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연주자 김형호 씨 '교도소에 울리는 색소폰 소리, 가슴 뭉클하죠'
색소폰연주자 김형호 씨 '교도소에 울리는 색소폰 소리, 가슴 뭉클하죠'
by 안양교차로 2013.06.28
“교도소에 울리는 색소폰 소리, 가슴 뭉클하죠”
베베르, 버터플라이, 아이리스…암호 같은 이름의 재즈바를 운영하는 김형호 씨는 음악으로 봉사를 한다. 봉사를 모르고 살았던 젊은 날에 못했던 아쉬움을,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 안양교도소의 청소년들을 위해 달래고 있다. 2시간 동안 연주와 노래, 각종 퍼포먼스로 쉴 새 없이 공연하는 그를 보면 봉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게 아닐까싶다.
봉사는 이유도, 자격도 없고 마음만 필요해
김형호 씨는 색소폰을 20년 동안 불었다. 대학시절 전공은 편곡이었지만, 취미로 했던 색소폰에 마음이 동해 직업이 돼 버렸다. 젊은 시절엔 한동안 서울 강남 일대의 재즈바를 돌면서 인기 연주자로 소문난 적도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재즈바를 차리게 됐다고.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베베르’를 비롯해 3곳의 재즈바를 직접 운영하는 그는 사업수완도 꽤 뛰어나다. 얼핏 얘기만 듣기엔 봉사를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지만….
“젊은 시절엔 저 놀기에 바빠서 봉사를 못했어요. 솔직히 안양교도소에서 연주로 봉사해보겠냐는 제의를 받았을 때 내심 망설였어요. 근데 제 큰 딸 생각하니까 마음이 동하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한 봉사가 벌써 10년 가까이 됐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2달에 한 번씩 있는 공연을 빠짐없이 준비한다는 건 남다른 각오 없이는 어려운 일일 터. 김형호 씨는 “분위기가 우울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공연을 해보니 아이들이 무척 밝고 좋았다”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서 흥을 금방 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베베르, 버터플라이, 아이리스…암호 같은 이름의 재즈바를 운영하는 김형호 씨는 음악으로 봉사를 한다. 봉사를 모르고 살았던 젊은 날에 못했던 아쉬움을,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 안양교도소의 청소년들을 위해 달래고 있다. 2시간 동안 연주와 노래, 각종 퍼포먼스로 쉴 새 없이 공연하는 그를 보면 봉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게 아닐까싶다.
봉사는 이유도, 자격도 없고 마음만 필요해
김형호 씨는 색소폰을 20년 동안 불었다. 대학시절 전공은 편곡이었지만, 취미로 했던 색소폰에 마음이 동해 직업이 돼 버렸다. 젊은 시절엔 한동안 서울 강남 일대의 재즈바를 돌면서 인기 연주자로 소문난 적도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재즈바를 차리게 됐다고.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베베르’를 비롯해 3곳의 재즈바를 직접 운영하는 그는 사업수완도 꽤 뛰어나다. 얼핏 얘기만 듣기엔 봉사를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지만….
“젊은 시절엔 저 놀기에 바빠서 봉사를 못했어요. 솔직히 안양교도소에서 연주로 봉사해보겠냐는 제의를 받았을 때 내심 망설였어요. 근데 제 큰 딸 생각하니까 마음이 동하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한 봉사가 벌써 10년 가까이 됐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2달에 한 번씩 있는 공연을 빠짐없이 준비한다는 건 남다른 각오 없이는 어려운 일일 터. 김형호 씨는 “분위기가 우울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공연을 해보니 아이들이 무척 밝고 좋았다”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서 흥을 금방 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DJ경험 살려 2시간 동안 퍼포먼스…“아이돌보다 인기 많죠”
그가 연주하는 곡목은 무척 다양하다. 청소년 또래의 눈높이에 맞는 가요나 팝 등의 음악을 자유자재로 연주하다가, 여차하면 그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기도 한다. 2시간 공연에 시나리오 없이 즉석에서 분위기를 보고 결정한다는데, 웬만큼 내공이 없이는 어려운 일 아닌가.
“색소폰만 불면 분위기가 너무 죽잖아요.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즉석에서 흥을 돋우는 거죠. 다행히 분위기가 너무 뜨거워서 저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어요. 야유하거나 분위기가 싸늘하면 제가 공연할 맛이 나겠어요? 하하.”
