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사람을 세우는 YMCA의 정신을 이어나가며" [군포 YMCA 이우천 사무국장]

"사람을 세우는 YMCA의 정신을 이어나가며" [군포 YMCA 이우천 사무국장]

by 안양교차로 2016.10.04

YMCA는 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의 약자로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활동하는 세계적인 기독교 에큐메니컬 운동체이자 미래의 시민을 육성하는 사회교육 단체이다. 한국 최초의 YMCA는 일제 시대부터 흥사단과 비슷한 시기에 생겨나 벌써 110년이 넘었다.
(군포 YMCA 이우천 사무국장)

시민 의식 변화를 위한 모든 활동
군포YMCA의 역사도 짧지는 않다. 1992년 2월 안양YMCA 군포프로그램센터로 출발해 1995년부터 군포시가야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2000년 6월 군포YMCA가 창립되었고, 시민사업, 청소년, 사회교육, 유아교육, 사회체육, 생활협동조합, 환경교육센터 등 지역사회를 위해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어떤 분들은 YMCA가 백화점식 사업을 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왜 이렇게 많은 분야에서 활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YMCA에서 활동을 해보니 왜 이렇게 모든 부분에서 관심을 놓지 않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시민운동은 시민의식을 변화를 시키기 위한 교육이 정말 중요해요. 이 교육을 중심으로 하되 사회문제는 한 가지 문제만으로 생겨나지 않잖아요. 여러 가지 문제가 쌓여서 발생하는데 이 문제를 현명하게 풀기위해서는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 교육이 되어야 해요. 그래서 YMCA가 시민, 아동청소년, 유아, 생활협동조합, 환경을 모두 아울러 교육하고 있는 거죠.“
그 중에서도 이우천 사무국장이 특히 관심을 가진 분야는 환경이다. 70~80년대 가장 오염된 하천 중 하나였던 안양천을 살리기 위해 안양천살리기네크워크 활동도 했다. 안양천 환경실태 조사, 하루마켓이나 래프팅 등의 이벤트를 통해 시민들과 안양천을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안양천은 자연생태계를 복구했고, 안양천살리기네크워크는 민관네트워크 중 모범사례로 손꼽히며 SBS 물환경대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실패의 쓴맛도 봤다. 국가와 건설사가 주도하는 수원광명 고속도로 등의 대규모 토목사업은 10년 동안 반대운동을 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
“우리가 상대하기 힘든 국가 권력에 반대되는 일을 하다보면 우리가 국가보다 훨씬 힘이 약하다는 것을 자주 느껴요. 과연 시민운동이 어느 정도까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힘이 약하다고 해서 시민운동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힘들고, 이기기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의 보람도 크다.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이우천 사무국장이 YMCA에 들어오게 된 것은 2003년의 일이다. 이전까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던 그는 30세가 되자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고등학교 때 청소년 활동을 했던 YMCA를 떠올렸다.
“저도 사무실에 틀어박혀 있는 타입은 아니에요. YMCA는 워낙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유아, 청소년부터 시작해서 지역사회 봉사자들, 시민활동가들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 배울 수 있다는 점이 YMCA에서 얻는 가장 큰 장점이에요.”
처음 그가 YMCA에서 시작한 일은 무료로 소비자 상담을 하는 시민중계실 상담업무였다. 현재는 소비자원 등 소비자권익을 위한 많은 단체들이 생겨났지만 그때만 해도 소비자 상담이 어려운 시기였다. 누군가의 억울한 일을 들어주고, 소비자보호법을 찾아보거나 변호사와 연결해 누군가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그는 자신이 선택한 이 길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즐겁게 일했어요. 사회복지도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를 돕는다는 측면에서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회복지는 기관과 대상자가 약간은 한정되는데 반해 YMCA는 그 경계가 없어서 더 좋았죠. 또 YMCA정신을 이어간다는 자부심도 있었어요.”
‘사람을 세우자’는 YMCA정신
YMCA정신에 대해 묻자, 그는 ‘사람을 세우는 일’이라고 대답했다.
“아마 ‘YMCA정신’을 묻는다면 YMCA에 30년 이상 근무하셨던 분들도 쉽게 대답하시기 어려울 것 같아요. 말씀하시는 답변도 모두 다르고요. 제가 생각하기에 YMCA정신은 사람을 세우는 일이에요. 예를 들어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환경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YMCA가 교육에 큰 관심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어요. 마찬가지로 청소년 교육을 통해 내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게끔 아이들을 세우고 싶어요. 사실 요즘에는 학교에서도 아이의 인성,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주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꼭 필요한 일이죠. 이렇게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세우는 일, 그게 저희 YMCA정신이에요.”
YMCA는 실제로 인큐베이팅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인큐베이팅이란 한 단체에서 또 다른 한 단체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즉 군포 YMCA 내에서 또 다른 단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즉 이렇게 여러 사람이 모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기존 단체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방식이다.
재작년 YMCA에서 탄생한 환경교육센터도 마찬가지다. 환경교육을 위한 활동에 더 집중하고,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YMCA의 환경동아리에서 성장해 자발적으로 센터를 만들었다.
그는 무관심하지 않으면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며 말을 이었다.
“요즘에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동네를 그냥 잠만 자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지역 사회에 관심을 가진다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훨씬 더 좋은 곳이 될 겁니다. 지역 내 문제, 예산 활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나쁜 일은 바로 잡고, 좋은 일은 힘을 실어 줄 수 있습니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