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봉사는 행운이에요” [김명복 봉사자]
“저에게 봉사는 행운이에요” [김명복 봉사자]
by 김미정 박사 2014.02.18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취재를 오세요.” 유난히 쑥스러움을 많이 타던 봉사자 김명복(60) 씨는 기실 봉사에 관해서만큼은 누구보다도 열정적이다. 온몸이 땀범벅인데도 힘들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완수하는 김 씨. 그의 우직한 ‘봉사 정신’은 바윗돌보다도 더 묵직하고 단단하다.
“힘쓰는 일이 제 몫이에요”
어르신들을 대접할 점심 준비가 한창인 군포시 노인복지관(이하 노인복지관). 봉사자들이 삼삼오오모여 각자 맡은 일에 열중하는 가운데 유독 한 사람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봉사자가 여성인 가운데 긴 머리를 질끈 묶은 남성 봉사자 한 명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무거운 짐 나르기, 대형 솥 세척 등 상대적으로 힘이 더 들어가는 일을 도맡아하고 있기에 더욱더 눈길이 가는 그는 2년째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하고 있는 김명복 씨다. 다가가 “힘드시죠?” 묻자 그는 사람 좋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입술을 움직였다.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인 걸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여성 봉사자들에게 힘쓰는 일을 시킬 수야 없잖아요.(웃음)”
김 씨는 별다른 일이 없는 한 노인복지관을 찾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다섯 시간 동안 노인복지관 식당 두 곳을 동분서주하며 식재료 준비, 배식, 설거지, 뒷정리 등 대부분의 일을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해나간다.
“개인적인 사정이 생겼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못 나와요. 동료 봉사자들에게 미안한 순간이죠. 제가 빠진 만큼 한 사람 몫의 일을 나눠야 하니까요.”
사실 김 씨가 하는 일은 한 사람 몫 이상이다. 남성 봉사자가 드문데다가, 여성 봉사자 중에서도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기에 되도록 힘든 일을 골라서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식재료를 다듬고, 무거운 물건을 옮기고, 설거지를 하다 보면 얼굴에 땀이 한가득 맺혀요. 몸은 고되지만 그 이상의 보람을 느끼며 봉사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을 대접할 점심 준비가 한창인 군포시 노인복지관(이하 노인복지관). 봉사자들이 삼삼오오모여 각자 맡은 일에 열중하는 가운데 유독 한 사람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봉사자가 여성인 가운데 긴 머리를 질끈 묶은 남성 봉사자 한 명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무거운 짐 나르기, 대형 솥 세척 등 상대적으로 힘이 더 들어가는 일을 도맡아하고 있기에 더욱더 눈길이 가는 그는 2년째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하고 있는 김명복 씨다. 다가가 “힘드시죠?” 묻자 그는 사람 좋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입술을 움직였다.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인 걸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여성 봉사자들에게 힘쓰는 일을 시킬 수야 없잖아요.(웃음)”
김 씨는 별다른 일이 없는 한 노인복지관을 찾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다섯 시간 동안 노인복지관 식당 두 곳을 동분서주하며 식재료 준비, 배식, 설거지, 뒷정리 등 대부분의 일을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해나간다.
“개인적인 사정이 생겼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못 나와요. 동료 봉사자들에게 미안한 순간이죠. 제가 빠진 만큼 한 사람 몫의 일을 나눠야 하니까요.”
사실 김 씨가 하는 일은 한 사람 몫 이상이다. 남성 봉사자가 드문데다가, 여성 봉사자 중에서도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기에 되도록 힘든 일을 골라서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식재료를 다듬고, 무거운 물건을 옮기고, 설거지를 하다 보면 얼굴에 땀이 한가득 맺혀요. 몸은 고되지만 그 이상의 보람을 느끼며 봉사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중독’에 빠져들다
어느새 노인복지관에서의 봉사생활 2년차에 접어든 김 씨. 그와 노인복지관의 첫 만남은 타의에 의한 것이었다. 사업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아 술을 찾는 날이 잦았던 그는 2년 전 어느 날, 교통사고를 내게 된다. 법원에서는 그에게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는데, 이로 인해 찾은 곳이 노인복지관이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노인복지관에서의 봉사를 시작한 김 씨는 뜻밖의 기쁨을 발견한다. 힘들고 쑥스러웠던 봉사가 점점 기쁨과 행복으로 다가왔던 것. 사회봉사시간이 끝난 후 자발적으로 봉사를 이어가며 그는 마음의 평안을 되찾아갔다.
