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삼영운수 여심회 박명순 회장] “봉사는 곧 행복입니다”

[삼영운수 여심회 박명순 회장] “봉사는 곧 행복입니다”

by 안양교차로 2013.12.17

삼영운수 여성 버스기사들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두 팔 걷어붙였다. ‘여심회’라는 이름 아래 똘똘 뭉친 이들은 오늘도 온정을 나누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들을 이끌어가고 있는 박명순 회장은 “봉사하니 참 행복하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마음을 모아 온정을 전달하다
인터뷰 당일, 여심회 회원들이 석수3동 주민센터 앞에 모였다. 독거노인, 결손 가정 등 이 지역에 거주하는 소외 계층에게 연탄과 장판을 기부하기 위해 모인 것. 연탄을 나르기 위해 힘센 남성 버스기사들이 대거 투입됐다. 박 회장은 오늘을 위해 성금을 모금할 수 있는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었다고.
“얼마 전 일일 찻집을 열어서 모금 운동을 했어요. 회사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지인들도 도와줘서 성과가 좋았지요. 오늘은 그때 모인 성금으로 연탄과 전기장판을 사서 어려운 분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이렇게 모였습니다.”
이날 여심회의 따뜻한 온정을 받을 사람들은 총 다섯 가구. 석수3동 주민센터의 도움을 받아 도움이 시급한 분들을 공정하게 선별했다. 배달된 연탄을 트럭에 차곡차곡 싣는 여심회 회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앞으로 꾸준히 일일 찻집 등을 열어서 수익금을 좋은 곳에 쓸 예정입니다. 또 곳곳에서 들어오는 후원 물품들도 고르게 전달할 예정이고요. 더 열심히 활동해서 많은 분들과 온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점점 늘려갈 생각입니다.”
웬만해서는 그녀들을 막을 수 없다
여심회는 2010년 삼영운수 내 여성 버스기사들이 모여 만들어진 모임이다. 사회생활의 틈바구니 속에서 서로 교류하고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 연배와 직장 경력을 고려해 박 씨가 회장직을 맡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여심회는 봉사단체로 탈바꿈하게 된다. 박 회장의 과감한 결단력 덕분이었다.
“처음에는 밥 먹고 수다 떨고 그랬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래서는 별 의미가 없겠더라고요. 마침 아는 지인이 봉사활동을 하기에 ‘우리도 같이 봉사해보자’는 뜻을 회원들에게 전했는데 흔쾌히 찬성해줬어요. 그렇게 봉사활동이 시작됐습니다.”
여심회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 모인다. 격일근무제를 시행하는 회사의 특성상 일한 뒤 하루 쉬는 날을 봉사일로 정한다. 박 회장과 회원들은 전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종일 운전해 피곤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로 참여하지만 상관없다. 여기에 “좋은 일하는데 나도 참여하고 싶다”며 자진해서 참가하는 남성 버스기사들의 힘까지 합쳐지니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이들의 봉사 무대는 나병 환자들이 모여 있는 병원, 양로원 등 다양하다. 병원과 양로원에서는 환자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목욕을 시켜드리고 곳곳을 청소한다. 또 사랑의집수리에서 연락이 오면 공사현장으로 뛰어가 자재 나르기, 청소하기 등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는다. 열과 성을 다해 봉사에 임하니 담당자들, 봉사 수혜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고.
“가서 봉사하면 봉사 받는 분들은 정말 좋아하시고, 담당자 분들도 ‘자신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을 해줘 고맙다’며 굉장히 고마워하세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더 힘내서 봉사하게 되죠. 업무 피로가 싹 사라진다니까요?(웃음)”
봉사, 그녀의 모든 것을 바꾸다
사실 박 회장도 여심회를 통해 봉사하기 전에는 ‘바빠 죽겠는데 무슨 봉사야’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각지에서 봉사를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직접 몸으로 뛰며 봉사해보니 이것보다 더 좋은 여가활동이 없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봉사를 시작한 뒤 제 모든 게 바뀌었어요. 일단 봉사하면 마음이 편해지잖아요. 나 자신에게 좋은 영향이 오는 거죠. 그 덕분인지 봉사한 이후로 유독 집안일이 잘 풀려요. 아무래도 행복함이 주변으로 퍼져가는 것 같아요.”
앞으로 박 회장은 여심회 회원 숫자를 늘려갈 생각이다. 여기저기서 요청받는 봉사활동들을 모두 소화하는 것이 그녀의 목표이기 때문. 그러기 위해서는 일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박 회장은 여심회뿐만 아니라 봉사하고자 하는 세상 모든 분들이 양지로 나와 열심히 활동하기를 바라고 있다.
“사실 봉사를 나가면 일손이 많이 부족해요. 그러니 많은 분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하셨으면 좋겠어요. 나 혼자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잖아요? 모두 함께 살아가야죠. 스스럼없이 온정을 나누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