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 노인복지관 민옥기 씨 “11년째 푸드뱅크 봉사한 이유요? 딱히 없는데…”
군포시 노인복지관 민옥기 씨 “11년째 푸드뱅크 봉사한 이유요? 딱히 없는데…”
by 안양교차로 2013.07.15
군포시 노인복지관에는 11년 동안 매일 어르신들 급식 봉사를 해온 사람이 있다. 민옥기 씨는 통장으로 일하던 중 친구의 제의를 받고 반찬 배달봉사를 했다. 자기 차를 갖고 관내 120여 가정에 매일 밥과 반찬을 검은 봉투에 담아 배달한다. 몸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봉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복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그의 즐거운 봉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봉사에도 프로정신이 필요하다
11년을 하루 같이 군포시 노인복지관에 출근하는 사람. 직원들도 놀랄 만큼 봉사를 자신의 일처럼 여기는 봉사자. 민옥기 씨는 매일 아침 복지관에 나와 반찬을 준비한다. 점심 때 맞춰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들에게 배식을 해주고 난 뒤, 몸이 불편한 이들의 식기를 치워주고 설거지하는 것이 그의 몫이다. 57살이라는 나이에 젊은 사람처럼 봉사를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누가 시켜서 하지 않아도 민옥기 씨는 봉사를 자처했다.
봉사가 모두 끝난 오후 1시. 민옥기 씨의 발걸음이 또 다시 바빠진다. 이번에는 차를 타고 관내 당정초등학교로 향한다. 초등학생들의 점심 급식 후 남은 음식 10kg을 받아 자신의 차에 싣는다. 120명의 명단을 확인하고 고기와 반찬, 밥을 각각 검정색 비닐봉투에 배분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저마다 형편과 기호가 다르다보니 누구에게 얼마나 음식을 더 주고, 덜 줄지가 머릿속에 선하게 그려진다.
복지단체인 성민원에서는 이 일을 민옥기 씨에게 일임했다. 음식을 받아서 성민원에 가져갔다가 배분하는 게 원칙이나, 지금은 문자 메시지만으로 음식량을 보고하고 혼자서 여유롭게 배달을 간다. 매주 금요일 아침에는 두부와 빵, 떡 등의 특별한 음식을 생활보호대상자들에게 배달해준다. 민옥기 씨는 봉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프로정신을 갖고 있다.
봉사에도 프로정신이 필요하다
11년을 하루 같이 군포시 노인복지관에 출근하는 사람. 직원들도 놀랄 만큼 봉사를 자신의 일처럼 여기는 봉사자. 민옥기 씨는 매일 아침 복지관에 나와 반찬을 준비한다. 점심 때 맞춰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들에게 배식을 해주고 난 뒤, 몸이 불편한 이들의 식기를 치워주고 설거지하는 것이 그의 몫이다. 57살이라는 나이에 젊은 사람처럼 봉사를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누가 시켜서 하지 않아도 민옥기 씨는 봉사를 자처했다.
봉사가 모두 끝난 오후 1시. 민옥기 씨의 발걸음이 또 다시 바빠진다. 이번에는 차를 타고 관내 당정초등학교로 향한다. 초등학생들의 점심 급식 후 남은 음식 10kg을 받아 자신의 차에 싣는다. 120명의 명단을 확인하고 고기와 반찬, 밥을 각각 검정색 비닐봉투에 배분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저마다 형편과 기호가 다르다보니 누구에게 얼마나 음식을 더 주고, 덜 줄지가 머릿속에 선하게 그려진다.
복지단체인 성민원에서는 이 일을 민옥기 씨에게 일임했다. 음식을 받아서 성민원에 가져갔다가 배분하는 게 원칙이나, 지금은 문자 메시지만으로 음식량을 보고하고 혼자서 여유롭게 배달을 간다. 매주 금요일 아침에는 두부와 빵, 떡 등의 특별한 음식을 생활보호대상자들에게 배달해준다. 민옥기 씨는 봉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프로정신을 갖고 있다.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어려운 사람에게도 자존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음식 배달할 때 문을 두세 번 두드리고 열어주지 않으면 문고리에 봉투를 걸어두고 와요. 그래도 저는 그 분들이 음식을 절대 버리는 일이 없다는 걸 알아요. 그만큼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거든요.”
아무리 기초생활수급자라지만 우리 사회에 여전히 누군가가 먹고 남긴 음식을 갖고 목숨을 연명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나라가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거죠. 빈부 격차가 너무 심하고, 자기 삶을 구제받을 수 없는 이들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이런 봉사활동이 더 소중한 것이고요.”
음식 배달봉사까지 다 끝나는 시각이 오후 5시 30분. 몸은 피곤으로 무겁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가볍다. 그렇지 않았다면 11년 가까운 세월동안 봉사를 어찌 했겠는가.
“처음에는 통장을 했어요. 봉사가 어려운 게 아니더라고요. 저한테 선물 들어오는 건 제가 잘 안 먹어요.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덤으로 오는 거니까. 저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나눠주고 그랬죠. 그게 시작이었어요.”
