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적십자 미소봉사회 임양덕 씨 세상이 차갑지 않고 따듯하다는 걸 믿게 돼요”

적십자 미소봉사회 임양덕 씨 세상이 차갑지 않고 따듯하다는 걸 믿게 돼요”

by 안양교차로 2013.07.15

봉사는 누군가를 아무런 대가 없이 타인에게 헌신하게 하는 힘이 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각박해진 현실 속에서 저마다 혼자 사는 것 같지만,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빚진 채 마음을 기대며 사는 것 아닐까. 임양덕 씨의 봉사활동을 보면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더 많은 점을 배우게 된다.
돈보다 봉사가 좋은 사람
오금동 적십자 미소봉사회는 군포시 오금동 당동노인복지회관 등 관내 노인복지 기관을 대상으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몸이 건강해서, 그저 오늘이 행복한 사람들이 모여 십시일반으로 회비를 모으고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활동하는 건강한 봉사 조직이다.
“7년째 하고 있죠. 그 전에는 주부였죠. 주방일 봉사하는 게 쉽지 않지만 몸이 건강하니까. 뭐, 저는 돈 많은 것도 필요 없고 그냥 좋으니까 하는 것뿐이에요.”
미소봉사회는 2005년 6월 조직돼 현재는 22명의 회원들이 가족처럼 봉사하고 있다. 한 달에 몇 회를 한다는 것보다는, 틈 날 때마다 게릴라식으로 회원들이 움직이며 24시간 봉사에 매진하고 있는 것. 사람이 좋으면 일이 생기고, 동료들이 모이듯 임양덕 씨의 넉넉한 인품에 반한 사람들이 모여 봉사의 재미를 알아가는 중이다.
“새마을부녀회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했어요. 저도 아는 사람 추천으로 시작하게 된 거죠. 시간으로 따지면 4천 시간 정도 봉사를 했죠. 불만은 없어요.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거고, 그래야 봉사의 참맛을 알 수 있으니까요.”
봉사로 삶이 행복해진 사람
봉사 영역이 군포에 한정돼 있는 건 아니다. 서울역에 있는 노숙자들의 집 ‘해뜨는 마을’에서 급식 봉사도 진행 중이다. 65세 독거노인들이 거주하는 쪽방촌 주민들을 초청해 식사 대접도 하고 있다. 봉사대원들이 워낙 일을 꼼꼼하고 성실하게 해주기 때문에 초청하는 사람도,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도 모두 행복하고 넉넉한 마음이 된다.
“몸도 건강한데 소일거리라도 하지 그러냐고 묻는데, 제가 돈 벌려고 뭐라고 하면 일이야 생기겠지만 마음이 지금처럼 행복하겠어요? 나 자신을 대가없이 내어준다는 것만큼 큰 기쁨은 없어요. 봉사를 아는 사람은 그래서 중독될 수밖에 없는 거죠.”
혹자는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봉사하는 거 아니냐고 묻지만 천만의 말씀. 타인을 행복하게 해줌으로써 내가 즐거운 봉사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하게 된다. 얼마 전에는 한라아파트 3단지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반찬 배달을 해주었고, 세탁봉사도 매주 한 번씩 참여하고 있다. 당동노인복지관에서 봉사를 오랫동안 하면서 주변에서 ‘봉사의 꽃’이란 별명도 생겼다.
“저는 봉사하니까 마음이 편하고 좋아요. 봉사 안 할 때는 오히려 마음이 시무룩하고요. 봉사를 통해서 사람도 얻고, 행복하고 몸도 건강하니까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야 봉사가 낯설고 어려울 것 같지만, 돈도 들지 않고 내가 할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게 봉사예요.”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