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동호회이야기

관양FC축구회 / 인스턴트 동호회는 가라, 1983년부터 지금까지 축구 한 길을.....

관양FC축구회 / 인스턴트 동호회는 가라, 1983년부터 지금까지 축구 한 길을.....

by 안양교차로 2013.06.30

1983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축구 동호회가 있다. 관양FC축구회이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동호회들은 긴 세월 지속되지 못하거나 구성원들이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 소위 ‘인스턴트’ 동호회들이 난무한 시대. 하지만 관양FC축구회는 이와는 전혀 달랐다. 몇 십년을 일관적으로 지속하는 묵직함으로 회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문의 : 김천식 고문 (010-2373-6815) http://cafe.daum.net/FCkwanak
관양FC축구회의 김천식 고문은 동호회의 시발점에 대해서 설명했다. “1983년 3월 달 봄에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시작되었어요 농번기 때 일손이 비니까 하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죠.”라고 운을 뗀 그는, “저희는 매주 일요일 아침에 모여서 축구 시합을 합니다. 비가 오고 눈이 와도 굴하지 않죠. 요즘같이 더운 여름 날씨에는 오전 10시에 마무리 하지만, 덥지 않은 봄 가을 같은 날씨에는 12시까지 땀을 흘리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구체적인 활동 내용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어 “ 외부팀과 경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경기 안양시에 단일 조기 축구팀이 23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최근에 이 축구팀들이 모두 모여 경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네 개 정도의 구장을 빌려서 하루에 경기를 다 완료했죠. 저희도 이 대회에서 4강까지 올라갔습니다.”라면서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관양FC축구회는 민주적인 운영으로 회원들의 협조를 이끌어 내고 있었다. 김 고문은 “저희는 회장 한 분과 부회장 두 분, 3사람의 고문, 총무로 이루어져 있으며 1년에 한번씩 민주적으로 선출합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저희 회원은 40명이 넘는데 그 중 고정회원은 23명 정도 됩니다. 가족같이 친하게 지내는 편입니다. 장례식 등의 애경사가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준비과정 등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라면서, “20년 넘게 알고 지내니 다른 동호회들 보다 각별하죠. 20대 초반에 알게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인연들이 신기합니다.”라고 전했다. 그에게 동호회에 처음 발을 들인 계기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입니다.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이 나요 84년 4월 둘째 주였어요. 4월은 농사짓기에 애매한 시간이고, 그래서 운동장에 들렀는데 몇 명의 남자분들이 패스를 주고받고 있더군요. 그래서 같이 공 차도 되겠느냐고 물어봤죠. 매주 나와서 어울리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다양한 연령대, 다채로운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다
이들 회원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19살, 20살의 막내가 제일 어립니다. 30대가 7명 정도, 40대 초 중반, 50대 초반이 골고루 분포하고 있습니다. 6,70대 회원들도 꾸준히 참가하시죠.”라고 언급한 김 고문은, 이어 “다들 자기 사업이나 회사생활 등이 있고, 가족행사라도 있을 때는 연습에 참가하기 어렵죠. 그렇게 약간의 회원들만 참가한 날에는 소규모 게임으로 모임을 마무리 합니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음식점, 제과점, 호프집, 실내 인테리어, 신발가게 등.. 다채로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죠. 오직 축구라는 이름 하나로요. ”라고 말하면서,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죠. 나와 다른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넓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라면서 동호회 활동의 장점에 대해서 설명했다. 또한 “생활 속에서 서로 도우려고 노력합니다. 일하다가 관련 분야에 아는 사람이 없느냐는 질문을 들으면 저희 동호회 회원을 추천합니다. 몇 십 년씩 함께 하다 보니 쌓인 신뢰 때문이죠.”라면서 평상시 생활 속에서도 서로 돕고 있음을 알렸다.
축구는 인생과 같아, 넘어질 땐 넘어지자
김 고문의 포지션은 골키퍼다. “제일 비난을 많이 받는 위치죠.”라고 그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게임 중에 몸을 사리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축구는 위험한 운동이 아니에요. 몸싸움으로 충격을 받았을 때 버티지 않고 바로 쓰러지는 것이 중요하죠.”라고 말했다. “누군가가 부딪혀 왔을 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다 보니 충격이 배가 되는 겁니다. 그 즉시 굴러야만 충격이 완화가 되는 거에요. 이건 인생과도 비슷하죠. 무리하면 충격이 커져요. 축구도 그와 같습니다.”라면서 다치지 않는 방법을 언급했다. 이어 “회원 중 몇 명이 압박붕대를 한 것을 본 적 있습니다. 하지만 심각하게 다친 것을 본 적은 여태까지 없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축구회 활동을 하면서 건강에는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를 물었다. 그는 “저의 경우, 80kg이었는데 현재는 74kg이에요. 잔병이 없어지고 불면증도 개선되죠. 요즘 같이 더운 날에는 잠 못 자는 사람들도 많은데, 잠이 잘 옵니다. 일요일의 모임 때뿐 아니라 평소에도 틈나는 대로 집 근처 개천에서 연습을 해서 그런 지도 모르겠어요.”라면서 김 고문은 미소를 지었다. 취재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