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동호회이야기

도리쟁이 / 폭풍 연습의 신생 실버 연극단

도리쟁이 / 폭풍 연습의 신생 실버 연극단

by 안양교차로 2013.07.15

는 지난 11월에 창설한 신생 연극동아리이다. 회원들은 대부분 40대 이상이며, 12월 14일 연극 ‘시집가는 날’을 무대에 올렸다. 현재는 다음 공연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이들을 28일 오후 안양문화원에서 만났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죠.” 를 이끄는 윤흥재 단장은 입을 떼었다. 향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나눔 공연을 펼칠 것을 예고하는 말이었다. 회원 중 다수는 시청과 자원봉사센터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 단장 역시 환경해설사로 활동하며 안양예술공원 예술작품을 해설한다. 그는 회원들의 다양한 활동이 연극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바탕이 되지 않았겠느냐 언급했다. “연기는 얼마나 떨지 않고 하는가도 중요합니다. 저희는 짧은 시간에 극을 무대에 올려야 하니 그 점에서도 부담이 있었어요. " 결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대가 예정되어 있었다. 극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데다 회원들 전원이 무대 경험이 없는 상황. 부담이 될 만도 했다. 대사도 적지 않았다. 극 중 서로간의 동선을 정확히 해야, 배우의 움직임이 엇갈리거나 지체되어 극의 중심이 흐트러지는 일이 없다. 중간에 의상을 갈아입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극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 흐름이 무너지는 순간 완성도에 지장이 생긴다. 행동이나 대사에 이상이 생기면 무대가 곧바로 어그러진다. 그러나 그들은 제대로 연극을 완성해냈다. 연극의 좋은 점에 대해서 묻자 그는 소탈한 웃음부터 지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보는 것이죠. 흔치 않은 경험이에요.” 이어 그는 “연극은 소통입니다. 내가 즐거운 동시에, 남을 즐겁게 해줘야 연극이죠.”라면서 향후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폭풍’연습으로 연극을 완성하다
‘시집가는 날’에서 ‘입분’역할을 맡았던 김학연 회원은 의 창단에 대해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연기를 한 것이 시작이었죠.”라고 소개했다. 이후 경기문화재단 설주미 선생님의 사사를 받으며 한 달 반 정도 맹연습을 했다고 그는 전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역할을 받았죠. 시를 읽기도 하고, 각자 돌아가면서 역할을 맡아 본 뒤 각자의 위치를 선정했어요.”라고 배역을 고르는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연기를 하다보면 자신에게 딱 달라붙는 역할이 있다며, 이는 대본을 한 번 읽어본다고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직접 역할을 잠시라도 연기해 본 다음에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극의 좋은 점에 대해 그는 “예전에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무대에 대한 두려움도 상당 부분 사라졌어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긴장은 부르지만, 잘못 하면 다시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자신감이 생깁니다.”라고 밝혔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하다가 공연이 임박한 12월 달에는 매일같이 연습을 했다. “회원들 의 어디에서 그런 힘이 생겼는지 모르겠어요.
화, 목요일 3시에서 5시까지 연습을 했었는데, 집에서 대사를 다 외워 오셨어요.”라면서 회원들의 열정을 전했다. 물질 만능의 세태를 꼬집은 연극
임희정 회원은 대사를 외우는 것이 어려웠다는 말을 전했다. “연기를 해본 건 학예회 이후 거의 20년 만이니까 처음에는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요.”라고 밝혔다. 는 맹진사집 딸 ‘갑분’이가 시집갈 상대인 ‘미언’이 곱추에 절름발이라는 말을 듣고 결혼하기를 거부하며 ‘이뿐’을 결혼상대로 대신 보내는 내용이다. 임 회원은 남의 탓을 하다 결국 자신의 복을 찬 이야기라며 연극의 내용을 요약했다. 이어 “본분에만 충실했다면 손해 보는 일은 없지 않았겠습니까, 결국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 거죠.”라며 연극의 주제를 논했다. 이어 현대의 세태도 다르지 않다며 물질적인 조건만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다 보니 정신적으로 빈곤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모든 경험은 연극으로 이어진다
진사댁 도령 ‘미언’을 연기한 정인숙 회원은 “모든 경험은 연극으로 이어집니다.”라고 운을 떼었다. 그는 유수의 기업에서 25년 간 사장을 역임했으며, 산악자전거 등 각종 스포츠를 섭렵했다. 사장의 입장에서 직원들에게 지시하고 관리했던 것이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는 데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밝힌 그는, “마음을 열면 세상이 내게 다가옵니다.”라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마음이 넓어지고 포용심이 생겼다며 결국 어떤 경험을 감싸 안으면 스스로의 배움의 계기가 된다고 정리했다.
안양시 만안구 안양6동 472-9 안양문화원
윤흥재 단장(011-758-8087)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