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동호회이야기

안양농악단 / 풍물놀이를 찾아서..

안양농악단 / 풍물놀이를 찾아서..

by 안양교차로 2013.06.30

안양농악단은 안양문화원 산하 기관으로, 12월이면 만들어진 지 만 7년째가 된다. 명학역 근처에 위치한 이들의 연습실 입구에는 상모가 줄줄이 걸려 있다. 연습실 내부는 방음공사가 되어있고, 장구가 가득 쌓여 있어 전통 가락의 향기를 풍겼다. 연습시간이 되어 하나 둘씩 인사를 건네는 회원들과 이곳을 이끄는 황성수 단장을 만나, 안양농악단이 어떤 곳인지 청해 듣기로 했다.
단장 황성수(031-466-0909)
농촌에서 집단노동이나 명절 때 등에 흥을 돋우기 위해서 연주되는 음악을 농악이라 한다. 안양의 농악 역시 광활한 농경지에서 농사를 짓던 농부들에 의해 발전되었다. 비산동이 도시화되면서 농촌이 사라지면서 농악도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이후 전통농악을 복원하고자 하는 이들이 예능보유자, 전수자들의 고증을 받아 복원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첫 시연은 2007년 9월 2일이었습니다.”라고 황 단장은 운을 떼었다. 이어 충청 경기지역의 농악인 웃다리와 안양 날뫼(‘비산동’의 옛 명칭)농악을 접목시켜 어렵게 복원한 진법 및 판제을 기반으로, 2005년 10월 안양농악단이 창설되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초등학생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 4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장 단원의 나이는 62세다. 월요일, 목요일 7시 반부터 10시까지 연습한다. 수요일에는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초 수업을 진행한다. 황 단장은 “저희는 양성이 목적입니다. 교육을 철저하게 하려고 노력하죠.”라고 전했다. 어떤 과정을 통해 교육을 받을까. 먼저 장구부터 교육을 시작한다. “장구, 북, 징, 꽹과리가 어디서 왔는지 아십니까.”라며 운을 뗀 그는, 이는 원래 불교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했다. 불교의식에서 사용하는 법고(法鼓), 운판(雲板), 목어(木魚),범종(梵鐘)이 간략화된 것이 징,장구,북, 꽹과리로 바뀌었다는 내용이었다.
제 때 숙성시켜야
“장구 가락이 모든 것의 기초입니다. 사실 처음 농악을 접한 분들은 장구를 치고 싶어 하세요. 두드려야 하는 가락이 많으니까 흥이 나죠.”라고 황 단장은 전했다. 이어 “농악은 몇 개월로는 습득하기 어려운 음악이에요.”라면서 학습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장구는 리듬과 동시에 호흡이 적절해야 한다. 게다가 가죽과 맞부딪혀야 비로소 소리가 나오니, 손의 각도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 청음능력도 필요하다. “인내가 필요해요. 생각만으로는 안 되고, 몸에 완전히 붙어야 합니다. ‘감미로운’소리가 나기 위해서는 최소한 3년 이상 필요하다고 봐야죠. 치기 시작한 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소리가 더 맑아집니다. 처음과 3년째, 5년째, 10년째 소리가 다 달라요.”라며, 소리의 풍미를 위해서는 발효의 시간, 즉 학습으로 영글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오래 숙성하기만 하면 될까. 음식을 만들 때도 그러하듯, 배움 역시 제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어려서부터 접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30대 후반, 40대가 되어 농악단을 찾으면 열정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그런 모습들을 곁에서 지켜보면 안타깝다며, 비록 늦게 시작했더라도, 어렵게 시작한 만큼 미리부터 포기하지는 말라고 그는 전했다.
매년 만안문화제에 참가
이들은 요양원,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공연도 하고 있다. 공연은 농악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소리춤, 한량무, 쟁강춤이나 경기민요도 진행한다. “쟁강춤은 북한의 대표적인 춤인데, 팔목에 방울 달고 있는 춤이죠. 빠른 몸놀림과 절도 있는 춤사위에 관객들이 신기해하세요.” 라면서 공연의 감흥을 전했다. 이어 매년 열리는 만안문화제에 이번 해에도 참가했음을 밝히며, 정조대왕 화산능행차 시연에서 도로에서 상모를 돌리면서 화려했던 어가행렬을 재현하는 데 동참했음을 전했다.

앞으로의 전망과 발전방향
“농악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생계를 꾸려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사설 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게 대부분이니, 한계가 있지요.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해요. 물론 이는 농악뿐만이 아니죠. 민요도 마찬가지입니다.”라며 황 단장은 전통 문화의 보존과 계승에 직접적인 지원이 부족한 한국의 현실을 꼬집었다. 이어 “그렇기에 저희가 하지 않으면 전통의 끈이 이어지지 않겠구나, 내가 아니면 안 되겠다는 사명감이 생기는 겁니다.”라면서 단원들의 열정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자리를 마무리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