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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IT기술, 지역 주민과 함께 배워요" [임연하 봉사자]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IT기술, 지역 주민과 함께 배워요" [임연하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6.11.08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모바일 홈페이지 등 PC와 모바일을 이용할 수 있는 경로는 날마다 다양해지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이를 이용하기 위해 매번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엔 벅찬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군포에는 이렇게 새로운 내용이 많아 배우기 힘든 분야를 잘 소화해내 지역 주민들에게 족집게 강의를 해주는 봉사자가 있다.
늘 하던 업무가 퇴근 이후로는 재능기부가 되다
임연하 씨는 KT에서 사회적 활동으로 IT 소외계층이나 IT기술을 필요로 하는 단체에 IT 기술을 가르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하루는 그녀에게 지역 주민을 위한 무료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하지만 7시 이후의 늦은 시간에 강의를 부탁했다. IT기술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 중 소상공인의 비중이 컸기 때문이었다. 업무 외 시간에는 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녀는 이 지역이 자신이 속한 ‘군포’지역이었기에 KT를 대표해서가 아닌 개인 ‘임연하’로 군포주민들을 위한 재능기부로 무료 강의를 시작했다.
“같이 모여서 얘기를 하다보니까 이웃끼리 같은 지역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 즐겁더라고요. 지역 공동체잖아요. 그리고 제가 일방적으로 가르쳐준다는 느낌보다는 같이 공부하는 스터디의 느낌이 강해요. 다만 제가 조금 더 많은 부분을 알아서 다른 분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 뒤 그녀는 재작년에 퇴사를 한 후에도 지금까지 계속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강연이 어느덧 4년째,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서 컴퓨터와 모바일에 가까워지는 방법을 배워갔다.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배우고 싶은 분들이라면 누구든 지원을 받고 있어요. 학생, 소상공인, 회사원 등 기초부터 배우고 싶은 분들이 많이 오시죠.”
이 오랜 기간 동안 장소도 많은 곳을 전전해야만 했다. 초창기에는 이 중 한 명의 멤버인 '명 짬뽕' 사장의 제안으로 명 짬뽕 2층에서 수업을 진행했고, 명 짬뽕에서 이사를 가자 이후에는 가야책나눔터에 양해를 구해 저녁시간에 이 공간을 활용했다. 하지만 곧 이 도서관도 사라지고, 지금은 산본 로데오 상인회 교육장에서 회원들이 모인다.
“처음에 교육장 문제가 가장 걱정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교육장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한 시름 놓았죠.”
새롭게 배우게 된 삶의 에너지
예상치 못하게, 우연히 시작된 봉사는 그녀를 새로운 즐거움으로 이끌었다.
“저에게는 굉장히 사소하고, 미미한 지식인데 그 분들에게는 꼭 필요한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참 보람을 느끼죠.”
또한 관련된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 않은 이상 일반인들이 직접 새로 바뀐 SNS를 공부하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그녀가 공부를 해서 알려주면, 이를 배우기는 쉽다. 이로써 많은 이들이 좀 더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컴퓨터, 모바일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
그녀가 ‘군포소상공인소셜클럽’에서 요즘 알려주고 있는 것은 블로그 기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거나 처음 SNS로 홍보를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홈페이지는 부담스러워 블로그가 더 접근하기가 쉽다.
블로그 프로필 설정, 블로그 레이아웃, 포스팅부터 시작해 개인정보를 유출하지 않으면서 블로그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방법, 블로그에 올리기에 글이 적합한지 여부까지 알려준다. 각종 SNS사용법을 알려주는 동시에, SNS에서 새롭게 바뀌는 기능이나 플랫폼을 틈틈이 소개시켜주기도 한다.
“같이 공부를 하다보면 자극을 많이 받게 돼요. 그 분들은 자기 사업을 이루시기 위해서 참 열심히 사시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저도 삶을 좀 더 충실히 살게 되면서, 이 분들을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죠.”
그녀의 조그만 도움은 다른 사람들에겐 큰 의미로 다가왔다. 대부도에서 펜션을 운영했던 한 소상공인은 예약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돈을 내고 운영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강의 외에 따로 시간을 내서 모바일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예약시스템을 운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화성에서 목이버섯 농장을 하는 농업인도 마찬가지. 홈페이지 제작을 돈을 내고 이용하고 있었지만 기존 홈페이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한창 고민 중이다가 소셜클럽을 접한 뒤에는 자신이 직접 원하는 대로 홈페이지를 바꿔나갔다.
"저는 굉장히 간단하게 알려드렸는데도, 이렇게 열정이 있으셨던 분들은 제가 알려드린 것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결과물을 잘 만들어오세요."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윈윈 전략
여기에 친목으로 만들어진 끈끈한 관계는 덤이다. ‘군포소상공인소셜클럽’에 들어오면 서로가 어떤 사업을 하고 있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잘 알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간의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요. 반찬가게를 새로 시작하신 분이 포장용기 사업을 하시는 다른 분과 거래를 하면서 서로 윈윈이 되기도 하고요. 새로 펜션을 여시는 분은 간판가게 사장님께 저렴하게 간판을 요청하고요.”
이러한 관계들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이들 모두의 마음가짐에 있다. ‘소셜클럽에 가입해 내가 하나를 더 배워가겠다’는 욕심보다도 ‘내가 지역에서 무엇 하나라도 도움이 될 수 있구나.’, ‘지역 커뮤니티를 구축해나가고 있구나’ 하는 보람이 앞선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다.
“제가 여기에서 20년이 넘게 살면서 직장생활을 계속 했어요. 회사, 집 이렇게만 다니다보니 지역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없었죠. 처음에는 소셜클럽을 하면서 ‘내가 퇴직 후에 이런 일들을 해볼 수 있겠구나’하면서 안목이 넓어지는 것이 좋았다면 이제는 ‘내가 회사를 떠나 개인 임연하로 온전히 지역 사회에 속해, 지역 주민들과 어울리고 있구나’라는 기쁨이 훨씬 커요.”
그녀는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하기를 바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더 많은 멤버가 생겨서 서로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 이외에 인문학 등 다른 분야의 재능기부를 통해 더 다양한 배움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취재 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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