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현장스케치

더위를 식히는 예술 공연, 안양예술제

더위를 식히는 예술 공연, 안양예술제

by 안양교차로 2016.06.03

삼덕공원에서 5월 21일부터 22일까지 2일간 제 25회 안양예술제가 열렸다. 안양의 대표적 예술행사로 자리 잡은 이번 안양예술제는 다양한 예술인이 참여하여 시민들과 함께 봄날의 기쁨을 만끽했다.
초여름 날씨였다. 시민들이 가족과 연인단위로 자주 찾는 삼덕공원은 여름을 연상시키는 날씨 때문에 쉽게 걷기 어려웠다. 22일 오후 3시에 찾은 이곳은 더위로 7월 중순을 연상하게 했다.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삼덕공원 내부의 폭포 앞 수영장에 아이들을 들여보냈다. 튜브와 물놀이 장난감을 가져온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물장난을 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수영장에 들어가기 어려운 아이들은 수영장 앞에 설치된 인조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맞으며 더위를 이겨냈다. 어르신들은 그늘에 모여앉아 바둑과 장기를 두면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무대에서는 각종 공연이 한창이었다. 안양에서 취미로 음악을 하는 이들이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각자 갈고닦은 실력을 자랑했다. 공연을 보거나 바둑을 두던 어르신들은 종종 삼덕공원 곳곳에 걸려있는 시화전을 감상했다. 전년도와 달리 액자가 아니라 현수막 형식으로 걸린 것이 다소 아쉬웠지만 작품을 감상하는데 부족함은 없었다. 몇 몇 시민들이 인상적인 작품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눈에 띄었다.
저녁이 되어 좀 선선해지자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됐다. 더위 때문에 무대와 멀리 떨어져 앉아있던 시민들은 날이 어두워지자마자 협회에서 준비한 자리에 하나 둘 앉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공연에 때맞춰 나타난 인파로 무대 앞은 700명이 넘는 관객들로 가득 찼다. 행사 둘째 날인 오늘은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이름으로 국악과 무용의 만남을 선보였다. 사회자는 “이제 보실 무대는 ‘교방무’입니다. 본래 조선시대에 기생이 추던 춤입니다. 귀한 손님을 모신 것처럼 저희가 무대를 보여드릴 예정이니, 기방에 오신 것처럼 편한 마음으로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교방무에는 총 세 명의 여인이 등장하여 무대를 꽉 채웠다. 저고리와 족두리를 갖추고 국악에 맞춰 보여주는 우아한 몸짓에 가득 찬 관객들은 축하의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이어 다시 등장한 사회자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하루살이는 내일이 없습니다. 부디 오늘 일을 미루지 마시고 꼭 오늘 하십시오. 부모님께 전화하는 것 미루지 마시고 오늘 저녁에 하십시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도 당장 하십시오. 나중과 도깨비는 본 사람이 없다고 하죠.”라면서 현재에 충실히 살 것을 강조했다. 국악과 무용으로 마음을 달달하게 적신 사람들에게 다시 나타난 것은 30년차 트로트가수이며 7장의 앨범을 발매하며 활동한 가수 나미애. 그는 2014년 <MNET 트로트엑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안양시민과 함께하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는 그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안양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최규남(51)씨는 “인근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매번 공연을 할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오는데 올 때마다 새롭다. 특히 시화전이 인상적이었다.”라면서 안양의 명물 행사로 자리 잡은 안양예술제의 26회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이곳을 찾았다는 공경아(32)씨는 “어제 마당놀이 <뺑파전>을 관람했다. 효녀 심청전을 각색한 내용이라는데 TV에서만 보던 마당극을 눈앞에서 보니 참신하고 새로웠다. 우리 전통문화를 더 적극적으로 계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마당극과 국악이 인상적이었으며, 앞으로도 안양예술제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