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자유총연맹여성회 서동춘 회장 “평범한 주부가 정당인으로 바뀐 사연은요”

자유총연맹여성회 서동춘 회장 “평범한 주부가 정당인으로 바뀐 사연은요”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서동춘 회장은 91년부터 정당 생활을 10년 넘게 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그가 우연한 계기를 통해 정치인 부인을 수행하고, 조직 관리를 한 경험은 낯설면서도 새로운 것이었다. 오랫동안 정계를 봐오면서 그가 느꼈던 점은 “정치는 실천이 결여된 분야”라는 것. 그가 자유총연맹 여성회에 회장을 맡은 이유 또한 ‘실천이 뒤따르는 봉사직’이기 때문이다. 서동춘 회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실천으로 봉사하는 사람이 진짜”라면서 “안양시는 봉사를 통해서만 보람 있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공약 남발하는 정치인들 매력 없어
서동춘 회장이 정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새누리당이 민자당이었던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에서 일하던 그는 지인이 소개로 민자당으로 일터를 옮긴 뒤, 조직 관리를 거들면서 정치인 후보자 수행 역할을 맡았다. 선거 캠프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기에 현대 정치사를 지근거리에서 바라본 증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치라는 것은 한 마디로 매력이 없는 것 같아요. 정의롭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들이 너무 많죠. 실천하지 못할 공약을 남발하는 걸 보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죠. 저는 최소한 정치인이라면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성 시의원으로서 영입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모두 거절한 것도 그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너무 대쪽 같다고, 교과서형 인간이라고 나무라기도 하지만 성격인 걸 어쩌나. 그래서 그는 기왕에 지역사회를 위해 일을 할 바에야, 사람을 가슴으로 만나고 결심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봉사를 선택한 것이다.
“호계3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부녀회 활동을 하면서 봉사의 매력은 예전부터 알았죠. 예전에는 내 이웃, 우리 동네만 알았는데 정당에서 나오고 나니까 안양시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되더군요.”
이념 떠나 안양시민 행복하게 만드는 일
자유총연맹 여성회는 총 52명의 회원으로 이뤄져 있다. 안양 만안구청 바로 옆에 ‘아나바다’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석수동에 있는 노인전문요양원에 급식봉사를 나가는 등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요새는 학교폭력이 극심해 매주 토요일마다 학교 주변을 순찰하면서 방범 활동에도 열심이다.
“자유총연맹 여성회는 안양시에서도 아주 중요한 단체입니다. 여성단체협의회에서도 조직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이념단체지만, 정파를 떠나서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면 늘 앞장서려고 합니다.”
서동춘 회장은 북한 이탈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도 하고 있다. 6월에는 ‘북한음식바자회’라는 색다른 행사를 진행했다. 자유공원에서 음식 바자회를 열어 거둔 수익금은 소외계층을 위한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서동춘 회장은 “북한음식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음식도 소개하고 어려운 이웃도 돕는 뜻 깊은 행사”라며 “1천여 명의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자유총연맹의 활동을 홍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봉사는 사람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것”
서동춘 회장에게 봉사는 “사람을 만나서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며 언제 어디에서 누구를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내 모습을 보는 시대기 때문에 더욱 낮은 마음으로 봉사를 하게 된다고.
“누구나 이해득실을 생각하잖아요. 경험이 많고 나이가 들수록 더 그런데, 자유총연맹은 이해득실을 따지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들이 행복한 일을 하려고 합니다. 물질적 여유가 아닌,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봉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 같아요.”
경남 함양이 고향인 서동춘 회장은 안양에 온 지 30년이 되었다. “봉사는 가정이 편안해야 할 수 있다”는 걸 느끼고, 자녀와 남편 뒷바라지를 해오다 ‘사람’을 잘 만나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봉사만 하는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던 보수적인 남편도, 지금은 한결같이 헌신하는 모습에 격려를 해주고 있다고.
“인생은 적절한 시기에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변화를 겪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아이들을 다 키우고 바깥 활동을 해보려는 시기에 좋은 사람을 만났거든요. 시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진 거죠. 자유총연맹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던 제가 덜컥 회장이 된 것도 다 사람과의 인연에서 비롯된 거라고 생각해요.”
서동춘 회장은 “봉사는 돈으로, 몸으로, 재능으로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회”라며 “봉사의 때와 시기를 기다리면 봉사를 진심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