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한바탕 놀 수 있는 마을” [인생나자작업장사회적협동조합 김지수 이사]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한바탕 놀 수 있는 마을” [인생나자작업장사회적협동조합 김지수 이사]
by 안양교차로 2016.08.02
가장 행복한 마을을 머릿속으로 상상해보자. 이 마을에서는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모여 물총싸움을 하고, 타로 점을 치고, 공기놀이를 한다. 어른들은 우리 마을에 어떤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는지 관심을 갖게 되고, 아이들은 어른들과 뭘 하고 놀면 좋을지 고민한다. 이 마을에는 세대 갈등이 존재할 수 없다. 어른들은 이제 아이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 여기고, 아이들은 주도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꿈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품은 인생나자의 가치
인생나자작업장사회적협동조합(이하 인생나자작업장)은 단순한 청소년 사업이 아니다. 청소년이 좋은 시민이 되게 하려는 활동이다. 인생나자는 인권옹호를 뜻하는 인, 생태적인 태도를 뜻하는 생, 나눔활동을 뜻하는 나, 자립성을 뜻하는 자의 합성어로, 인생나자작업장은 3년째 운영되고 있다.
“보통 청소년 사업이라고 하면 학교 밖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희는 모든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즉 ‘위기’는 다양한데요. 가정환경이 좋지 않거나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무기력하거나 관계가 끊어진 아이들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이 아이들이 인생나자작업장에서 하는 일은 단 하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뿐이다. 청소년 사업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지만 인생나자작업장에 정해진 프로그램은 없다. 대신 아이들은 이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는 권리가 뭔지 스스로 찾아 나가는 고민을 한다.
“생활협동조합이나 소비자협동조합 등의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어른들인데 반해 인생나자작업장은 조합원을 위한 활동이 아닌 1020세대를 위한 활동을 합니다. 물론 청년 조합원도 여럿 있지요. 그래서 어려움도 많지만 저희는 민간차원에서 정형화 되지 않는 청소년 활동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인생나자작업장을 함께 만든 김지수 이사는 이전에 당동청소년문화의집 관장으로 5년을 근무하면서 청소년이 자립하기 위한 활동을 고민하다가 인생나자작업장을 만들었다.
“저는 홀로 서는 것을 자립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혼자 스스로 잘 설 수 있으려면 이 청소년이 잘 설 수 있도록 주변의 관계가 잘 이루어져 있어야 해요. 저희는 아이들이 자립하기 위해 마을 단위로 관계를 만들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른과 아이들이 모두 모인 마을축제
아이들은 마을 내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손편지를 쓰고, 이들에게 맞는 물건을 제작하거나 모금을 통해 돈을 마련해 구매해서 전달하기도 한다. 청소년 노동인권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생나자작업장 활동 중에서는 아이들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야간 아웃리치 활동”이다. 처음에는 길거리 상담 형태였던 이 활동은 이제는 “움직이는 놀이카페”로 변화했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저녁 9시부터 11시까지 작업장 조합원, 마을 주민들과 부모님, 학교 선생님들, 사회복지사, 마을의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당동제일공원에 모여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한바탕 재미난 축제를 연다.
“아이들이 ‘매주 하면 안 돼요?’라고 할 정도로 아웃리치 활동은 인기가 많아요. 타로점도 보고, 셀프 네일아트도 하고요. 축구나 배트민턴 같은 스포츠활동도 하고 있어요. 누구라도 친해질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활동이든 좋습니다. 아이들은 ‘지역 어른들과 뭘 하고 놀지?’ 고민하면서 하고 싶은 것들을 정해요. 그러면 저희가 그 활동을 지원해서 할 수 있게끔 도와줘요. 늦게까지 노느라 배고플까봐 티브로드와 희망연대에서는 간식을 지원해주시고, 마을의 한중학교의 학부모님들께서는 엄마표 주먹밥을 매월 지원해주시고 있지요. 엄청 인기가 좋아요.”
지자체에서 돈을 들여서 하는 잔치가 아니라 주민들이 자원활동으로 하다보니까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가 즐거워요. 아이들과 어른들이 같이 놀기가 쉽지 않은데, 매달 만나는 어른과 아이들이 있다보니까 친분이 쌓이고요. 아이들이 가끔 나쁜 짓을 하려고 해도, 아는 사람이 많으면 할 수 없잖아요. 이런 방식으로 우리 마을은 잔치를 통해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마을 내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손편지를 쓰고, 이들에게 맞는 물건을 제작하거나 모금을 통해 돈을 마련해 구매해서 전달하기도 한다. 청소년 노동인권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생나자작업장 활동 중에서는 아이들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야간 아웃리치 활동”이다. 처음에는 길거리 상담 형태였던 이 활동은 이제는 “움직이는 놀이카페”로 변화했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저녁 9시부터 11시까지 작업장 조합원, 마을 주민들과 부모님, 학교 선생님들, 사회복지사, 마을의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당동제일공원에 모여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한바탕 재미난 축제를 연다.
