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동호회이야기

아띠문화체험강사단 / 한국무용으로, 우리 고유의 인사법으로...

아띠문화체험강사단 / 한국무용으로, 우리 고유의 인사법으로...

by 안양교차로 2013.07.15

아띠문화체험강사단은 우리의 옛 전통문화를 소재로 미취학 아동, 다문화가정, 노인복지관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 온기를 전달하는 봉사단체이다. 지난 4일 오후 안양문화원에서 이들을 만나 봉사하는 즐거움에 대해 들어보았다.안양시 만안구 안양6동 472-9 안양문화원 김학연 회장 011-758-8087
아띠문화체험강사단은 2012년 여름에 창단되었다. 회원은 총 11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령대는 50,60대이다. 이들 중에는 70대인 회원이 두 명이나 있어 노익장을 보여주고 있다. 아띠는 주로 미취학 아동, 다문화가정,?노인복지관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 우리의 옛 전통문화와 예의범절을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곳을 이끄는 김학연 회장은 “특히 노인복지관을 찾을 때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라고 운을 떼었다. 그는 노인 복지관의 어르신들 중에는 기억력을 잃어가고 있거나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면서, 이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동요나 전통문화를 알리면 병의 극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부채춤 추기나 소고로 리듬 맞추기에 호응이 좋으며, 우리 가락에 맞춰 손 유희도 한다. ‘주먹쥐고 손을 펴서~’로 시작하는 옛날 동요나 ‘곤지곤지’, ‘잼잼잼’ 등은 손의 발달을 돕고 혈관을 활성화 하여 건강을 되찾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그는 밝혔다. “작은 북을 쳐 드리면 박자에 맞춰 옛날 노래를 부르시고, 어깨춤을 추세요. 보는 저희도 기분이 좋아지죠.”라고 김 회장은 전하면서, 훈훈한 보람을 전했다. 최근에 복지관을 찾은 것은 작년 12월 말이었다. 산타복장으로 찾아가 한바탕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고 나니 어르신들은 ‘더 놀다 가라’며 붙잡았다. “한 복지관에 한 달에 한 두 번은 찾아갑니다. 저희가 오는 걸 기다리시니 마음이 짠할 때가 많죠.”라고 김 회장은 전했다.
미취학 아동에게는 우리 고유의 인사법을 가르친다. “기본 인사법을 알고 계세요?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올라가고, 남자는 왼손이 위로 올라와야 하죠. 인사법에도 법도가 있어요. 배꼽에 손을 얹은 상태로 깊숙이 허리를 숙인 다음, 제 위치로 와서 ‘안녕하세요’라고 말해야 정확한 인사지요. 우리는 보통 안녕하세요, 라고 말하고 고개를 숙이면서 동시에 인사를 해 버리죠. 인사의 포인트는 눈맞춤인데, 가장 중요한 것이 실종된 겁니다.”라고 김 회장은 밝혔다. 그는 인사하고 나서 그냥 돌아서는 게 아니라 한 발짝 뒤로 물러선 뒤 제 갈 길을 가는 것까지가 인사의 마무리라며, 현대사회에는 제대로 된 인사를 하는 사람이 드물어 여러 가지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뒤이어 김 회장은 “봉사는 즐거움입니다. 사실, 여타의 활동들에는 비용이 들어가게 마련인데, 대부분 사비를 사용하고 있어요. 즐겁지 않으면 이렇게 못하죠.”라면서, “앞으로도 우리네 옛 문화의 좋은 점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한국무용에 호응을 보이는 어르신들
아띠의 여효순 회원은 “봉사를 젤 처음 시작한 건 한림대학병원에서였습니다.”라며 봉사활동을 한 지가 상당히 오래되었음을 전했다. “처음에는 수술실에서 가재, 실을 준비하는 작업을 했죠. 일한 만큼 발생한 인건비로 소외된 이들을 치료해 줄 수 있어서 보람이 컸습니다. 그러다가 문화원에 와서 한국무용을 배운 후에는, 무용 공연으로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죠.”라면서 봉사활동의 내용이 바뀐 계기를 설명했다. 다문화가정이나 노인복지관에서 한국무용을 선보이면 호응이 대단하다면서, “새하얀 옷을 걸치고 부채춤을 추면, 어르신들이 당신들께서도 춤 춰보고 싶다면서 어디서 배우느냐, 옷은 어디서 구하느냐 물어보실 때도 많아요.”라고 전했다. 45년생으로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인 그는, “족두리 쓰고 비녀를 찌른 뒤 무대에 서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무용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무용을 배우기 위해 수많은 단계를 거쳤다. 처음에는 발을 떼는 방법부터 시작했다. 지금도 무대에 설 때마다 다른 춤을 보여야 하므로 끊임없이 배우고 소화해야 한다. “아직도 봉사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할 일 없어 가는 거 아니냐’라면서 삐뚤어진 시선을 보내는 분들도 있죠. 봉사는 해 보지 않으면 즐거움을 모릅니다. 저는 진정한 인생의 즐거움을 일찍 알았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고 있죠.”라며, 봉사를 접해 보지 않았거나 편견을 가진 이들이 변해야 세상이 더욱 따뜻해 질 수 있음을 짚었다.
어르신들이 보내온 감동 연하장
아띠의 현남수 회원은 최근의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전했다. “저희가 찾아뵈었던 노인복지관의 어르신들이 연하장을 보내주셨어요. 잘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으로 어렵게 글씨를 쓰셨더라구요. 감동적이었습니다. 눈물이 나더군요.”라고 밝혔다. 이어 아띠에서는 설날이나 추석, 삼짇날, 부처님 오신 날 등의 유래와 풍습에 대해서도 교육하고 있다고 현 회원은 전했다. 그는 설날이 왜 설날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뒤이어 ‘나이 먹기가 서러워서 설, 한 해의 첫날이라 낯설어서 설’이라고 유래를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아띠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전하며, 밝은 미소로 자리를 마무리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