“봉사자들의 미소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남을 위해 움직인다는 게 이토록 즐거운 일이구나’라는 걸 그분들을 통해 깨닫게 됐죠.”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하기 전부터 김 씨의 마음속에는 봉사의 씨앗이 심어져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다. 밥 세 끼 먹는 집이 부러울 정도였다. 그런 그를 도와준 손길들이 있었다. 미군을 비롯한 이웃사촌의 따뜻한 온정이 그의 가슴을 덥혔다. ‘난 꼭 커서 남을 돕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청년 시절, 그는 갈고닦은 미용 기술로 고아원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줬다. 사업을 한창 일으키던 때에는 여러 복지기관에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남몰래 좋은 일을 해왔던 그가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하게 된 것은 사필귀정이었다.
“지금껏 알게 모르게 여러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왔어요. 그러니 저도 어려운 분들을 도와야죠. 이처럼 도움이 돌고 돌면 우리 사회는 행복해질 수 있어요.”
따뜻한 김 씨의 마음은 함께 일하는 봉사자들이 먼저 알아줬다. 그를 포근하게 감싸줬고, 동료로 인정해줬다. ‘예아니오’라는 별명도 생겼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그가 다른 사람 물음에 ‘예’, ‘아니오’로만 대답했던 게 모티브가 됐다고.
“봉사자들 간의 분위기가 좋으니 꾀가 나는 날에도 가게 되더군요. 이제는 하루만 노인복지관에 안 가도 걱정되고, 궁금해요. 좋은 분들을 만나 봉사하게 됐으니, 이보다 더 큰 행운이 있을까요?”
김 씨는 또 다른 봉사를 꿈꾸고 있다. 노인복지관에서의 봉사가 끝나는 오후 2시 이후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고 있는 것. “봉사는 중독된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이 그 누구보다도 환히 빛난다. 아무래도 그는 ‘행복한 중독’에 빠졌나 보다.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
어느새 노인복지관에서의 봉사생활 2년차에 접어든 김 씨. 그와 노인복지관의 첫 만남은 타의에 의한 것이었다. 사업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아 술을 찾는 날이 잦았던 그는 2년 전 어느 날, 교통사고를 내게 된다. 법원에서는 그에게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는데, 이로 인해 찾은 곳이 노인복지관이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노인복지관에서의 봉사를 시작한 김 씨는 뜻밖의 기쁨을 발견한다. 힘들고 쑥스러웠던 봉사가 점점 기쁨과 행복으로 다가왔던 것. 사회봉사시간이 끝난 후 자발적으로 봉사를 이어가며 그는 마음의 평안을 되찾아갔다.
“봉사자들의 미소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남을 위해 움직인다는 게 이토록 즐거운 일이구나’라는 걸 그분들을 통해 깨닫게 됐죠.”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하기 전부터 김 씨의 마음속에는 봉사의 씨앗이 심어져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다. 밥 세 끼 먹는 집이 부러울 정도였다. 그런 그를 도와준 손길들이 있었다. 미군을 비롯한 이웃사촌의 따뜻한 온정이 그의 가슴을 덥혔다. ‘난 꼭 커서 남을 돕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청년 시절, 그는 갈고닦은 미용 기술로 고아원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줬다. 사업을 한창 일으키던 때에는 여러 복지기관에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남몰래 좋은 일을 해왔던 그가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하게 된 것은 사필귀정이었다.
“지금껏 알게 모르게 여러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왔어요. 그러니 저도 어려운 분들을 도와야죠. 이처럼 도움이 돌고 돌면 우리 사회는 행복해질 수 있어요.”
따뜻한 김 씨의 마음은 함께 일하는 봉사자들이 먼저 알아줬다. 그를 포근하게 감싸줬고, 동료로 인정해줬다. ‘예아니오’라는 별명도 생겼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그가 다른 사람 물음에 ‘예’, ‘아니오’로만 대답했던 게 모티브가 됐다고.
“봉사자들 간의 분위기가 좋으니 꾀가 나는 날에도 가게 되더군요. 이제는 하루만 노인복지관에 안 가도 걱정되고, 궁금해요. 좋은 분들을 만나 봉사하게 됐으니, 이보다 더 큰 행운이 있을까요?”
김 씨는 또 다른 봉사를 꿈꾸고 있다. 노인복지관에서의 봉사가 끝나는 오후 2시 이후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고 있는 것. “봉사는 중독된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이 그 누구보다도 환히 빛난다. 아무래도 그는 ‘행복한 중독’에 빠졌나 보다.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