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한샘인테리어 이천하 사장 “요새 학교폭력 문제라고요? 봉사에 답이 있어요”

한샘인테리어 이천하 사장 “요새 학교폭력 문제라고요? 봉사에 답이 있어요”

by 안양교차로 2013.07.12

이천하 사장은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면서 청소년 선도위원으로 봉사하고 있다. 법무부 소속 범죄예방위원으로 확정판결을 받은 학생들을 검사에게 인수받아 1년 동안 면담과 지도를 해주는 일이다. 그러면서 안양시 민주평통자문위원회 분과위원장으로 탈북민들을 돕는 일도 겸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 바르게살기운동위원 등 나열하자면 꽤 많은 직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는 도무지 티를 안 내는 사람이다. 이천하 사장은 “안양에는 여전히 대가를 바라는 봉사자들이 너무 많다”고 일침을 놓았다.
진심으로 봉사하면 아이들도 바뀐다는 ‘믿음’
경남 합천 출생인 그는 83년 결혼과 동시에 안양에 정착했다. 인테리어는 평생의 업이라고 생각해 22년째 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일찍부터 지역 일이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특히 청소년 선도 활동에 열의를 갖고 있다.
“이런 저런 봉사를 다 해봤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봉사가 가장 보람 있더라고요. 아직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이라서인지 마음을 전하면 태도가 바뀌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범죄예방위원으로 매달 청소년을 만나 상담을 해주는 그는 봉사를 하기 위해 1년 동안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기도 했다. 평소 워낙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시내 순찰을 돌 때마다 불량 청소년들을 보면 청소년선도위원증을 꺼내든다.
“우리나라가 바로 서려면 기초가 튼튼해야 합니다. 어른들이 백날 잘하면 뭐합니까? 요새 학교 폭력으로 매스컴에 나오는 기사들 보세요. 젊은 학생들 나쁜 짓할 때마다 어른들이 적극 나서줘야 합니다.”
물론 만만치 않은 일이다. 길거리에서 버젓이 흡연을 하는 학생을 제재할라치면, ‘당신이 뭔데 끼어드냐’며 해코지하는 게 요즘 아이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봉사하다보니, 사소한 일 하나에 감정이 좌우되지 않을 만큼 그도 충분히 노련해졌다.
이름 내세우지 않아야 진짜 봉사라는 ‘윤리’
“범계동에 사는 한 한생을 1년 동안 만난 적이 있어요. 만날 때마다 밥도 사주고 가끔 용돈도 주고 그랬죠. 이상하게 정이 더 갔는데, 얼마 안 있다가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서 자기 진로를 정하더라고요. 참 대견하죠. 지금도 그 애 부모들이 명절 되면 고맙다고 선물 보내오고 그래요.”
편부, 편모 아래서 자란 학생들의 마음의 그늘이 어떤지, 그는 짐작으로 헤아린다. 제 길로 돌려놓으면 자꾸만 엇나가는 학생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넉넉한 그의 마음. 다행히 선도위원으로 활동한지 4~5년이 지난 요즘엔, 뒤늦게 철이 들어 그에게 연락이 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사업을 하면서 봉사를 겸하기 쉽지 않을 텐데도, 이천하 사장은 독거노인 2명을 돌보는 일도 맡고 있다. 비록 자주 찾아뵙지는 못해도, 추석과 설이면 잊지 않고 쌀과 생필품을 사다준다. 지역봉사를 15년째 하다 보니 주민자치위원 범죄예방 선도위원 등 다양한 일들을 맡게 됐다. 현재는 안양시 민주평통자문위원회 분과위원장을 맡아 북한이탈주민을 돌보는 일도 하고 있다.
“정치를 할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는 뭐 그렇게 하는 일이 많으냐고 묻는데, 이름 내세우는 것보다 실은 다 봉사랑 연관된 거예요. 뭐, 집사람이랑 가족들은 당연히 이해를 잘 못하죠. 돈 되는 일은 아니니까요, 하하.”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는 ‘사랑’
봉사를 오래 했지만 지금도 아이들을 옳은 길로 인도한다는 보람만큼은 변함없다고 한다. 안양에 오래 살다보니 지역에 대한 애착도 더 강해졌다. 매달 시내를 순찰하기도 하고 동네에서는 꽃 가꾸기 활동 같은 정화 봉사도 계속하고 있다.
“아이들이요, 훗날 크면 ‘저 분이 그때 그런 봉사를 하셨지’라고 기억하면서 자기 인생의 목표를 찾는다니까요. 미래의 일꾼들의 머릿속에 봉사를 심어주는 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이에요. 이건 돈 주고도 못 바꿔요.”
평생 한 길만 걸었지만 사업이란 게 경기를 타다보니 마냥 넉넉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잘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청소년들에게 모범이 될 거라고 그는 믿는다. 이천하 사장은 “청소년 봉사를 하는 오래 하다 보니 자식들과 대화가 잘 되는 장점이 있다”며 “행동으로 보여주니까 저절로 가정교육이 된다”고 설명했다.
“봉사는 절대로 대가를 갖고 하면 안 됩니다. 능력이 되는 만큼만 해야지. 지금도 주변에서 보면 대가를 갖고 봉사하는 분들 참 많아요. 나한테 누가 상장 하나 안 주나, 이런 마음 갖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봉사자가 아닙니다.”

취재 오혜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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