“아이들이 ‘매주 하면 안 돼요?’라고 할 정도로 아웃리치 활동은 인기가 많아요. 타로점도 보고, 셀프 네일아트도 하고요. 축구나 배트민턴 같은 스포츠활동도 하고 있어요. 누구라도 친해질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활동이든 좋습니다. 아이들은 ‘지역 어른들과 뭘 하고 놀지?’ 고민하면서 하고 싶은 것들을 정해요. 그러면 저희가 그 활동을 지원해서 할 수 있게끔 도와줘요. 늦게까지 노느라 배고플까봐 티브로드와 희망연대에서는 간식을 지원해주시고, 마을의 한중학교의 학부모님들께서는 엄마표 주먹밥을 매월 지원해주시고 있지요. 엄청 인기가 좋아요.”
지자체에서 돈을 들여서 하는 잔치가 아니라 주민들이 자원활동으로 하다보니까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가 즐거워요. 아이들과 어른들이 같이 놀기가 쉽지 않은데, 매달 만나는 어른과 아이들이 있다보니까 친분이 쌓이고요. 아이들이 가끔 나쁜 짓을 하려고 해도, 아는 사람이 많으면 할 수 없잖아요. 이런 방식으로 우리 마을은 잔치를 통해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교육의 대상이 아닙니다
김지수 이사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희는 여기에서 자체적으로 애들을 모아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형태를 지양해요. 아이들은 교육의 대상이 아닙니다. 자신이 스스로 의미 있고, 재미있는 걸 찾아나가는 게 의미가 있는 활동인데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의 생각이나 창의성을 길들이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프로그램이 사라지자 아이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신나서 참여하기 시작했다. 청소년기에 인생나자작업장에서 활동한 아이들은 자라 청년이 되었고, 이들은 청년문화제를 기획하고, 인생나자협동조합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했다. 그녀가 진정한 자립이라고 여겼던 활동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무언가 만드는 활동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통해서 이 아이들이 무슨 활동으로 확장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거예요. 공예를 하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공예활동을 통해 만든 것을 판매를 한다든지, 누군가와 나눈다든지 공예를 통해 다른 것들에도 도전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활동이 중요하죠.”
이런 활동들이 가능했던 건 마을의 혁신학교와 후원자들 그리고 단체들이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김지수 이사는 청소년 활동을 지속할수록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어른들과 아이들의 관계가 아주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청소년이나 청년에 대해 고민하는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마을이 점차 건강해졌고요.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일들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협동조합이 더 잘 되고, 협동조합이 잘 될수록 좋은 ‘사건’들이 늘어나겠죠? 어른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청년이나 청소년들도 어렵고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꿈꾸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지수 이사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희는 여기에서 자체적으로 애들을 모아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형태를 지양해요. 아이들은 교육의 대상이 아닙니다. 자신이 스스로 의미 있고, 재미있는 걸 찾아나가는 게 의미가 있는 활동인데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의 생각이나 창의성을 길들이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프로그램이 사라지자 아이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신나서 참여하기 시작했다. 청소년기에 인생나자작업장에서 활동한 아이들은 자라 청년이 되었고, 이들은 청년문화제를 기획하고, 인생나자협동조합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했다. 그녀가 진정한 자립이라고 여겼던 활동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무언가 만드는 활동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통해서 이 아이들이 무슨 활동으로 확장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거예요. 공예를 하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공예활동을 통해 만든 것을 판매를 한다든지, 누군가와 나눈다든지 공예를 통해 다른 것들에도 도전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활동이 중요하죠.”
이런 활동들이 가능했던 건 마을의 혁신학교와 후원자들 그리고 단체들이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김지수 이사는 청소년 활동을 지속할수록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어른들과 아이들의 관계가 아주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청소년이나 청년에 대해 고민하는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마을이 점차 건강해졌고요.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일들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협동조합이 더 잘 되고, 협동조합이 잘 될수록 좋은 ‘사건’들이 늘어나겠죠? 어른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청년이나 청소년들도 어렵고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꿈꾸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