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전문가 김재훈 씨 “진짜 복지는 현실 제도 바로잡는 것이죠”
사회복지전문가 김재훈 씨 “진짜 복지는 현실 제도 바로잡는 것이죠”
by 안양교차로 2013.07.12
김재훈 씨는 현재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선거후보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직접 정치에 뛰어든 건 아니다. 안양 토박이로서, 지역 사회복지 제도를 개선해줄 수 있는 후보를 발견했다는 믿음에서 조직부장으로 일을 거들어주고 있는 것. 몇 해 전 정치에 손을 댔던 적도 있지만, 후보 선출 과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사회복지전문가인 그에게 정치란 현실의 제도와 틀을 바꿔주는 힘이다. 김재훈 씨는 “복지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입장이 다른데 현재의 복지시스템은 이러한 인식 차를 해결해주지 못한다”며 “아이들이 더 나은 복지제도를 누릴 수 있도록 현장에서 발 벗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회사 직원에서 복지 아동센터장이 되기까지
김재훈 씨는 그동안 관양동 체육회장을 역임한 부친의 뒤를 이어 지역사회에서 많은 봉사를 했다. 관양동 체육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청년회장에 이어 현재는 한국자유총연맹 경기도협회 청년부회장을 맡고 있다. 봉사는 그에게 살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온 습관과도 같다.
처음부터 봉사를 했던 건 아니다. 보험회사의 대물보상과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일하던 그는 97년 IMF가 터지면서 회사를 나왔다. 퇴직 후 현수막 업체를 창업했는데, 곧 아내에게 맡기고 그는 복지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청년회장을 하면서 함평 지역에 자원봉사를 간 적이 있어요. 근데 저보다 앞서 가셨던 분들이 축사가 무너지는 바람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죠. 그런데 봉사를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아무런 제도적 지원이 없었어요. 그게 너무 답답하고 충격적이었죠. 어쩌면 내가 그 사고를 당할 수도 있었던 건데…. 그때 봉사자들을 직접 도와야겠다고 결심했어요.”김재훈 씨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건 2006년 무렵. 그러나 자격증 취득은 시작에 불과했다. 실제 복지 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과정을 거쳤다. 2009년에는 비산3동의 ‘1318해피존 해밀지역아동센터’에 시설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김재훈 씨는 그동안 관양동 체육회장을 역임한 부친의 뒤를 이어 지역사회에서 많은 봉사를 했다. 관양동 체육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청년회장에 이어 현재는 한국자유총연맹 경기도협회 청년부회장을 맡고 있다. 봉사는 그에게 살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온 습관과도 같다.
처음부터 봉사를 했던 건 아니다. 보험회사의 대물보상과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일하던 그는 97년 IMF가 터지면서 회사를 나왔다. 퇴직 후 현수막 업체를 창업했는데, 곧 아내에게 맡기고 그는 복지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청년회장을 하면서 함평 지역에 자원봉사를 간 적이 있어요. 근데 저보다 앞서 가셨던 분들이 축사가 무너지는 바람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죠. 그런데 봉사를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아무런 제도적 지원이 없었어요. 그게 너무 답답하고 충격적이었죠. 어쩌면 내가 그 사고를 당할 수도 있었던 건데…. 그때 봉사자들을 직접 도와야겠다고 결심했어요.”김재훈 씨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건 2006년 무렵. 그러나 자격증 취득은 시작에 불과했다. 실제 복지 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과정을 거쳤다. 2009년에는 비산3동의 ‘1318해피존 해밀지역아동센터’에 시설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불량 학생’에 대한 편견이 아이들을 망친다
“기초수급자 가정부터 차상위계층 등 해체가정의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제가 할 일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이런 아이들을 무조건 불량 학생으로 보는 시선이 답답했죠. 엄마 아빠가 다 일하러 갔으니 집에서 아이들이 나쁜 쪽으로 빠질 위험이 있지 않겠어요?”
울상인 아이들이 센터에 들어와 웃고 지내다가 집에 돌아가는 모습에 센터장으로서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는 김재훈 씨. 센터가 단순히 아이들이 시간을 때우는 공간이 아닌, 사랑과 웃음을 되찾는 공간으로서 기능한다는 사실은 그를 크게 고무시켰다. 그는 오랫동안 안양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으면서 알게 된 다양한 지역 인프라를 활용,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쌀을 보내주거나 중소기업을 유치해 후원금을 연결해줬다. 얼마 전에는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와 연계해 관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한 번은 센터에 온 친구가 자꾸만 눈을 찡그리기에 왜 그러냐고 했더니, 안경이 잘 안 보인다는 거예요. 사정을 들어보니 언니가 쓰던 안경을 물려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기가 막혀서 안경점 하는 친구한테 데리고 갔어요. 안양에는 아직도 이런 아이들이 참 많은데, 제가 할 일이 줄어들겠어요?”