함께 동네일을 보던 반장이 그에게 푸드뱅크 봉사를 권했고, 민옥기 씨는 자신의 인생에 온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몸이 아플 때가 많았다. 시집살이의 맘고생으로 자녀들을 겨우 독립시키고 난 뒤, 허허한 마음을 채워줄 무언가를 찾기 위해 방황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런 그를 구원해준 것이 바로 봉사였다.
“봉사는 삶의 유일한 낙, 포기할 수 없죠”
“충남 천안이 고향이에요. 남편은 공무원인데 돈을 많이 벌어오지는 않잖아요. 욕심만 생각했다면 봉사 안 했겠죠. 그냥 남들이 수영이나 에어로빅 끊는 돈을 저는 차 기름 값으로 대요. 그 돈을 아껴서 봉사를 하는 것이 즐거운 거죠.”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의 봉사를 손가락질 하는 이들도 있다. 왜 그렇게 미련하게 사느냐고, 왜 늙어서까지 고생하느냐는 식이다. 민옥기 씨는 개의치 않았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니 후회는 하지 않겠다고.
“가끔 차에서 무거운 음식을 내릴 때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때가 있어요. 옆에 도와주는 사람도 없으니 두렵고 떨리죠. 그런데도 봉사를 하는 이유, 원동력은…글쎄요, 저도 아직 발견 못했어요. 그냥 즐거운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군포시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는 매달 월세가 나가는 통장을 보면서 한숨을 쉬는 여전한 생활인이다. 그래도 봉사가 신나고 즐겁기에, 삶의 유일한 낙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는 민옥기 씨. 자신처럼 마음이 공허한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봉사를 시작해보라고, 진심어린 눈빛으로 권했다.
“동네나 아파트단지에서 행사가 있잖아요. 그럼 한 번 그냥 나가보세요. 가서 보면서 일을 조금씩 거들어 주다 보면 그 세계가 보이거든요. 그 사람들과 연결되다보면 재미있고 신나는 일들이 많을 거예요. 봉사는 그런 재미로 하는 거죠.(웃음)”
취재 오혜교 기자
“어려운 사람에게도 자존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음식 배달할 때 문을 두세 번 두드리고 열어주지 않으면 문고리에 봉투를 걸어두고 와요. 그래도 저는 그 분들이 음식을 절대 버리는 일이 없다는 걸 알아요. 그만큼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거든요.”
아무리 기초생활수급자라지만 우리 사회에 여전히 누군가가 먹고 남긴 음식을 갖고 목숨을 연명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나라가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거죠. 빈부 격차가 너무 심하고, 자기 삶을 구제받을 수 없는 이들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이런 봉사활동이 더 소중한 것이고요.”
음식 배달봉사까지 다 끝나는 시각이 오후 5시 30분. 몸은 피곤으로 무겁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가볍다. 그렇지 않았다면 11년 가까운 세월동안 봉사를 어찌 했겠는가.
“처음에는 통장을 했어요. 봉사가 어려운 게 아니더라고요. 저한테 선물 들어오는 건 제가 잘 안 먹어요.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덤으로 오는 거니까. 저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나눠주고 그랬죠. 그게 시작이었어요.”
함께 동네일을 보던 반장이 그에게 푸드뱅크 봉사를 권했고, 민옥기 씨는 자신의 인생에 온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몸이 아플 때가 많았다. 시집살이의 맘고생으로 자녀들을 겨우 독립시키고 난 뒤, 허허한 마음을 채워줄 무언가를 찾기 위해 방황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런 그를 구원해준 것이 바로 봉사였다.
“봉사는 삶의 유일한 낙, 포기할 수 없죠”
“충남 천안이 고향이에요. 남편은 공무원인데 돈을 많이 벌어오지는 않잖아요. 욕심만 생각했다면 봉사 안 했겠죠. 그냥 남들이 수영이나 에어로빅 끊는 돈을 저는 차 기름 값으로 대요. 그 돈을 아껴서 봉사를 하는 것이 즐거운 거죠.”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의 봉사를 손가락질 하는 이들도 있다. 왜 그렇게 미련하게 사느냐고, 왜 늙어서까지 고생하느냐는 식이다. 민옥기 씨는 개의치 않았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니 후회는 하지 않겠다고.
“가끔 차에서 무거운 음식을 내릴 때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때가 있어요. 옆에 도와주는 사람도 없으니 두렵고 떨리죠. 그런데도 봉사를 하는 이유, 원동력은…글쎄요, 저도 아직 발견 못했어요. 그냥 즐거운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군포시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는 매달 월세가 나가는 통장을 보면서 한숨을 쉬는 여전한 생활인이다. 그래도 봉사가 신나고 즐겁기에, 삶의 유일한 낙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는 민옥기 씨. 자신처럼 마음이 공허한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봉사를 시작해보라고, 진심어린 눈빛으로 권했다.
“동네나 아파트단지에서 행사가 있잖아요. 그럼 한 번 그냥 나가보세요. 가서 보면서 일을 조금씩 거들어 주다 보면 그 세계가 보이거든요. 그 사람들과 연결되다보면 재미있고 신나는 일들이 많을 거예요. 봉사는 그런 재미로 하는 거죠.(웃음)”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