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안양만안녹색어머니회 / 아이들의 교통안전을 책임지다

안양만안녹색어머니회 / 아이들의 교통안전을 책임지다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어린이들의 교통사고는 위험하다. 뼈가 약하기에 퇴행성 관절염이나 성장판 손상과 같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판은 뼈의 성장을 일으키는 연골판으로, 손목이나 팔꿈치, 어깨, 발목, 무릎, 대퇴골, 척추부터 손가락, 발가락에도 존재한다. 외부에서의 충격으로 손상되면 성장이 멈춰 다리나 팔의 길이에 불균형이 올 수 있다. 어린이들의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를 만나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보람을 들어보았다. 차정라 회장(010-9153-9957)

는 1965년 교통지도 자모반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어머니들 4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곳의 차정라 회장은 “만안구에는 15 여개의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이곳에 자녀를 등교시키는 어머니들이 주로 활동하고 계시죠.”라고 운을 떼었다. 차 회장의 경우 벌써 9년째 녹색어머니회로 활동하고 있다. 결혼과 함께 안양으로 이주한 차 회장은 벌써 두 자녀를 모두 초등학교 졸업을 시켰다. “보통 자녀가 1학년으로 입학했을 때부터 활동을 시작하세요.”라고 차 회장은 언급했다.
아이들의 교통안전을 지키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다. 추울 때도, 폭우가 쏟아질 때도, 빙판길로 미끄러울 때도 거리로 나서야 한다. 봉사활동이니 보수도 없다. 휴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침 여덟시부터 아홉시까지 학교 앞에서 깃발을 들고 서 있어야 한다. 마냥 서 있는 것도 아니다. 일시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일일이 신경 쓰기 위해 내내 집중해야 한다. 주변 차량도 위험 요인이다. 초록불인데도 멈추지 않는 차량부터, 제한속도를 지키지 않는 차량, 심지어는 교통 지도를 하는 어머니 회원의 깃발을 치고 지나가는 차량까지 각양각색이다.
“방학만 빼고 365일 내내 등굣길을 지킨다고 보면 됩니다. 힘들긴 하지만 보람이 많습니다. 저희 덕분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오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뿌듯하죠.”라며 차 회장은 활동의 보람을 전했다.
어린이 교통지도의 필요성
어린이들에게 교통지도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차 회장은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의 동선은 다양합니다. 어른들과는 전혀 달라요. 횡단보도를 거치지 않고 대각선으로 건너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동차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계산하지 않고 건너니 위험할 때가 많습니다.”라면서 어린이들의 교통지도의 필요성을 전했다. 이어 “어린이들에게는 반복 교육이 중요해요. 자꾸 잊어버리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죠. 오른쪽으로 건너야 하고, 자동차와 간격을 충분히 생각하고 건너야 하며, 횡단보도에 서 있을 때는 조금 뒤로 물러서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줘야 합니다.”라면서 녹색어머니회의 활동사항을 자세히 전했다. 이어 최근의 경험담을 예로 들며 아이들에게 만안녹색어머니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횡단보도가 두 개 있는 길이었어요. 학교로 향하기 위해서는 한 개의 횡단보도를 이용하면 되는데 아이들은 그걸 잘 모르지요. 한 번은 두 횡단보도를 모두 이용해서 건너오던 아이가 사고가 난 일이 있었어요. 차의 동선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해서 무작정 길을 건너던 한 아이가, 운전하던 트럭의 뒷바퀴에 걸릴 수도 있었던 아찔한 일이죠. 제가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갔어요. 다행히도 트럭 운전하시던 분이 제 비명소리를 들으시고 속력을 줄이셨고, 아이도 순간적으로 조심해서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중독성 있는 친목단체
만안녹색어머니회는 한 달에 두 번 모임을 갖는다. 한 번 모임에 들어선 학부모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지만, 이윽고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를 두고 차 회장은 ‘중독성 있는 단체’라고 밝히며 웃음 지었다. “아이들은 미래의 자산입니다. 안양에서 안전하게 자라야, 안양에 대한 애정도 가질 수 있고, 자라서도 규칙과 약속에 대한 존중을 가진 건강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면서, 이 단체에 등록한 뒤 어머니들이 힘든 활동내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등록하는 것은 아이들을 지키고 성장시킨다는 보람을 느껴서가 아니겠느냐고 정리했다. 이어 만안녹색어머니회의 기본 자세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왼편에 서 있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고가 나기라도 하면 아이들을 먼저 우선시하려 하고 있음을 밝혔다. “만안구는 구도심이다 보니 교통 여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교통경찰 인력이 부족한 현실에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요. 어머니들이 나서는 데 경찰서에서도 환영하고 계십니다.”라면서, 불법주정차 차량의 단속 협력은 물론 1년에 한 번씩 단속체험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 회원들이다보니, 아이들도 친근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수고 하십니다 인사도 하고, 깃발도 만져보려고 하죠. 또 친구의 엄마니까 공손하게 인사하려고 하죠.”라고 전한 차 회장은, 무엇보다 아이들의 밝은 미소가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봉사로 아이들의 교통안전을 지켜 미래를 일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히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