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내 어린시절처럼 힘들지 않도록” [러블리스튜디오 김성규 대표]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내 어린시절처럼 힘들지 않도록” [러블리스튜디오 김성규 대표]

by 안양교차로 2017.02.14

육남매 중 다섯째로 자란 그는 아픈 어머니와 가난한 집안사정으로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제 그는 사회인이 되어 각종 방송프로그램 촬영을 하고, 스튜디오를 운영할만큼 성공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어린시절과 닮은 아이들이 더 이상 힘들어지지 않도록,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실천하고 있다.
소년소녀가장돕기 모임, ‘태양회’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을 통해 지역 내 소상공인과 교류가 많아진 김성규 대표는 소상공인 모임의 필요성을 느꼈다. 각자의 사업, 장사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기도 힘들고, 외로웠던 이들이 서로 기댈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이 모임에 있어서 소상공인을 단단하게 이어줄 구심점이 봉사와 기부이길 바랐다. 그렇게 안양군포의왕과천 소년소녀가장돕기 모임 태양회가 만들어졌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봉사단체들의 장단점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그동안의 봉사단체 중에서 마음에 쏙 드는 봉사단체는 찾기 힘들더라고요. 저희 태양회도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피해갈 수 있도록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모인 태양회의 회원은 총 60여명,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소개에 소개를 통해 꽤 많은 사람이 모였다.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이 모였고, 봉사와 기부를 하는 모임인 만큼 복지 관련자들이 가입해 조언을 해주고 있다. 작년 1월부터 시작했던 모임은 자리를 서서히 잡았고, 작년 8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회비를 모아 운영해나가고 있다.
또한 각 태양회 매장에서 장애인들이 만드는 천연비누를 판매하고 있다. 태양회 회원의 매장을 가면 모두 천연비누를 담은 거치대가 마련되어 있고,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이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이렇게 비누를 판매해 얻게 된 수익금은 모두 아동복지센터, 보육원 등에 전달된다.
“요즘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저희도 스튜디오를 찾는 고객들에게는 판매가 쉽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스튜디오에서는 단 한 개 판매되었습니다.”
하지만 대신 태양회 회원들이 직접 사용하기 위해 사는 비누, 회원들이 주변 지인들에게 판매한 비누, 외부에서 좋은 일에 쓰라고 구매한 비누 등을 합쳐 한 달에 1000개 가량이 판매된다.
여기에 더해 요식업을 하는 자영업자 회원들은 주기적으로 보육원, 아동복지센터 아이들을 초청해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파파쉐프, 백철판, 고기마을 등이 자발적으로 식사마련에 참여했고, 다른 태양회 회원들은 일부 재료비 등을 지원해 부담을 줄여주기도 했다.
갈 길이 멀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김성규 대표는 태양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현재 태양회 회원들을 위한 산업장 홍보도 아직은 미미한 상황이다. 블로그, 광고에 들어갈 사진과 동영상은 그가 직접 챙기고 있지만 이외의 부분에서도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목표는 유투브 등으로 영상을 올려 태양회 회원들의 광고 효과뿐만 아니라 태양회 자체적인 홍보도 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는 수익성 사업으로 비누판매만을 하고 있지만 SNS를 통한 중고장터를 연다던가 지역방송인 안양방송이나 YTN, MBN 등에 ARS 사업이나 캠페인 사업으로도 수익금을 키워 더 많은 곳에 큰 도움을 주고 싶다.
“SNS를 통한 중고품 판매는 생각보다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자영업자들이 많아 바쁘다보니 이런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기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모임 내부에서는 ‘이 정도만 해도 잘 해나가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빨리 가지 않아도 꾸준히 가겠다는 생각으로 태양회는 점차 발전을 해나가고 있다.
향후 3년 안으로 법인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현재는 김성규 대표가 회장을 해나가고 있지만 모임이 좀 더 다져지면 1년에 한 번씩 회장을 뽑아 운영하도록 하고, 지역도 경기 남부까지 넓혀나갈 생각이다. 여기에 현재 판매하고 있는 비누가 더 많이 생산되고 판매될 수 있도록 비누공장 설립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
“현실성이 있는지를 좀 더 따져봐야겠지만 장애인들의 의지는 높은 편이에요. 비누 판매를 늘리고, 지속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기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질의 풍요 속 가난한 마음
한편, 그는 예상했던 것보다도 봉사모임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소상공인들의 모임이자 봉사, 기부 모임이다보니 명절이나 경조사를 앞두고 판매나 축의금을 생각하고 가입하는 이들도 많고, 주변에서는 태양회의 봉사와 기부를 보며 ‘장삿속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혹은 ‘혹시 정치판에 뛰어들려고 모임을 하냐’며 억측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상황이 점점 어려워져만 가는 시설에 있는 아이들을 보면 기부활동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복지예산이 많이 깎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예전보다 기부금도 훨씬 적어졌대요. 이제는 복지시설 유지도 힘든 상황입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앞으로도 많겠지만 아이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계속 기부와 봉사를 이어나가야죠.”
그는 우리나라에 봉사와 기부 문화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이유로 ‘가난한 마음’을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성교육이나 봉사, 기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물질적인 것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다보면 한도 끝도 없어요. 남들보다 더 멋진 옷, 남들보다 더 귀한 음식, 남들보다 더 좋은 집. 이렇게 욕심을 내면 점점 더 마음이 가난해집니다. 남들보다 더 좋은 의식주를 갖추지 않아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면 행복할 텐데요. 자꾸만 자기 자신만 생각하게끔 만들어가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야 되겠지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