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아우마 U&C 김선직 대표] “여러분의 시간과 노력을 모아주세요”

[아우마 U&C 김선직 대표] “여러분의 시간과 노력을 모아주세요”

by 안양교차로 2013.12.17

김선직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연구소명 ‘아우마’는 ‘아름다운 우리 마을 만들기’의 약자다. 김 대표의 이상을 여실히 드러내는 이름이다. 전국 각지의 마을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과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실천의 정신을 만방에 전하다
김선직 대표는 2009년 아우마 U&C를 만들어 개성과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마을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서일대학교 건축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가 하면 한국자치학회 마을 만들기 컨설턴트로도 활동 중이다. 또 한국기초조형학회 논문심사위원, 국토도시지리학회 이사 등 각지에서 마을 만들기의 토대가 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는 1990년 일본 쓰꾸바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난 뒤로 마을 만들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일본 전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마을 만들기 개념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 뒤 5년간 일본에서 공부하며 ‘귀국 후 마을 만들기에 힘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마을 만들기에는 크게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습니다. 공간적인 측면에서의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마을 만들기가 그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공간적인 측면이 중시됐다면 이제는 사회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마을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김 대표는 힘주어 말했다. 길을 지나는 주민들끼리 따뜻한 미소와 인사를 건네는 마을. 누구나 자발적으로 길거리에 떨어진 휴지를 주워 쓰레기통에 버리는 마을. 그는 우리나라 전역에 ‘정(情)이 넘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한다.
“민의(民意)가 마을을 만들어가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를 위해 주민참여예산 등 다양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행정기관이 시키는 대로 ‘실행’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주민 스스로 이유와 명분, 신념이 더해진 ‘실천’을 행해야 해요. 실천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의식 고양이 필수적입니다. 저는 주민들과 토론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마을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가야 할 나의 터전
현재 안양시 동안구 달안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 대표는 주민이자 전문가로서 달안동의 발전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달안동 주민참여예산 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주민들의 뜻에 맞게 예산을 책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
“올바른 마을 만들기를 위해 포천, 이천, 파주, 시흥, 오산 등 전국을 무대로 돌아다니고 있으면서 정작 제가 살고 있는 마을일에 힘쓰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저부터 실천해야 주민들에게도 당당하게 제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죠.”
김 대표는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마을 안전지도 만들기, 아파트 역사문화 및 국악교실, 아파트 및 학교 도시농업교실, 부모님과 떠나는 힐링 캠프 등 네 가지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그중 힐링 캠프를 제외한 세 가지 프로그램이 채택되어 주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성장시대를 지나 성숙시대로 들어섰습니다. 이에 발맞춰 단순히 건물을 세우고 길을 내는 하드웨어 중심적 측면에서 벗어나 주민들을 위한 소프트웨어적 측면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제안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안양시에서 시민참여 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김 대표는 안양시와 달안동을 최고의 도시, 마을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것이 1997년부터 지금까지 20여 년을 살아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안양 지역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는 나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주민들의 참여와 배려가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아무리 자문과 제안을 해도 주민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물론 생업에 종사하다 보면 쉽사리 시간을 낼 수 없죠. 하지만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양보 의식과 배려심을 가지고 마을일에 참여하면 자신의 터전이 아름다워집니다. 결국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일인 것이죠. 조금씩 노력과 시간을 모아주세요. 사람다운 마을은 여러분의 손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