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의료원 느림보 봉사단 엄태진 팀장 “쓰레기 청소봉사 한 뒤로 부녀회장님 존경하게 됐죠”
한림대학교의료원 느림보 봉사단 엄태진 팀장 “쓰레기 청소봉사 한 뒤로 부녀회장님 존경하게 됐죠”
by 안양교차로 2013.07.09
엄태진 팀장은 한림대학교의료원 적정진료관리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병원 내 느림보 봉사단을 처음 꾸린 이후, 실제 기업 사회공헌팀으로 안양시 관내 기업들과 연계 봉사를 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몸으로 직접 봉사를 해보니 쉽지 않더라”고. 하지만 “직접 해보니 봉사만큼 보람 있는 게 없었다”고 말하는 그의 유쾌한 봉사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기업봉사는 눈 가리고 아웅 한다?…진정성 몰라주면 서운하죠
기업봉사는 눈 가리고 아웅 한다?…진정성 몰라주면 서운하죠
한림대학교의료원에 봉사단이 생긴 것은 지난 2002년. 의사, 간호사, 행정직원 등이 망라된 50명의 직원들의 뜻을 뭉쳤다. 느림보 봉사단은 국토연구원, LG에릭슨, 고려개발 등 관내 9개 업체가 참여하는 ‘기업연대봉사팀’의 일원이다. 보육원과 양로원 등을 중심으로 의료봉사를 시작한 엄태진 팀장은 봉사 초기, 수혜자와 봉사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잡는 게 숙제였다.
“사실 간호사들이나 의사들은 평일에 시간 빼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본인이 봉사를 하고 싶어도 근무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시기별로 봉사자들이 많아졌다가 썰물처럼 또 빠져나가는 과정이 있어요. 또 기업봉사의 경우 정말 나서야 하는 일인지 아닌지 애매한 경우가 많죠.”
기업봉사라고 하면 흔히 업체이름을 내걸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라는 편견을 깨기도 만만찮은 일이다. 수요처를 직접 찾아 나서기 위해 각 자치구별 동사무소를 방문, “정말 어려운 사람을 한 사람씩만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도 담당 공무원의 협조를 얻는 일이 어려웠다고.
“혜택이 일부에게 집중되는 게 가장 문제더라고요. 이미 다른 곳에서 후원을 받는 아이를 또 도와줄 필요는 없잖아요. 그래서 가만히 기다리기보다 발 벗고 나선 건데 도움을 주는 일도 참 뜻대로 되진 않더라고요.”
집집마다 찾아가는 의료 봉사로 ‘인기 스타’
이런 적응 과정을 거쳐 현재는 안양시자원봉사센터와 연계돼 수요처를 효과적으로 찾아가고 있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이면, 자원봉사 파도타기를 통해 봉사단원들이 관내 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를 하고 돌아온다. 엄태진 팀장은 “봉사자들을 오랫동안 봐오다 보니 안양시만큼 봉사지원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비단 관내 봉사만 다니는 것은 아니다. 평창, 태안 등 수해지역을 방문해 의료봉사를 하기도 한다. 보통 의료봉사단이라고 하면 천막을 치고 현수막을 걸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만 엄태진 팀장은 이런 형식을 바꿨다. 아픈 환자에게 거점 지역까지 오라고 하면 불편하니, 직접 찾아가자는 게 그의 아이디어였다.
“저희 봉사팀은 마을 하나를 정해 5박 6일 동안 머물면서 집집마다 찾아갑니다. 다녀보니 몸이 아파서 거동을 못하는 지역 주민들이 생각 외로 많더라고요. 의료팀이 직접 방문하면 다들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봉사를 하러 온 입장이라고 해서 ‘천막 차릴 테니 오라’고 하는 건 너무 오만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병원 측에서도 봉사단의 대외적인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봉사를 통해 직원들의 마음이 고취되고 병원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으니 권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엄태진 팀장은 “신입직원들 연수교육을 갔다가 봉사를 하고 돌아온 적도 있다”며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자세야말로 의료인의 기본이라는 걸 몸소 체험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사실 간호사들이나 의사들은 평일에 시간 빼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본인이 봉사를 하고 싶어도 근무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시기별로 봉사자들이 많아졌다가 썰물처럼 또 빠져나가는 과정이 있어요. 또 기업봉사의 경우 정말 나서야 하는 일인지 아닌지 애매한 경우가 많죠.”
기업봉사라고 하면 흔히 업체이름을 내걸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라는 편견을 깨기도 만만찮은 일이다. 수요처를 직접 찾아 나서기 위해 각 자치구별 동사무소를 방문, “정말 어려운 사람을 한 사람씩만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도 담당 공무원의 협조를 얻는 일이 어려웠다고.
