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동호회이야기

파워스 / 업무와 취미를 더블플레이하다

파워스 / 업무와 취미를 더블플레이하다

by 안양교차로 2013.06.30

LS엠트론의 ‘Powers' 이석 총무를 공장 정문 앞 면회실에서 만났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대학교 4학년이었던 2008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연습하는 정도였고요.” 그가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파워스는 LS엠트론의 사내 커뮤니티 정책의 일환이다.
경기 참여는 일 년에 열다섯 번 이상 이루어진다. 매년 안양시 야구연합회장기 리그와 각종 토너먼트 대회에 참여하여 다른 팀과 승부를 겨룬다. 파워스에는 오래된 멤버가 많다. “저희 회사가 GS, LS로 나눠지기 전인 금성시절에 창단되었죠. 그래서 오래된 멤버가 많습니다. 20대 때 가입해서 50대를 바라보는 분도 있습니다. 거의 20년 이상 야구를 해 오신 거죠.” 파워스의 회원은 40명 가까이 되지만, 실제로 경기에 나오는 사람은 15명 정도다. 연습을 주말에 하다 보니, 가정사정이 있거나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참여가 어렵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짬을 내어 팀 전체가 전문적인 레슨을 받으면서 실력 향상에 힘쓴다. “한 번에 세 시간 가량의 레슨을 받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죠.” 라고 이 총무는 언급했다. [이석 총무 010-6483-1250]
야구는 상황을 판단하는 게임
“야구는 상황을 판단하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죠. 신체적 능력보다 경험이 중요한, 두뇌 스포츠죠.”라고 이 총무는 야구를 정의했다. 아무래도 직장 내에서 만난 사람들이다보니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묻자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쿨’하세요. 직급차이가 게임에 영향을 미치진 않아요. 오히려 제가 너무 막말(?)을 해서 문제죠. ‘빠지세요! 차장님!’ 이렇게 소리쳐버리니까요.”
어떤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나. 막연한 질문에 이 총무는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나만 납득이 되는 플레이가 아니라, 모두가 납득이 되는 플레이를 해야죠. 상황마다 정답은 없어요. 정답에 가까운 건 있지만.” 파워스는 매너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자 노력한다. “경기에서 이기건 지건, 같은 동네에서 다시 함께 게임할 팀들이에요. 반칙이나 무리수는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승부욕에 불타는 건 좋지만, 번트로 일 점 내는 것 보다 홈런이 훨씬 즐겁잖아요. 우리는 프로가 아니에요. 즐겁게 해야죠. 사소한 일로 기분상하고 싸우기 위해 게임하는 건 아니니까요. 순간 마다 승부를 즐기는 스릴을 맛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최근 사회인 야구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일반인 야구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5년 전과 비교해서 야구 인프라가 상당히 개선되었어요. 예전엔 실내 연습장, 야구용품 매장도 없었죠. 지금은 다르잖아요? 야구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게임을 해 보면서 즐기는 분들이 늘어났다는 증거죠.” 덕분에 경기에서 승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이 총무는 너스레를 떨었다.
사내 동호회의 장점, 일과 취미의 시너지효과
사내 동호회다보니 같은 팀이나 사업부가 아닌 직원과도 함께 연습을 하게 된다. 사내 팀이라서 느껴지는 장점에 대해 물어보자, 이 총무는 “업무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평소라면 다른 사업부에 계신 분과 교류할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 한데,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니 쉽게 물어볼 수 있고 대화할 기회도 많아집니다. 저는 연구소에서 휴대폰 부품을 개발 중인데, 한 번은 공구가 필요해서 어려움을 겪다가 동호회 선배님께 여쭤보았죠. 현장에서 혹시 갖고 계신 게 있느냐고요. 흔쾌히 허락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문제를 해결했어요.” 사내 동호회 활동이 업무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어줌과 동시에 업무 자체에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포지션을 바꾸지 않는 것이 실력의 비결
파워스는 2012년 안양시장기 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다. 이 총무에게 승리의 비결에 대해 물었다. “포지션에 대한 애정이 첫 번째 조건이죠. 포지션을 한 번 결정하고 난 뒤에는 변경하지 않아요. 변동이 있으면 발전이 더디고, 자신의 포지션에 대한 애정도 줄어들죠. 무조건 고정입니다.”라면서 선수들의 포지션을 결정한 뒤 노하우를 쌓도록 유도하는 것이 실력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부상을 조심하는 게 두 번째 조건입니다. 야구 경기에 사용하는 물품들은 배트, 공, 스파이크 등 위험하지 않은 게 없어요.” 그는 2009년도에 경기 도중 사고를 당했다. 타구가 안경을 맞추는 바람에, 얼굴에 긴 생채기가 생겼다. 다행히 지금은 상처가 아물어 흔적 하나 없다. 아찔한 사고를 당하고도 야구를 계속하는 힘에 대해서 그는 ‘야구는 절대 소원해 지지 않는 친구’라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