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동호회이야기

하울드림 / 두드리며 통하는 퓨전 모듬북 동호회

하울드림 / 두드리며 통하는 퓨전 모듬북 동호회

by 안양교차로 2013.07.15

‘두드려라 그러면 통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보였다. 지난 18일 오전 10시, 안양문화원 강당에서 퓨전 모듬북으로 공연봉사를 하는 의 자체공연행사가 있었다. 이들은 트로트 등 귀에 익숙한 한국 가요에 모듬북을 접합시킨 퓨전 음악을 공연하는 동아리다. 이날은 올해를 결산하는 의미에서 회원들을 세 팀으로 나눠 각자의 실력을 겨뤘다. 핑크색 카우보이 모자에 핑크색 목도리로 한껏 멋을 내거나, 한복을 입고, 태극기를 허리 아래 두른 회원들은 ‘사랑의 트위스트’, ‘쿵따리샤바라’ 등 흥겨운 음악에 맞춰 모듬북을 두드렸다.
은 올 3월달에 결성된 신생 동아리이다. 하울은 하늘을 울린다는 뜻이다. 이들은 40대에서 60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린이집부터 노인대학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을 대상으로 공연을 한다. 공연으로 봉사를 실천하는 것. 최근에는 중앙 성당에서 공연을 했다. 신생 동아리인데도 불구하고, 올해에 개최한 공연만 벌써 13번이다. 이런 이유에 대해서 이곳의 이정자 회장은 “회원분들이 워낙 열심히 하세요. 손가락을 다치거나 무릎이 안 좋아도 나와서 연습하시죠.”라면서 먼저 강한 열정이 있는 이들이라고 회원들을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공연곡도 다양합니다. 꿍따리 샤바라, 베토벤 바이러스, 사랑의 트위스트, 어부바 등의 곡으로 공연했죠. 대부분의 관객들의 귀에 익은 곡들인데, 이곡에 맞춰서 북을 두드리고 춤도 선보이죠.”라면서 퓨전의 강점을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이 많을 때는 피구왕 통키로 공연도 합니다.”라면서 관객의 연령대에 따라 곡 선정도 달리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노인대학에 공연하러 갔을 때는 정말 흥겨웠습니다. 관객 분들의 호응이 일단 대단하셨어요. 잘 아는 가요에 모듬북이 어우러지니까 친근감이 느껴지시나 봐요. 게다가 춤사위도 덧붙여지니, 저희 동작을 관객들이 따라하실 때도 많아요.”라면서 공연의 보람과 기쁨을 전했다. 이어 “저희의 실력은 사실 아직 기초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죠.”라며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
이 회장에게 어떻게 이 동호회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그는 먼저 자신의 아픔을 시원하게 밝혔다. “2004년도에 림프종을 수술했어요. 이후에는 히크만 수술을 포함해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히크만 수술은 대정맥까지 관을 집어넣어서 약물을 투여하는 것인데, 굉장히 고통스러웠어요.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후유증 때문에 관절이 류마티스에 걸린 것처럼 아팠지요.”라면서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몸이 아프고 마음이 어두울 때 난타를 만나면서 삶이 달라졌죠. 장마 끝에 햇빛이 든 것 같다고 할까요. ”라면서 동호회를 만나서 삶을 즐기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스티로폼으로 북을 만들어 연습해
이곳의 최고령자인 오석애 회원은 “덕분에 긍정적으로 활기차게 살 수 있어서 좋습니다.” 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오 회원 역시 이 회장처럼 힘든 일을 겪었다. 침샘암을 겪었기 때문이다. 77년도에 발병해서 지금까지 7번의 수술을 받았다. 한쪽이 잘 움직이지 않는 것은 물론 왼편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암이 전이되면서 임파선도 떼어냈다. “거울을 보고 있으면 우울했지요. 그래서 시장에 나가면, 옷가게 점원 분이 ‘목이 왜 그러느냐’며 의아해하시곤 했죠.”라면서 질병 때문에 힘들었던 점을 전했다. 지금은 삶의 향기가 달라졌다는 오 회원. 지금은 북이 좋아서 집에서도 연습에 매진한다. 소리가 크게 날까봐 스티로폼으로 테이프를 붙여 북을 만든 뒤 음악을 틀어놓고 몰두한다.
북소리로 공명하니 즐겁지 아니한가
이들 중 유일한 남성인 신찬우 회원은 “원래 국악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우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더군요.”라면서 배움을 시작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어 “명장 밑에 졸장이 없다는 말이 있죠. 저희를 지도해주시는 선생님이 열정적인 동시에 아이디어가 풍부하세요. 심지어 저희의 퓨전 모듬북에 고전무용까지 접목시키고 싶어 하시죠.”라면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뒤이어 그는 “북을 두드리는 것은 내 마음을 두드리는 것과 같습니다. 내 마음의 소리를 울려서 다른 사람들의 공명을 이끌어내고, 삶의 활력소를 얻는 것이죠.”라면서 여러 사람들과 동화되는 즐거움을 전했다. 그는 또한 “젊었을 때는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니 내 시간과 즐거움을 제대로 찾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생각이 달라졌지요.”라면서, 현재 자신이 60대인데 인생이 10년 주기로 2번 정도밖에 남지 않았겠느냐며 이제부터는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전했다. 문의 : 031-449-4451 이정자 회장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