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윤여복 씨 “돈 버는 것보다 힘들지만 훨씬 행복하죠”
자원봉사자 윤여복 씨 “돈 버는 것보다 힘들지만 훨씬 행복하죠”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윤여복 씨에게 봉사는 살아가는 과정이요, 노년에 되돌려 받는 품앗이 같은 것이다. 결코 넉넉해서 베풀어주는 것이 아닌, 작은 것을 나누는 봉사를 통해 그는 부모로서의 본보기와 아내로서의 섬김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윤여복 씨는 우리 주변에서 이유 없이 자신의 물질을 조금씩 나누고 사는 사람야말로 진정한 숨은 봉사자라고 말한다.
오십견 앓으면서 4년째 목욕 봉사
윤여복 씨는 수리장애인복지관에서 매주 두 번씩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목욕을 거들어주고 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하루 평균 20여 명의 노인들이 그에게 몸을 맡긴다. 웬만한 체력 갖고는 엄두도 나지 않을 텐데, 그 자신 역시 오십견을 앓고 있으면서도 4년째 봉사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어요. 젊을 때부터 부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자격증을 따고 복지관에서 모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연히 목욕 봉사 제안을 받게 된 거예요. 나 역시 나이를 먹을 텐데, 그쯤 못하겠나 싶어서 시작한 게 벌써 이렇게 됐네요.”
젊을 때부터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월급쟁이 남편의 넉넉지 못한 생활 속에서 두 아들을 키우며, 그는 남에게 무언가를 늘 주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빵 한 조각이 있다면 혼자 다 먹어도 되지만, 반으로 쪼개 남에게 주면 그 반쪽만큼의 값어치가 돌아온다고 믿는 사람. 윤여복 씨는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소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돈을 더 벌면 물론 물질에는 여유가 생길 거예요. 하지만 봉사는 돈 버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상대가 보상을 해주는 게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그렇게 노력한 만큼이 값어치는 반드시 내게 돌아와요.”
사는 데 돈보다 중요한 건 ‘봉사 정신’ 아닐까요?
자식 없이 혼자 사는 노인들이 복지관 목욕탕을 찾는다. 혼자서 몸을 닦을 수 없으니, 몸에서 냄새가 나는 건 당연지사. 게다가 비가 오는 날이면, 어떤 노인은 출입문을 밀고 들어올 때부터 악취가 진동하기도 한다. 아무리 봉사라지만, 그런 노인들의 알몸을 닦아주는 일에 누가 선뜻 나설 수 있을까.
“목욕 한 번 오는데 1,500원이거든요? 그거 아끼려고 목욕탕에 안 오는 어르신도 많아요. 그럼 제가 그래요. 엄마, 엄마한테 냄새 지금 많이 나. 나는 괜찮은데 엄마가 이렇게 몸 깨끗이 안 닦으면, 사람들이 아들 딸 욕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돈 아끼지 말고 일주일에 두 번씩만 와. 내가 몸 깨끗하게 닦아 드릴게.”목욕이 끝나면 따듯한 차 한 잔을 대접하고 몸을 덥혀준다. 가끔은 집에서 만든 반찬을 가져와 조금씩 나눠드리기도 한다. 어르신들이 딸보다 윤여복 씨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이유가 다 있었다.
“뭐랄까, 되게 안쓰러워요. 추운 날 허리 꼬부라진 분들이 먼데까지 와서 목욕하려고 고생하고…. 차 한 잔 대접하면 그게 그렇게 또 좋아서 웃으시고…. 그런 걸 보면서 제가 더 많이 배우죠. 살면서 돈이 전부가 아니구나, 하는. 돈도 있어야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봉사정신’이구나, 하는 마음 말이에요.”
오십견 앓으면서 4년째 목욕 봉사
윤여복 씨는 수리장애인복지관에서 매주 두 번씩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목욕을 거들어주고 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하루 평균 20여 명의 노인들이 그에게 몸을 맡긴다. 웬만한 체력 갖고는 엄두도 나지 않을 텐데, 그 자신 역시 오십견을 앓고 있으면서도 4년째 봉사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어요. 젊을 때부터 부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자격증을 따고 복지관에서 모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연히 목욕 봉사 제안을 받게 된 거예요. 나 역시 나이를 먹을 텐데, 그쯤 못하겠나 싶어서 시작한 게 벌써 이렇게 됐네요.”
젊을 때부터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월급쟁이 남편의 넉넉지 못한 생활 속에서 두 아들을 키우며, 그는 남에게 무언가를 늘 주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빵 한 조각이 있다면 혼자 다 먹어도 되지만, 반으로 쪼개 남에게 주면 그 반쪽만큼의 값어치가 돌아온다고 믿는 사람. 윤여복 씨는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소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돈을 더 벌면 물론 물질에는 여유가 생길 거예요. 하지만 봉사는 돈 버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상대가 보상을 해주는 게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그렇게 노력한 만큼이 값어치는 반드시 내게 돌아와요.”
사는 데 돈보다 중요한 건 ‘봉사 정신’ 아닐까요?