“혜택이 일부에게 집중되는 게 가장 문제더라고요. 이미 다른 곳에서 후원을 받는 아이를 또 도와줄 필요는 없잖아요. 그래서 가만히 기다리기보다 발 벗고 나선 건데 도움을 주는 일도 참 뜻대로 되진 않더라고요.”
집집마다 찾아가는 의료 봉사로 ‘인기 스타’
이런 적응 과정을 거쳐 현재는 안양시자원봉사센터와 연계돼 수요처를 효과적으로 찾아가고 있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이면, 자원봉사 파도타기를 통해 봉사단원들이 관내 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를 하고 돌아온다. 엄태진 팀장은 “봉사자들을 오랫동안 봐오다 보니 안양시만큼 봉사지원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비단 관내 봉사만 다니는 것은 아니다. 평창, 태안 등 수해지역을 방문해 의료봉사를 하기도 한다. 보통 의료봉사단이라고 하면 천막을 치고 현수막을 걸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만 엄태진 팀장은 이런 형식을 바꿨다. 아픈 환자에게 거점 지역까지 오라고 하면 불편하니, 직접 찾아가자는 게 그의 아이디어였다.
“저희 봉사팀은 마을 하나를 정해 5박 6일 동안 머물면서 집집마다 찾아갑니다. 다녀보니 몸이 아파서 거동을 못하는 지역 주민들이 생각 외로 많더라고요. 의료팀이 직접 방문하면 다들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봉사를 하러 온 입장이라고 해서 ‘천막 차릴 테니 오라’고 하는 건 너무 오만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병원 측에서도 봉사단의 대외적인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봉사를 통해 직원들의 마음이 고취되고 병원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으니 권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엄태진 팀장은 “신입직원들 연수교육을 갔다가 봉사를 하고 돌아온 적도 있다”며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자세야말로 의료인의 기본이라는 걸 몸소 체험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봉사 많이 하는 것보다 주변에 알리는 게 더 중요해
회사에서 봉사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지만, 역시 젊은 시절에는 봉사를 모르고 살았단다. 새마을부녀회의 초록색 조끼만 봐도 “참, 유난 떨면서 이름 알리는구만”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봉사를 하면서 많이 바뀌었다고.
“몸 봉사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정말 봉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싶더라고요. 냄새나고 육체적으로 남자가 하기도 힘든 일들을 주부님들이 막…. 가정도 있으실 텐데 그렇게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 보면서 제가 요즘은 존경하는 인물이 ‘부녀회장’이라고 말하고 다닙니다, 하하.”
그는 봉사로 함께 하게 된 기업체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평소 일적으로도 만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 봉사를 가고 함께 모임을 가지면서 가족처럼 친해진 것이다. 아이들 손잡고 가족 단위로 봉사를 다니는 모습은, 그가 젊은 시절부터 꿈꿔왔던 것이기도 하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은퇴하고 나서도 봉사를 계속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봉사하면 배우는 점이 참 많거든요. 또 이렇게 신문에서 칭찬을 받으면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웃음).”
엄태진 팀장은 “봉사를 많이 하는 것보다 주변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봉사가 행복한 줄 몰라서 못 하는 사람도 많다는 게 그의 지론. 예전처럼 무거운 짐 나눠지는 힘든 봉사의 개념이 아닌,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나눔의 문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 오혜교 기자
회사에서 봉사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지만, 역시 젊은 시절에는 봉사를 모르고 살았단다. 새마을부녀회의 초록색 조끼만 봐도 “참, 유난 떨면서 이름 알리는구만”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봉사를 하면서 많이 바뀌었다고.
“몸 봉사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정말 봉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싶더라고요. 냄새나고 육체적으로 남자가 하기도 힘든 일들을 주부님들이 막…. 가정도 있으실 텐데 그렇게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 보면서 제가 요즘은 존경하는 인물이 ‘부녀회장’이라고 말하고 다닙니다, 하하.”
그는 봉사로 함께 하게 된 기업체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평소 일적으로도 만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 봉사를 가고 함께 모임을 가지면서 가족처럼 친해진 것이다. 아이들 손잡고 가족 단위로 봉사를 다니는 모습은, 그가 젊은 시절부터 꿈꿔왔던 것이기도 하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은퇴하고 나서도 봉사를 계속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봉사하면 배우는 점이 참 많거든요. 또 이렇게 신문에서 칭찬을 받으면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웃음).”
엄태진 팀장은 “봉사를 많이 하는 것보다 주변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봉사가 행복한 줄 몰라서 못 하는 사람도 많다는 게 그의 지론. 예전처럼 무거운 짐 나눠지는 힘든 봉사의 개념이 아닌,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나눔의 문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