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충청포럼 경기남부지부 김계현 지회장]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한 봉사자가 지역 리더죠”

[충청포럼 경기남부지부 김계현 지회장]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한 봉사자가 지역 리더죠”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지역 향우회 활동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포럼이라고 하면 낯설고 생소한 조직 같다. 하지만 김계현 지회장은 지역 발전을 위한 모임 형태가 향우회에서 포럼으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충청포럼은 의식 있는 사람들이 모여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는 전국 단위 조직이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초대 운영위원이었고, 전·현직 시장과 대학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는 탄탄한 봉사단체인 셈. 경기남부지부 활약하는 김계현 지회장에게 포럼의 속내에 대해 들어보았다.

친목 위주 모임 탈피해 ‘공부하는 봉사조직’
충청포럼은 정계, 재계를 아울러 유력한 명사들이 참여하는 봉사조직이다. 황우석 박사, 이소연 박사 등 국가 발전을 위해 공헌하는 이들을 후원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조직력이 탄탄하고, 전국 각지에 정보력과 인맥을 갖춘 단체인 셈.
충청도에 유치한 과학비즈니스벨트 역시 충청포럼의 배후 노력이 컸다. 보통 사람들은 과학 비즈니스 벨트라고 하면 그냥 사업 따내기 식으로 생각하지만, 김계현 지회장 말에 따르면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이 달린 중요한 문제”다. 신소재 기술을 활용한 각종 IT, BT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과 국가경제 발전을 이끌어가는 게 목표다.
인맥과 정보, 지식을 활용해 지역 발전을 주도하는 충청포럼은 향우회와는 조금 다른 조직이다. 나이 제한이 있고 활동 범위도 다른데다, 가입 조건도 꽤 까다롭다. 김계현 지회장은 “이제는 친목 위주의 단합을 벗어나서 개인이 가진 힘을 합쳐 지역과 나라 발전을 위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충청포럼은 그야말로 ‘소리 없이’ 봉사하는 단체다. 매년 안양과 의왕, 과천 지역 학생들에게 5천만 원씩 장학금을 지급하고, 수해 복구가 나면 버스 여러 대를 동원해서 봉사 현장에 투입된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는 버스 16대를 동원해서 현장으로 갔다. “공부하며 봉사하는 의식 있는 단체”를 목표로 매년 대학교수를 초청해 정기적으로 공부를 하고, 가을에는 KBS공개홀을 빌려 청소년을 위한 열린음악회를 열고 있다.
전국 조직망 바탕으로 소리 없이 봉사
“전국 곳곳에 숨은 행정적인 취약점을 발견해서 봉사로 연결시키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군청에 가면 창고에 쌀이 천장까지 닿아 있는 곳도 있는데, 나눠줄 곳이 없어서 썩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그걸 풀어다가 생필품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한테 전달해주고 있죠.” 수해 복구 지역에는 고추장, 된장 수십 통을 사들고 가고, 버려진 옷을 수거해 세탁해서 나눠주고 있다. 시청에서 쓰레기봉투를 받아 관내 환경정화활동을 벌이는 것도 충청포럼의 몫. 산에서 모인 쓰레기를 수거한 뒤, 전체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좌담회를 열기도 한다.
“운영위원 80명이 다 그렇게 봉사하는 사람들입니다. 대학교수나 차관급 되는 분들이 팔 걷고 청소하는 모습을 떠올려보세요. 충청포럼이 사회 각계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도, 말보다 실천으로 보여주는 모습 때문일 겁니다.”
회원 중 한 명이 애경사를 당하면 관광버스를 불러서 단체로 방문한다는데, 활동 역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작년과 올해에는 독거노인들을 위한 집 고쳐주기 활동을 했는데, 관내 60여 가구가 충청포럼의 도움을 받았다.
“아파트 단지에 버려진 가구 중에서 정말 깨끗하고 쓸 만한 것은 달라고 해서 독거노인들한테 갖다 줍니다. 누가 보면 괜한 일 하는 것 같고 그런데, 봉사를 받는 노인 분들은 고맙다고 인사를 몇 번씩이나 해요. 그러니 정말 소리 없이 봉사하고 있는 조직이라고 볼 수 있죠.”
“봉사는 행정비용 줄여주는 값진 일”
김계현 지회장은 1분 1초가 바쁜 사람 같았다.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전화벨이 수시로 울렸고, 마침 어머니가 의왕 선병원에 입원하느라 하루 종일 진땀을 흘렸다고. 그는 안양교차로와도 인연이 깊다. 그가 개발한 화목보일러 홍보를 하느라, 지난해 56개 지역에 광고를 냈다고 한다. 나무를 태워 기름 값으로 고민하는 시골 사람들을 도와주자고 시작했던 일인데 아쉽게도 성공하지는 못했다. 자세히 말하기는 꺼려했지만, 그는 알루미늄 파이프를 생산하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앞으로 저희 후세대는 풍부한 지식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지역사회를 리드하는 봉사자가 많이 나올 겁니다. 그런데 머리만 써서 필요한 곳에 물품이나 돈을 주는 게 아니라, 몸으로 뛰는 봉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어르신들한테 쌀 사라고 후원금 주면, 중국음식 시켜서 대포 한잔 먹고 말아버립니다. 그래서 쌀과 고추장, 된장 사들고 가서 냉장고도 치워주고 그런 일을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거죠.”
김계현 지회장은 “애써 흘린 땀방울이 보람 있을 때 봉사하는 행복을 느낀다”며 “봉사는 단순히 몸으로 때우는 활동이 아니라 대형 사고를 막고 행정비용을 줄여주는 값진 일”이라고 말했다.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