자식 없이 혼자 사는 노인들이 복지관 목욕탕을 찾는다. 혼자서 몸을 닦을 수 없으니, 몸에서 냄새가 나는 건 당연지사. 게다가 비가 오는 날이면, 어떤 노인은 출입문을 밀고 들어올 때부터 악취가 진동하기도 한다. 아무리 봉사라지만, 그런 노인들의 알몸을 닦아주는 일에 누가 선뜻 나설 수 있을까.
“목욕 한 번 오는데 1,500원이거든요? 그거 아끼려고 목욕탕에 안 오는 어르신도 많아요. 그럼 제가 그래요. 엄마, 엄마한테 냄새 지금 많이 나. 나는 괜찮은데 엄마가 이렇게 몸 깨끗이 안 닦으면, 사람들이 아들 딸 욕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돈 아끼지 말고 일주일에 두 번씩만 와. 내가 몸 깨끗하게 닦아 드릴게.”목욕이 끝나면 따듯한 차 한 잔을 대접하고 몸을 덥혀준다. 가끔은 집에서 만든 반찬을 가져와 조금씩 나눠드리기도 한다. 어르신들이 딸보다 윤여복 씨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이유가 다 있었다.
“뭐랄까, 되게 안쓰러워요. 추운 날 허리 꼬부라진 분들이 먼데까지 와서 목욕하려고 고생하고…. 차 한 잔 대접하면 그게 그렇게 또 좋아서 웃으시고…. 그런 걸 보면서 제가 더 많이 배우죠. 살면서 돈이 전부가 아니구나, 하는. 돈도 있어야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봉사정신’이구나, 하는 마음 말이에요.”
“봉사는 노후를 위한 품앗이예요”
자원봉사자라는 게 그렇다. 웬만한 사람들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고, 진실한 마음이 없다면 오래 지속할 수도 없다. 내 몸이 힘들고 피곤해도 해야 하는 게 봉사라면, 윤여복 씨는 한 발 더 나아가 “봉사는 노후를 생각한 품앗이”라고 말했다.
“나도 나중에 나이가 들 거 아니에요. 애들 다 독립하고 몸이 아픈데, 남편도 없다면 저도 복지관 와야지 별 수 있어요? 그 때 저 같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을 거 아니냐고요. 지금 이렇게 봉사를 해놓으면 그때 가서 조금은 덜 미안해질 수 있잖아요.”
봉사는 웃음소리가 없던 가정을 화목하게 만들어준 힘이기도 하다. 봉사를 시작한 이후로 마음이 밝아져 남편에게 자녀들에게 더 다정해졌다는 윤여복 씨. 주변에서는 ‘돈이나 벌지 왜 봉사를 공짜로 해주고 다니느냐’고 묻지만, 그를 응원해주는 자녀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봉사를 하지 않았다면 자식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었을까’하는 마음이 든다고 한다.
“애들이 그래요. 엄마, 할머니들이랑 같이 집에 와서 밥 해 먹어. 그럼 엄마도 한 숟갈은 더 먹을 거 아냐. 엄마는 그동안 고생했기 때문에 그 정도 권리는 있어. 우리는 봉사하는 엄마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남편 역시 그의 설득에 넘어가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닌다고 한다. 봉사로 사회공헌은 물론 가정의 평화도 이뤘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윤여복 씨는 “어르신들이 목욕하러 올 때는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왔다가 목욕이 끝나면 천사 같은 모습으로 돌아간다”며 “그 분들의 생활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취재 오혜교 기자
자원봉사자라는 게 그렇다. 웬만한 사람들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고, 진실한 마음이 없다면 오래 지속할 수도 없다. 내 몸이 힘들고 피곤해도 해야 하는 게 봉사라면, 윤여복 씨는 한 발 더 나아가 “봉사는 노후를 생각한 품앗이”라고 말했다.
“나도 나중에 나이가 들 거 아니에요. 애들 다 독립하고 몸이 아픈데, 남편도 없다면 저도 복지관 와야지 별 수 있어요? 그 때 저 같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을 거 아니냐고요. 지금 이렇게 봉사를 해놓으면 그때 가서 조금은 덜 미안해질 수 있잖아요.”
봉사는 웃음소리가 없던 가정을 화목하게 만들어준 힘이기도 하다. 봉사를 시작한 이후로 마음이 밝아져 남편에게 자녀들에게 더 다정해졌다는 윤여복 씨. 주변에서는 ‘돈이나 벌지 왜 봉사를 공짜로 해주고 다니느냐’고 묻지만, 그를 응원해주는 자녀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봉사를 하지 않았다면 자식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었을까’하는 마음이 든다고 한다.
“애들이 그래요. 엄마, 할머니들이랑 같이 집에 와서 밥 해 먹어. 그럼 엄마도 한 숟갈은 더 먹을 거 아냐. 엄마는 그동안 고생했기 때문에 그 정도 권리는 있어. 우리는 봉사하는 엄마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남편 역시 그의 설득에 넘어가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닌다고 한다. 봉사로 사회공헌은 물론 가정의 평화도 이뤘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윤여복 씨는 “어르신들이 목욕하러 올 때는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왔다가 목욕이 끝나면 천사 같은 모습으로 돌아간다”며 “그 분들의 생활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