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국중현 하늘복지재단 이사장]

“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국중현 하늘복지재단 이사장]

by 안양교차로 2016.05.03

대다수는 법과 도덕만 잘 지켜도 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한 아빠는 어려움에 처한 누군가를 도우려 하지 않고 외면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여겼다. 달마다 믿을만한 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 봉사를 시작한 그는 이제 직접 복지재단을 만들어 더욱 적극적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다른 모든 사람도 내 아이만큼 소중하기에 어려운 이들이라면 모두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누가 봐도 자랑스러운 아빠다.
더 큰 봉사를 위해 세운 복지재단
국중현(53) 씨는 지금으로부터 5~6년 전 나이도 있으니 한 번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영유아돌봄센터를 방문했다. 영유아돌봄센터에서 이제 갓 눈을 떴지만 이미 버림받고, 상처받은 어린 아이들을 보고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들을 외면한다면 두 아이의 아버지로써 자식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내 아이가 소중하듯 소외받은 아이들을 위해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그는 예상보다 더 적극적으로 장학회와 난치병 어린이돕기에 기부를 시작했고 봉사도 이어나갔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기부와 작은 봉사활동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예를 들어 거리미화봉사만 하려고 해도 쓰레기봉투나 집게 등 소모품을 장만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도와야할 소외계층도 점점 들어났다. 자치단체나 기타 사회단체에 후원을 받고 싶었지만 등록단체가 아니고, 국가나 지방 단체 등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 지원을 받기도 어려웠다.
“돈이 많거나 여유가 있어서 복지재단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이때 깨달았어요. 복지재단을 세우신 분들 중에 저처럼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은데 여력이 부족해 직접 복지재단을 세우신 분들도 많겠죠.”
그래서 그는 지인들과 수 차례 상의 끝에 더 많은 봉사와 나눔을 위해 복지재단을 만들기로 하고 실천에 옮겼다. 재작년 12월에 발대식을 하고, 작년 6월에 승인을 얻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하늘복지재단은 우리 사회에 있는 장애인, 결손가정, 불우이웃,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을 돕고, 거주 지역의 환경 미화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사회의 기업과 병원 등 많은 후원자들과 MOU를 체결하여 소외되는 저소득층 및 차별에 신음하는 다문화가정에 의료비, 장학금,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입니다."
도와야 할 이들, 도움을 주는 이들
처음 복지재단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설립과정에 있어서도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설립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설립 이후에도 봉사대상은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찾아야 하는지도 몰랐다. 또 자칫 잘못하면 봉사를 하면서 오해를 받거나 봉사 수혜자에게 실수로 상처를 주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앞섰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가 없었던 건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많은 이들만큼이나 그를 응원하는 이들도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요양병원에서 봉사를 했을 때 일이다.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계신 어르신께서 하루는 허름한 봉투를 그에게 내밀었다. 봉투에는 6만 원이 들어있었다. 알고 보니 어르신은 매달 어린 손자들이 맛있는 거라도 사드시라고 드리는 만 원을 꼬박꼬박 6개월을 모아 그에게 건넨 것이었다.
“저희에게 주시면서 이러시더라고요, ‘많은 금액이 아니어서 부끄럽기는 하지만 난 그나마 손자들 얼굴도 보고 여기에서 편히 있으니 나보다 힘든 사람한테 사용해달라’고요. ‘근데 왜 저희한테 주십니까?’라고 여쭤보니 ‘자네들 하는 짓이 예쁘고 믿음이 가서 아무리 작은 돈이라지만 허투루 쓰지는 않을 것 같아 믿고 맡길 만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순간 가슴이 찡 하면서 ‘복지재단 설립하길 참 잘했구나.’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는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보다 더 큰 봉사를 꿈꾸며
하늘복지재단을 만든 지 이제 곧 1년, 지금도 150여 명 정도 되는 회원들과 같이 거리를 청소하고, 영유아돌봄센터에 가서 아이들을 돌보고, 독거노인들을 위한 크고 작은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큰 나눔과 봉사를 위해 현재의 하늘복지재단을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건축사로서의 전문성을 이용해 ‘하늘아래 하늘 쉼터’ 라는 누구나 쉴 수 있는 보금자리 쉼터를 곳곳에 만들고 싶은 더 원대한 목표도 가지고 있다.
처음 예상한 봉사보다 더 크게 봉사를 하고 있으며 지금보다 더 큰 봉사를 꿈꾸는 그는 봉사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며 아직 봉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흔히 ‘아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행복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말을 하잖아요? 봉사도 누군가를 돕는다는 생각보다 누군가의 아픔을 나누고, 누군가에게 나의 행복을 선물한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봉사와 나눔은 멀리 있지 않아요. 한 달에 딱 한 시간만이라도 내 동네 내 집 앞에 떨어져있는 쓰레기라도 한번 주워보세요 처음이 두렵지 한번 시작하면 가슴에서 꿈틀거리는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취재 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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