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봉사하면 즐거워집니다!” [봉사자 정동숙 씨]

“봉사하면 즐거워집니다!” [봉사자 정동숙 씨]

by 안양교차로 2014.08.13

“전 봉사하는 게 참 즐거워요.(웃음)” 정동숙 씨는 봉사의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거의 매일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힘들 법도 하지만 정 씨의 얼굴에서는 구김살 하나 찾아볼 수 없다. 그녀 스스로 말했듯, 그녀에게 봉사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생활의 새로운 활력소, 봉사
7년여 전, 정동숙 씨는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꼭 미용으로 봉사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미용 봉사를 시작했다. 정 씨의 7년 봉사 여정이 막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정 씨는 내처 농협주부대학에서 포도봉지를 싸며 봉사를 해나갔다. 그러자 지인이 “안양시청에 봉사거리가 있다”며 정 씨의 손을 잡아끌었다. 안양시 환경시설 해설사로서의 활동은 이렇게 시작됐다.
“안양시 환경시설해설사로서 안양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수처리장, 정수장, 자원회수시설, 생태이야기관 등을 안내하고 설명해줬어요. 아이들은 평소 접하지 못했던 시설들을 보며 신기해했어요. 해설사로서 보람 있었던 순간이었죠.”
봉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안양시자원봉사센터(이하 자원봉사센터)에 봉사자로 등록한 뒤 종이접기, 전래놀이 등을 배웠다. 그리고 이는 고스란히 봉사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로 돌아갔다. 정 씨는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종이접기 강사, 전래놀이 강사, 다문화 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갔다. 안양시내 곳곳에서의 봉사는 그녀에게 있어 삶의 활력소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전래놀이와 스피치 가르치다
정 씨는 봉사를 할 때마다 전력을 다한다. 어떤 일이든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그녀의 성격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조금 더 신경 쓰는 봉사가 두 가지 있다면 전래놀이 강사와 스피치 강사로서의 활동이다.
안양시 자원봉사센터에는 여러 가지 재능으로 봉사하는 팀들이 있다. 그중 정 씨의 눈에 든 팀이 바로 전래놀이팀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전래놀이를 좋아했기에 그녀는 주저 없이 이 팀에 들어갔다. 동료 봉사자들과 여러 가지 정보를 나누면서 전문성을 키워갔다. 그리고 4년여 전, 전래놀이 강사로서 강단에 나서기 시작했다.
“안양 내 지역아동센터에서도 가르쳤었고, 동료 봉사자들의 요청이 들어왔을 때 중학생들도 가르쳤어요. 그리고 지금은 관양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전래놀이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고 있죠.”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전래놀이 수업 시간은 한 회에 40분. 정 씨는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율동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 놀이를 한 가지 가르친다. 제기차기, 딱지, 실뜨기, 비석치기, 공기, 고무줄, 산가지놀이, 콩주머니 던지기 등 그녀가 가르치는 전래놀이의 가짓수는 무궁무진하다. 아이들이 즐거워할 수밖에 없다.
“컴퓨터만 하던 아이들이 전래놀이를 배우면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해요. 전래놀이를 하면서 협동심이 생기고 집중력도 좋아지죠. 지난 7월에는 전래놀이지도사 3급 자격증도 땄어요. 보다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노력이죠.”
스피치 강의는 안양시스피치연구회(이하 스피치연구회)가 그 원류다. 정 씨가 스피치연구회에 나가기 시작한 때는 6년 전. 친구의 소개로 이 단체에 머물며 스피치 능력을 꾸준히 키웠다. 그리고 작년 8월, 때가 왔다. 안양시만안청소년수련관에서 스피치 강의 봉사를 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매월 셋째 주, 넷째 주 목요일에 강의를 가요. 여기서도 40분 강의를 하죠. 강의하기 전 주, 그러니까 둘째 주 금요일에 미리 강의 시연회를 하죠. 연구회 차원에서 검증 절차를 거치는 거죠. 그러니 강의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처음에는 말 한 번 제대로 못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거리낌 없이 사람들 앞에 나서서 발표를 해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하기 그지없죠.”

봉사는 즐거움이자 나눔
정 씨의 여러 갈래 봉사는 서로 도움을 준다. 전래놀이 시 잘 나서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스피치 강의 기법을 활용하고, 스피치 강의에 앞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율동을 곁들이는 식이다. 그녀의 봉사 전체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 같은 느낌이다.
“봉사를 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봉사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죠. 봉사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어디에서 스피치, 종이접기, 전래놀이를 배웠겠어요? 이렇게 배운 스킬들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웃음)”
다른 약속은 못 지켜도 봉사에 관한 약속만은 반드시 지킨다는 정동숙 씨. 봉사를 하면서 건강도 회복되었다며 ‘봉사 예찬’을 펼치는 정 씨를 보며 ‘우리 사회가 아직은 살 만하구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의 봉사활동은 앞으로도 현재진행형이다.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