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연미통상 정연주 대표 “누군가와 함께 봉사하세요”

연미통상 정연주 대표 “누군가와 함께 봉사하세요”

by 안양교차로 2013.10.02

뚜렷한 주관을 검으로, 격 없는 어울림을 방패로 삼아 ‘봉사의 길’을 헤쳐 나가는 한 남자가 있다. ‘같이의 가치’를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그로 인해 더없는 행복을 누리는 사람. 연미통상 사무실 한편에서 만난 정연주 씨는 그런 사람이었다.
학연이 만든 아름다운 인연
정연주 씨는 4년 전 친하게 지내던 초등학교 선배로부터 봉사활동을 권유받았다. 일 년에 한두 번씩, 기회가 닿을 때마다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수발들 정도로 봉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단박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선배의 제의가 봉사활동의 도화선이 됐어요. 그렇게 때마다 봉사를 다니다보니 어느새 4년이 흘렀네요.”
연주 씨는 선배가 속해있는 ‘목련봉사단’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봉사단원이 아니다. 이에 대해 연주 씨는 “전혀 문제될 것 없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마음만 맞는다면 굳이 단체에 가입하지 않아도 함께 봉사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봉사를 위해 힘을 합친다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단원들이 이해만 해준다면 충분히 저처럼 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노곤 끝에 행복 찾아와
목련봉사단은 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봉사한다. 10명 내외로 팀을 이뤄 각 요양시설 및 독거노인 댁에 방문하여 목욕, 청소, 도배 등 다양한 형태로 봉사하고 있다. 그 중 연주 씨가 속한 팀은 매달 셋째 주 일요일 안양노인전문요양원을 찾아 식기 세척, 재료 손질 등 주방 보조업무를 도맡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봉사한다고 하여 쉽게 보면 큰코다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시간 내내 허리 한 번 제대로 못 펴고 일하는 ‘고농축 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전 내내 식기 닦고, 조리 보조하면 금세 12시예요. 잠깐 앉아서 점심 간단히 먹고 식당 청소하고 식기 닦으면 몸이 노곤해져요. 우습게 볼 게 아니라니까요.(웃음)”
봉사활동 후 팀원들과 어울리는 소소한 시간은 주연 씨의 피로를 한 방에 날려버린다. 그들과 함께하는 커피 한 잔, 산행 한 번에 노곤함은 어느새 뒷전으로 밀려나고 행복한 웃음만이 그의 얼굴에 남는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잖아요. 봉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함께 모여서 봉사하니 더 즐겁고 뿌듯한 거죠. 앞으로도 우리 팀원들과 행복하게 봉사하렵니다.”
‘으레’, 그리고 ‘함께’
주연 씨에게 봉사는 ‘으레 그런 것’이다. 봉사하는 날이 정해져있기에 으레 그날은 모든 스케줄을 접어놓는다. 그리고 봉사 날이 되면 마치 일상인 듯 팀원들과 함께 요양원으로 향하는 것이다. 그는 봉사를 생활 속에 녹아들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우리도 모르는 새 숨 쉬듯, 때 되면 밥 먹듯 봉사해야 마음에 부담이 없어요. 일부러 시간 내려니 봉사가 망설여지는 것이죠.”
주연 씨는 봉사에 관해서만큼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각자의 형편에 맞춰, 시간 나는 대로 할 수 있는 게 봉사라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봉사하기를 주저하시는데, 참 안타까워요.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봉사하고 있거든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십시일반 마음을 모으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뚜렷한 봉사 철학으로 자신만의 ‘봉사 Way’를 당당하게 걷고 있는 주연 씨. 체격만큼이나 듬직한 마음의 소유자인 그는 이제 막 봉사를 시작하려하는 사람들을 위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무작정 혼자 봉사하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잖아요. 이럴 때는 봉사단체를 찾아가보세요. 주위를 둘러보면 봉사단체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누군가와 함께하세요. 어느새 봉사가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을 겁니다.”
취재 강진우 기자 bohemt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