 체험행사를 여는 한편, 상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사를 섭외해 특강을 여는 등 상인들의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직장에서 정년이 60세라고 했을 때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정년 없이 80세까지도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노인인구가 많아질 텐데 국가적으로 봐도 자영업이 많아질수록 부양부담이 조금이나마 줄어듭니다. 자영업을 키워야 나라경제도 살아납니다.”
아이들의 꿈을 살리는 군불회재능장학회
그는 세탁업을 하며 이불빨래 봉사와 기부활동을 쭉 이어오던 지인과 함께 ‘군불회’라는 이름의 단체를 만들기도 했다. 처음 군불회를 조직하고는 군불회에 소속된 5명이 분기별로 30만원씩 모아 이를 정부의 혜택을 받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를 위해 사용했다. 그때그때 광정동주민센터와 의논해 어떤 시기에는 어려운 가정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쓰기도 하고, 동네 어르신들의 방한화를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기존의 군불회에서 활동범위를 더 넓히고자 군불회재능장학회를 설립했다. 군불회재능장학회는 한 가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지원하는 장학회로, 학업뿐만이 아니라 예체능 등에서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까지는 군불회 소수의 회원이 모든 비용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계좌를 통해 시민들의 소액기부를 받기 시작했다. 아직은 시작단계이기에 소액 장학금 위주로 지급하고 있지만 지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고, 소액기부가 많아진다면 점차 지원대상과 금액을 높일 예정이다.
“예술적으로, 혹은 한 가지의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을 군포 지역에서 지원할 것입니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큰 인물이 되었을 때 자신도 군포에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그는 주로 기부활동을 통해 군포를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가 여러 직함을 갖고 있기에 지역에서, 상인들이, 어려운 이웃들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서로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성격이 아기자기 하지 못해서 아동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단체가 스스로 가장 필요한 곳에 잘 쓸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이 저한테는 훨씬 잘 맞는 봉사방법이에요. 좋은 곳에 잘 쓰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도와드리고 있어요.”
그는 우리 동네가 살기 좋은 동네가 되려면 서로서로를 품어주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믿고 이 마음으로 기부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기도 하고, 지역 단체의 지원을 받기도 해요. 저도 상인회를 통해서 지역에 도움을 받기도 하고요. 저도 마찬가지로 다른 아이들을 위해 장학금을 마련하기도 하고, 상인회를 통해 지역에 도움을 드리기도 하죠. 이렇게 서로 서로 도와주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네가 살기 좋은 동네 아닐까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