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로즈마리봉사단 김미옥 씨 “봉사로 돈독한 친목모임 만들었죠”

로즈마리봉사단 김미옥 씨 “봉사로 돈독한 친목모임 만들었죠”

by 안양교차로 2013.06.28

천연화장품과 발마사지 강사로 활동 중인 김미옥 씨는 무척 동안이다. 비결을 물었더니 “봉사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그렇다”며 웃었다. 수강생들과의 돈독한 관계는 ‘로즈마리봉사단’의 창설로 이어졌다. 배움을 봉사로 승화시키는 향기 나는 사람, 김미옥 씨의 말을 들어보면 봉사는 낯선 타인을 서로 이웃으로 맺어주는 고마운 연결고리다.
취미에서 부업으로, 부업에서 봉사로 바뀐 발마사지
김미옥 씨가 봉사를 하게 된 계기는 안양교차로에 난 ‘발마사지 강좌’ 공고를 보고 난 이후였다. 31살에 결혼한 뒤 취미생활로 무얼 배울까 하다가 발마사지를 관심 갖게 되었다고. 97년 당시 주부들의 인기 부업 아이템으로 떠오른 발마사지를 배우러 안양YMCA에 등록했다. 이듬해부터 강사로 활동한 그는 2003년부터 만안구와 동안구 여성회관에서 강사로 활동 중이다.
단순히 강의를 하는 것을 넘어 발마사지로 봉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김미옥 씨는 수강생들과 함께 작은 봉사모임을 꾸렸다. 10여 명의 회원들이 수리장애인복지관이나 노인복지요양원 등을 돌며 발마사지를 해주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입소문을 듣고 관내 경로당이나 실버타운에서 봉사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는데, 소수의 회원들이 감당하기에는 벅찰 정도라고 한다.
“갈수록 봉사를 해달라는 곳이 많아지고 있는데, 다 못 해드리니 아쉬울 뿐이죠. 처음에는 매달 한 번씩 하다가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봉사를 가요. 안양에서 발마사지 봉사하는 분들 중에 매주 꼬박 꼬박 모이는 곳은 아마 저희가 유일할 거예요(웃음).”
의지하며 봉사하는 친목 모임…각종 봉사대회 수상 실적도
로즈마리봉사단은 회원들 간의 유대가 매우 돈독한 편이다. 쉽지 않은 봉사임에도 오랫동안 꾸준히 팀워크를 이뤄올 수 있었던 것은 김미옥 씨의 남다른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
“다행히 저랑 비슷한 분들만 모여 있는 것 같아요. 조용하면서 자기 할 일만 하는(웃음). 회원들은 대부분 40~50대로 애들 다 키우고 봉사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들이죠. 봉사 하면서 서로 의지하는 친구도 되고, 힘들 때는 고민도 털어놓으니 얼마나 좋아요?”
방학이면 관내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봉사를 나가기도 한다. 이번에도 금명중학교 학생들과 멘토와 멘티 관계로 자매결연을 맺었다. 봉사의 기쁨과 보람을 몸소 체험하다보니 회원들 중에는 아이들과 함께 봉사를 오는 이들도 있다고.
보건소에서 당뇨와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발 마사지 교육을 하기도 한다. 모임 때마다 걷는 5천 원의 식비를 모아서 연말이면 난치병어린이를 돕는 기부금으로 내거나 요양원에 물품을 전달하는 선행을 하기도 한다.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봉사한 덕분에 안양시에서 주관하는 각종 봉사대회에서 상도 받았다. 2009년에는 경기도 주최 자원봉사 대회에서 단체상을 받기도 했다.
“수강생 대부분은 처음에 봉사까지 생각 못하고 교육만 받죠. 그러다 자신이 배운 것이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참여하는 분들이 생겨요. 발마사지 봉사는 특히 혼자서 하기 어렵거든요. 함께 봉사하면서 삶을 나눌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봉사는 일상…힘들 때 의지 되는 회원들 고마워”
좀처럼 맨발을 내놓지 않는 어르신들을 설득해 발마사지 해주는 일은 초보자라면 으레 겁을 먹기 십상이다. 맨손으로 남의 발을 쓱쓱 문질러주는 것도 웬만하면 선뜻 하기 어려운 일. 김미옥 씨는 “봉사를 하다보면 저절로 그런 장벽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무좀이 있거나 지저분한 발도 ‘내 부모님 발이다’는 마음을 먹으면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고. 회원들과 함께 봉사하는 학생들도 엄마뻘, 할아버지뻘 되는 이들의 이러한 친밀한 접촉에 감동해 눈물 흘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봉사는 이제 일상이 된 것 같아요. 봉사를 한 뒤로 생활에서 더욱 즐거움을 얻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저는 회원들과 함께 평생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일이 있으면 같이 웃고 슬픈 일이 있으면 서로 위로할 수 있죠. 그게 다 봉사가 맺어준 인연 아닐까요?”
사실 김미옥 씨는 남을 쉽게 이끄는 스타일은 아니다. 순전히 봉사 때문에 리더가 되었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지금도 리더십 관련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고. 다행히 성격이 비슷한 회원들이 뭉쳐 있어 웬만한 일에는 의견이 잘 맞는다고 한다. 그는 “발마사지는 배워두면 몸이 피곤한 남편이나 부모님 등에게 해줄 수 있어서 유용하다”며 “강좌를 통해 봉사단에 참여하고 친분을 쌓을 수 있으니 한 번쯤 참여해보시라”고 권했다.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