점잔 빼고 색소폰만 불지 않은 이유는 그가 클럽 DJ 출신이기 때문. 색소폰 연주와 DJ를 동시에 해본 경험을 가진 터라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할 수 있을지 누구보다 잘 아는 그다. 강남의 유명 클럽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DJ였다고 하니 숨은 끼가 드러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교도소라고 하면 되게 우울하고 그럴 것 같죠? 안 그렇습니다. 오히려 저처럼 나이 든 사람과도 코드가 맞을 정도로 마음이 열려 있더라고요. 처음부터 죄 짓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어린 나이에 감옥에 갔으니 마음만이라도 편하게 지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그가 연주하는 곡목은 무척 다양하다. 청소년 또래의 눈높이에 맞는 가요나 팝 등의 음악을 자유자재로 연주하다가, 여차하면 그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기도 한다. 2시간 공연에 시나리오 없이 즉석에서 분위기를 보고 결정한다는데, 웬만큼 내공이 없이는 어려운 일 아닌가.
“색소폰만 불면 분위기가 너무 죽잖아요.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즉석에서 흥을 돋우는 거죠. 다행히 분위기가 너무 뜨거워서 저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어요. 야유하거나 분위기가 싸늘하면 제가 공연할 맛이 나겠어요? 하하.”
점잔 빼고 색소폰만 불지 않은 이유는 그가 클럽 DJ 출신이기 때문. 색소폰 연주와 DJ를 동시에 해본 경험을 가진 터라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할 수 있을지 누구보다 잘 아는 그다. 강남의 유명 클럽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DJ였다고 하니 숨은 끼가 드러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교도소라고 하면 되게 우울하고 그럴 것 같죠? 안 그렇습니다. 오히려 저처럼 나이 든 사람과도 코드가 맞을 정도로 마음이 열려 있더라고요. 처음부터 죄 짓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어린 나이에 감옥에 갔으니 마음만이라도 편하게 지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즐기면서 하는 게 음악봉사…해본 사람은 그 맛 못 잊어
그 역시 “봉사는 전염된다”는 말을 서슴없이 꺼냈다. 평생 봉사 안 하고 살 것 같은 자신에게도 봉사의 끈이 이어지는 걸 보면, 봉사는 좋은 사람과의 관계이고 또 다른 만남이라고 말하는 김형호 씨. “봉사하는 분들은 인상부터 다르다”면서 “여러 명이 함께 도와주지 않고 혼자만 봉사를 하려고 했으면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악봉사는 어떻게 보면 제 스스로가 즐기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봉사의 본질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내가 좋아서 하는 봉사지, 누가 시켜서 하는 거 아니잖아요. 저처럼 음악을 아는 사람이 재능을 살려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거, 기분 좋은 일이죠(웃음).”
김형호 씨는 5월 6일 공연을 앞두고 색다른 레퍼토리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단조롭지 않고 가급적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교도소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 기회가 닿으면 안양에서 색소폰으로 봉사하는 이들과 함께 정기공연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는 일단 한 번 해봐야 그 맛을 알아요. 힘들더라도 그 느낌을 알면 이겨낼 수 있죠. 처음엔 저도 고민 많이 했지만 하고 나서 뿌듯한 마음이 생겼잖아요.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래요. 내가 직접 뭐든 느껴봐야죠.”
취재 오혜교 기자
그 역시 “봉사는 전염된다”는 말을 서슴없이 꺼냈다. 평생 봉사 안 하고 살 것 같은 자신에게도 봉사의 끈이 이어지는 걸 보면, 봉사는 좋은 사람과의 관계이고 또 다른 만남이라고 말하는 김형호 씨. “봉사하는 분들은 인상부터 다르다”면서 “여러 명이 함께 도와주지 않고 혼자만 봉사를 하려고 했으면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악봉사는 어떻게 보면 제 스스로가 즐기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봉사의 본질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내가 좋아서 하는 봉사지, 누가 시켜서 하는 거 아니잖아요. 저처럼 음악을 아는 사람이 재능을 살려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거, 기분 좋은 일이죠(웃음).”
김형호 씨는 5월 6일 공연을 앞두고 색다른 레퍼토리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단조롭지 않고 가급적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교도소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 기회가 닿으면 안양에서 색소폰으로 봉사하는 이들과 함께 정기공연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는 일단 한 번 해봐야 그 맛을 알아요. 힘들더라도 그 느낌을 알면 이겨낼 수 있죠. 처음엔 저도 고민 많이 했지만 하고 나서 뿌듯한 마음이 생겼잖아요.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래요. 내가 직접 뭐든 느껴봐야죠.”
취재 오혜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