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녹색어머니회는 사랑입니다!” [안양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연합회장 노인숙 씨]

“녹색어머니회는 사랑입니다!” [안양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연합회장 노인숙 씨]

by 안양교차로 2014.06.10

형광색 조끼를 입고 노란 수기를 든 어머니들. 늘 친절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분들은 도로를 가로지르는 아이들의 수호천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1969년 이래 지금까지 이어져온 녹색어머니회 이야기다. 생각만 해도 정겨운 그 모습을 떠올리며 안양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연합회장 노인숙(43) 씨를 만났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그녀가 외쳤다. 절로 마음이 든든해졌다.
한 걸음씩 꾸준하게 걸어온 10년 세월
노인숙 회장은 10년 전부터 녹색어머니회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한 이 일이 이제는 그녀의 중요한 일상으로 변모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뒤, 그녀는 안양남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 회장이 됐다. 각 학교 녹색어머니회 회장들은 관할구역 경찰서의 녹색어머니연합회 구성원으로 활동해야 한다. 안양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연합회(이하 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며 ‘우리 학교 아이들’만 바라보던 그녀의 시야는 ‘우리 동안구 아이들’에게로 넓어졌다.
“처음에는 우리 학교 앞 교통안전에만 신경 썼었어요. 그런데 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며 동안구 전체의 어린이 교통안전을 생각하게 됐죠. 아이들을 지켜줄 교통안전시설물은 부족하지 않은지, 표지판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게 됐고, 부족하다 싶은 부분은 지자체나 유관기관에 요청하는 눈이 생긴 거죠.”
노 회장에게 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회 활동은 또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통로가 되어주었다. 열심히 활동을 이어가니 총무를 맡게 됐고, 2011년 3월, 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러자 이제는 경기도에서 그녀를 불렀다. 각 지역 경찰서 녹색어머니회 회장으로 이뤄진 경기도 녹색어머니연합회에서의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2년간의 부회장 시절을 거친 그녀가 경기도 녹색어머니연합회장 자리에 오른 것은 올해 초. 그녀는 ‘경기도 어린이 수호천사들’의 대표가 되었다.
“경기도 녹색어머니연합회장을 맡은 이상 ‘경기도 아이들의 교통안전을 지킨다’는 책임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10여 년을 곱씹어보니 계단을 오르듯 한 걸음 한 걸음 디뎌 여기까지 왔네요. 맨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에요.(웃음)”
‘수호천사들’의 즐거운 봉사 환경 만들어주고파
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회는 동안구 내 26개 초등학교의 녹색어머니회장이 모여 이루어졌다. 동안구 각 학교에서 활동 중인 녹색어머니회 회원 수는 6,150명. 상상 이상의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진다. 학교 단위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이 각 학교 앞 교통안전을 책임지는 동안 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은 동안구 단위의 활동을 벌인다. 매월 2~3회 각 학교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을 순회하며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 캠페인을 주관한다. 캠페인을 진행하며 어린이와 운전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지도를 할뿐만 아니라 훼손된 횡단보도·과속방지턱·안전표시판 및 불법 노상 적치물 등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해 관련 기관에 시정을 요청한다. 안전한 어린이 통학로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스쿨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초등학교·유치원·특수학교 정문 반경 300m 이내의 통학로를 스쿨존, 즉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역에서는 주정차금지 및 30km/h 이상 과속이 제한됩니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니 반드시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더하여 동안경찰서 녹색어머니회는 유관기관 합동캠페인(연 3회)·교통안전시설물 심의 회의 및 간담회·시정평가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일일 찻집을 열고 그 수익금을 동안구 26개 초등학교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경기도 녹색어머니연합회도 다각적인 어린이 교통안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기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 촉진대회’를 개최하고 ‘자전거 바르게 타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유사시 인명구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경기도 내 41개 지역 경찰서 녹색어머니회장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다각적인 활동을 벌임에도 이들에 대한 지원은 미미하다. 그나마 안양시에서는 보조금을 일정 부분 지원하며 활동을 독려하고 있지만, 경기도 차원에서의 지원은 전무하다. 상황이 이러니, 녹색어머니회 활동에 꼭 필요한 조끼·수기·장갑·호루라기 등은 보조금에 회원들 사비를 더해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 교통안전공단 등 여러 유관기관에 요청해 간헐적으로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이런 부분은 어디까지나 미봉책이에요. 공익을 위해, 특히 우리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활동하는 만큼 정기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이면 작은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합니다. 자연스레 저도 녹색어머니회를 졸업하게 되죠. 그전까지 22만여 명에 달하는 경기도 회원들을 위해 즐겁게 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