“사회복지사 초봉 90만 원, 말이 됩니까?”
그가 하는 일은 대개가 ‘무보수 자원봉사’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는 거니까 돈은 안 받는다”는 게 김재훈 씨 설명이다. 돈 없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주고, 가정형편 어려운 아이들 일일이 챙겨주는 게 그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저는 아이들한테 그 대가를 충분히 받아요. 돈은 아니고 ‘느낌’이죠. 아이들을 도와주고 나면 굉장히 기분이 좋거든요. 아이들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예요. 예전 같으면 꿀밤 한 대 맞고 끝날 비행도 요즘은 다 법의 이름으로 심판을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너무 가혹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 아이들에게도 저 같은 변호사가 필요한 거죠(웃음).”
이쯤 되면 그가 정치인을 돕는 것도 이해가 조금 갈 법하다. 지방 선거를 중앙정치의 발판으로 삼는 정치인이 아니라, 비산3동과 안양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진짜 일꾼을 알아봤다는 그는 “복지적 마인드로 안양의 사회복지제도를 혁신시켜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양에서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점이요? 당연히 사회복지사들 처우 개선이죠. 현재 사회복지사 초봉이 월 90만 원이에요. 대학원까지 나와서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이 최저임금을 약간 웃돈을 받고 있으니 말이 됩니까? 사회적으로 낮은 대우를 받으면서 청소년들에게 행복하라고 말할 수 있는 교사, 몇이나 될까요?”
김재훈 씨는 자원봉사는 남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함으로 행복해지는 것이라며 “봉사를 통해 행복한 기분을 주변에 더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취재 오혜교 기자
“기초수급자 가정부터 차상위계층 등 해체가정의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제가 할 일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이런 아이들을 무조건 불량 학생으로 보는 시선이 답답했죠. 엄마 아빠가 다 일하러 갔으니 집에서 아이들이 나쁜 쪽으로 빠질 위험이 있지 않겠어요?”
울상인 아이들이 센터에 들어와 웃고 지내다가 집에 돌아가는 모습에 센터장으로서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는 김재훈 씨. 센터가 단순히 아이들이 시간을 때우는 공간이 아닌, 사랑과 웃음을 되찾는 공간으로서 기능한다는 사실은 그를 크게 고무시켰다. 그는 오랫동안 안양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으면서 알게 된 다양한 지역 인프라를 활용,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쌀을 보내주거나 중소기업을 유치해 후원금을 연결해줬다. 얼마 전에는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와 연계해 관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한 번은 센터에 온 친구가 자꾸만 눈을 찡그리기에 왜 그러냐고 했더니, 안경이 잘 안 보인다는 거예요. 사정을 들어보니 언니가 쓰던 안경을 물려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기가 막혀서 안경점 하는 친구한테 데리고 갔어요. 안양에는 아직도 이런 아이들이 참 많은데, 제가 할 일이 줄어들겠어요?”
“사회복지사 초봉 90만 원, 말이 됩니까?”
그가 하는 일은 대개가 ‘무보수 자원봉사’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는 거니까 돈은 안 받는다”는 게 김재훈 씨 설명이다. 돈 없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주고, 가정형편 어려운 아이들 일일이 챙겨주는 게 그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저는 아이들한테 그 대가를 충분히 받아요. 돈은 아니고 ‘느낌’이죠. 아이들을 도와주고 나면 굉장히 기분이 좋거든요. 아이들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예요. 예전 같으면 꿀밤 한 대 맞고 끝날 비행도 요즘은 다 법의 이름으로 심판을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너무 가혹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 아이들에게도 저 같은 변호사가 필요한 거죠(웃음).”
이쯤 되면 그가 정치인을 돕는 것도 이해가 조금 갈 법하다. 지방 선거를 중앙정치의 발판으로 삼는 정치인이 아니라, 비산3동과 안양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진짜 일꾼을 알아봤다는 그는 “복지적 마인드로 안양의 사회복지제도를 혁신시켜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양에서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점이요? 당연히 사회복지사들 처우 개선이죠. 현재 사회복지사 초봉이 월 90만 원이에요. 대학원까지 나와서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이 최저임금을 약간 웃돈을 받고 있으니 말이 됩니까? 사회적으로 낮은 대우를 받으면서 청소년들에게 행복하라고 말할 수 있는 교사, 몇이나 될까요?”
김재훈 씨는 자원봉사는 남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함으로 행복해지는 것이라며 “봉사를 통해 행복한 기분을 주변에 더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