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동호회이야기

안양문화관광해설사회 / 안양의 가치를 알리는 숨은 일꾼

안양문화관광해설사회 / 안양의 가치를 알리는 숨은 일꾼

by 안양교차로 2013.06.30

안양문화관광해설사회는 2000년도에 처음 창립한 이래 12년이 되었다. 이곳에는 문화관광해설사 양성과정이 준비되어 있다. 현재 4기까지 배출되었다. 일주일에 4시간씩 12주의 이론학습을 거친 뒤, 다시 현장에서 40시간의 심화교육을 받는다. 이곳을 이끄는 강세일 회장은 “우리나라 문화재의 8-90%가 불교문화입니다. 관광해설을 위해 공통적으로 알아야 하는게 불교문화죠. 그 다음엔 건축물의 구성과, 해설할 때의 기본자세를 배웁니다.”라면서 교육의 내용을 설명했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인원은 약 40명. 40대 후반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분포되어 있다. 이곳은 안양시자원봉사센터에서 지원하는 ‘문화기행이 있는 자원봉사 파도타기’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관내 유원지를 돌면서 '파도타기'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중초사지 당간지주, 삼층석탑부터 서이면사무소 등 문화재를 해설하는 데 열중한다. 기업, 단체, 가족 등을 대상으로 20명 이상인 경우에 해설이 가능하다. 또한 연 단위로 주제를 정해 문화탐구를 계속한다. 2012년 상반기에는 전탑이 주제였다. 안동지역의 전탑을 공부했고, 경주 남산 1박 2일간 세미나를 열었다. 하반기에는 백제문화권에서 부여 정림사 등을 탐방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합니다. 알면 알수록 깊이를 더해가죠.”라고 밝혔다.
전탑부터 당간지주 명문, 마애종까지
안양지역의 특별한 문화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강 회장은 “탑은 나무, 석재, 벽돌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나라에는 보통 돌로 된 탑이 많죠. 우리나라는 화강암이 많아 석탑 분포도가 높아요. 중국에 벽돌로 쌓은 전탑이 많은 것과는 대조적이죠.”라면서 운을 떼었다. 이어 “안양 지역에 7층 전탑, 즉 벽돌탑에 대한 기록은 있었지만, 실제로는 발견되지 않았지요. 그러다가 재작년에 전탑이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죠.”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의 전탑의 분포는 안동 위주라면서, 전탑이 발견된 것은 안양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초사지의 당간지주 역시 특색이 있었다. 그는 “당간지주에 명문이 있는 건 저희 안양이 유일합니다. 명문이 있어서 어느 시기에 제작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점이 장점이죠.”라고 강 회장은 설명했다.
이어 안양예술공원 근처의 석수동 마애종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강 회장은 보통 암벽에는 부처님이 새겨져 있지 종이 새겨진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마애’란, 석벽에 글자나 그림을 그린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마애불’은 부처를 그린 것이고, ‘마애종’은 종을 그린 것이죠.”고 단어를 개괄했다.
문화재는 인간이 만든 것
강 회장은 문화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인터넷에 정보가 넘쳐나지만, 정작 문화재가 형성된 과정이나 그것을 제작한 사람에 다가가는 정보는 별로 없습니다.”라고 그는 말하면서, “문화관광해설을 할 때는 알고 있는 지식을 앵무새처럼 전달만 하는 게 아니라, 문화재를 제대로 보는 안목을 길러 주려고 노력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문화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번 답사로는 알 수 없다며, 적어도 세 번은 답사를 가야 제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고 회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음을 전했다. “기술이 발전한 지금은 장비도 좋고 도면 작성도 체계적인 데 왜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낸 것처럼 나오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한 그는, “의무적으로 만든 게 아닙니다. 열정이 응축된 것이죠. 불심이든, 정성이든, 일상을 초월한 힘이 깃든 것이 문화재입니다.”라고 전했다. 현재처럼 도구와 기술이 발달되지 않은 시대, 인간이 정과 망치만으로 일일이 쪼아 형태를 만들어낸 것이 오늘날의 문화재라는 설명이었다. 문화재들의 크기도 보통이 아니니,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려면 비율을 일일이 계산하고 조형미를 염두에 둬야 하므로 보통일이 아니라는 것. 이어 그는 탑의 지붕과 곡선, 서산 마애 삼존불에 표현된 미소 등을 예로 들면서, 석공의 열정을 관찰하는 것이 문화재의 진정성을 이해하는 출발임을 밝혔다. 이외에도 시대적인 배경, 흐름에 따라 결과물도 판이하게 달라진다면서 문화재가 만들어진 시기가 격동기인지, 정치적인 안정기였는지를 유념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는 만큼 보입니다. 하지만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슴으로 느껴야 합니다.”라면서 자리를 마무리했다. (문의:강세일 회장 011-344-1119)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