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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끼’를 키워드립니다" [군포문화재단 시민문화팀 오형근 팀장]

"시민들의 ‘끼’를 키워드립니다" [군포문화재단 시민문화팀 오형근 팀장]

by 안양교차로 2016.11.01

군포에는 시민들의 생활문화진흥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함께 놀고 함께 배우고 함께 공유하는 즐거운 일상을 위한 프로그램들은 단기간에 규모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참여도와 충성도 또한 높다. 군포시민들에게는 자신이 가진 취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환경이 펼쳐진 것이다.
문화생활을 위한 세 단계: 배우고, 모이고, 나눈다
여가가 일만큼 중요해진 시대가 되며 많은 시민들은 다양한 취미활동으로 자신의 끼를 펼쳐나간다. 하지만 지역문화재단에서 문화생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거나 활성화를 촉진하는 사업이 이전까지는 미비한 수준이었다. 이때 작년부터 군포문화재단의 시민문화팀에서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시작했다.
첫 번째로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고 싶은 시민들을 위한 ‘나누미학교’를 열었다. 나누미학교가 일반적인 문화센터나 구·시 단위의 생활강좌와 다른 것은 이를 가르치는 이들은 재능기부로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이를 배우는 이들도 부담 없이 무료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인문·문학 강좌, 공예 강좌, 예술 강좌 등 그 분야도 다양하다.
“물론 전문적으로 배우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처음 배울 때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시민들의 탐구욕을 충족시킨다는 의미에서 나누미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민문화팀을 이끌고 있는 오형근 팀장도 마찬가지로, 대중음악에 종사했던 자신의 재능을 살려 재즈 강좌를 열어 솔선수범하여 재능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문화생활을 시작한 시민들이 배운 취미를 살려 이를 펼칠 수 있는 사업으로는 ‘군포아트마켓’과 ‘군포생동감’이 있다. 군포아트마켓은 생활 공예품이나 예술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장으로, 여름과 겨울을 빼고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산본7단지 ‘문화의거리’에서 열린다. 마켓에는 이러한 핸드메이드 셀러 뿐만 아니라 동회회 공연을 통해 작은 축제분위기를 더해주기도 한다. 동호회들의 재능기부 공연이 있을 때마다 공연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은 통기타 모양의 모금함에 동전이든 지폐든 넣고 이 돈은 셀러들의 기부금과 함께 지역을 위해 기부된다. 군포생동감은 ‘생활문화예술 동호회로 함께 즐겨요’의 줄임말로, 음악, 무용, 미술, 사진 등 생활문화동호회의 네트워크를 일컫는다.
크게 세 가지의 생활문화예술진흥사업을 통해 어떤 취미를 즐기는 이들이라도 새로운 취미를 쉽게 배우고, 지역 내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과 교류하고, 이 취미를 이용해 지역 내 어려운 이들을 돕고, 새롭게 취미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배움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2015 군포나누미학교 워크숍(재즈공연)
군포나누미학교 재능기부(재즈강의)

영화제작에서 문화제, 재능기부까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시민문화팀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든 문화 콘텐츠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영화제작워크숍인 군포 레디액션을 통해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국내, 국제 영화제에 자신이 만든 영화를 내놓고 있다. 벌써 본선 진출작만 해도 꽤 된다.
한글날에는 시민들의 참여로 열리는 축제가 펼쳐진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현수막에 그림을 그려 축제를 홍보하고, 시민들이 교육 자료와 포스터를 만들어 우리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도록 했다. 시민들은 작년 에코백에 이어 올해는 전통 연에 그림을 그렸다. 한글 570돌을 맞이해 570 작품이 출품되었고, 이중 57점은 전시되었다.
또한 아트마켓이 열릴 때마다 공연동호회에서도 참여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문화소외계층에서 요청이 오는 경우에도 동호회에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성남, 용인 등의 지역과 함께 지역 교류프로그램을 통해 밴드콘서트, 국악한마당, 통기타공연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시민문화팀을 이끌고 있는 오형근 팀장은 주말에는 더욱 바쁘다. 많은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주말만한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생활문화 모토는 ‘일상에서 이상을, 일탈을 꿈꾼다’입니다. 모든 사람은 재충전이 필요하잖아요. 다만 공연이나 영화, 예술작품을 보는 등 향유를 통한 재충전이 아니라 직접 자신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는 창작을 통한 재충전을 통해서 자신의 문화적인 능력, 창작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렇게 자신이 꿈꾸던 이상을 충족하거나 일탈을 마음껏 해본 이들은 본인 스스로에 대한 자기만족,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하게 될 겁니다. 이로서 더욱 원만한 사회생활도 병행할 수 있게 되고요.”
자발적으로 발전해가는 생활문화와 시민문화
그는 특히 지난 8월 군포생동감 생활문화제를 치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56개 동호회에서 600명이 참여한 이 문화제에서 단 한사람, 단 한 팀의 이탈이 없이 모두가 참여해 성공적으로 열렸을 뿐만 아니라 이 문화제에 참가한 동호회에서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자를 뽑아 교통정리 등의 봉사까지도 완벽히 해냈다.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지원활동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발전해가는 시민문화까지 만들어 냈다는 기쁨이 컸다.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할 만큼 생활문화에서 큰 발전을 이뤄낸 군포문화재단 시민문화팀의 성공비결은 바로 ‘진심’과 ‘전략’이었다. 그는 사소한 부분이라도 시민들에게 모든 것을 상의했다. ‘모든 행사들은 누군가를 위해서, 혹은 시를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한 여러분들의 행사’라는 것을 진심을 다해 이야기 한다. 그래서 사소한 행사운영계획, 포스터 하나를 만들 때도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다.
“물론 단계가 복잡하고, 시간도 걸리죠. 하지만 내 이웃이고 내 친구라는 생각으로 진심을 보여줘야 이 문화제의 취지가 제대로 전달이 되고, 취지대로 진행이 된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전략적인 접근도 중요하다. 군포문화재단 전문가들은 요즘의 트렌드와 지역적인 배경, 계절적 배경, 예산, 지원인력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사업을 단계별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생동감의 교류를 위해서는 일 년 내내 동호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일 년치의 계획을 짜놓고 실행한다. 연초에 동호회 업데이트로 시작해 교육 세미나, 프로그램워크숍, 생활문화제, 동호회 대외교류 등으로 연말까지 일정이 이어진다.
그의 내년 목표는 현재 진행하는 사업들을 더 성숙시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생활문화센터가 조성되는 꿈을 가지고 있다.
“모든 동호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공간입니다. 마음껏 강좌를 열고, 연습을 하고, 행사를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동호회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겁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