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동호회이야기

쏘울 색소폰 / 색소폰에 열정을 담아 영혼을 노래하다

쏘울 색소폰 / 색소폰에 열정을 담아 영혼을 노래하다

by 안양교차로 2013.06.30

애절한 색소폰 소리에 마음이 흔들려 본 일 있는가. 색소폰은 부드럽고 풍부한 음색, 폭발적인 음량과 수월한 음이동 때문에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독주 악기이다. 벨기에 출신의 악기제작자인 아돌프 색스(Adolphe Sax)가 만들었으며, 그의 이름을 따서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는 색소폰(Saxophone), 프랑스어로는 색소풍으로 부른다. 안양에서 색소폰 연주로 활동하고 있는 한 동호회를 찾아가 보았다.
백진 회장 010-8598-4090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 1026-11 3층
cafe.daum.net/soul4090
색소폰은 목관의 부드러움과 금관의 강한 소리를 다 가진 ‘제3의 악기’다. 몸체는 금관으로 되어 있지만, 싱글리드를 사용하고 음공을 개폐시켜서 음을 만들기 때문에 엄연한 목관악기다. 색소폰은 군악대의 연주뿐 아니라 대중가요나 재즈와 같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널리 쓰이고 있으며, 때때로 오케스트라에서도 연주된다.
색소폰 동호회 ‘쏘울 색소폰’은 안양종합운동장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백진 회장은 색소폰을 ‘젊어지는 취미’라고 소개했다. “아기들은 태어났을 때 복식호흡을 하잖아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호흡이 얕아집니다. 죽을 때는 그 호흡이 목까지 올라온다고 하죠. 얕아지는 호흡을 다시 원래대로 잡아주는 것이 색소폰 연주라고 생각해요.” 라고 말했다. 색소폰 연주에 필요한 복식호흡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천의 소리를 가진 악기
백 회장은 “색소폰은 참 매력적인 악기에요. 천상의 음을 다룰 수 있는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악기는 같은데 다른 사람이 연주하면 완전히 다른 음색이 나옵니다. 호흡, 보는 스타일, 운지가 각자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은 피아노, 기타 등과는 확연히 달라요.”라면서 색소폰만의 장점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어 “색소폰은 처음에 입문하기는 쉬운 악기입니다. 하지만 접할수록 점점 어려워집니다. 기본기가 갖춰진 다음에는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야 하니까 그렇습니다. 다른 유명인들의 연주를 듣고, 따라하면서 점차 발전하게 됩니다.” 라면서 자기만의 연주를 찾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서 언급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열정으로 하나가 되다
“저희 회원들은 나이대가 40대에서 60대 초반입니다. 경찰부터 학원 선생, 건축 인테리어 종사자, 자영업자까지 직업이 다양하죠. "라고 백 회장은 운을 떼었다. 이어 “그래서 처음에는 화합이 좀 힘들었어요. 회의를 해도 어렵고. 동호회를 운영한 지 2년이 넘은 지금은 고정 멤버들이 잘 뭉치니까 운영이 원활하게 잘 되고 있어요.”라고 백 회장은 웃으면서 말했다. 현재 쏘울 색소폰의 단원은 31명이다. 여성 비율도 높은 편이다. “여자 회원 수가 안양동호회들 중에서 제일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백 회장은 밝혔다. 이들은 연습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 “길게는 6시간 연속 연습하시고 가신 분도 있었어요. 본업을 마치고 곧바로 연습실로 달려오신 거죠.”라고 백 회장은 전했다. 이곳의 연습실 개방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이다. 방음재, 흡음재를 사용하여 시공한 연습실은 쾌적했다. “일반 색소폰 학원, 동호회 모임들은 지하연습실을 빌려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희는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라고 백 회장은 말했다. 이외에도 무료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색소폰에 처음 입문하더라도 기존 선배들이 도와주며, 주기적으로 프로를 모시고 특별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단원들끼리 서로 가르쳐주는 것 이외에도, 주기적으로 프로 연주자를 초빙하여 연습합니다. 김정흠, 강헌구 등의 연주자분들이 오셔서 레슨비도 받지 않고 수업을 진행해주세요.”라고 말하면서 감사의 말을 덧붙였다.
봉사하며 나눔을 실천하다
“매주 음악봉사를 갑니다. 연주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분들이 드실 음식도 마련해서 가지고 갑니다.” 라고 백 회장은 언급했다. 이어 “시민을 위한 작은 음악회, 어린이시설, 노인정, 양로원, 교회 등에서 연주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한 달에 한 번 정기 연주를 합니다. 예술 공원, 시민 공원, 빙상경기장 앞, 백운호수 노천 무대를 돌아가면서 연주합니다. 하지만 봉사 연주 일정이 잡히면 그쪽을 우선해서 갑니다.”라면서 봉사 연주를 우선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청중들이 흥에 겨워하면 그게 저희에게는 기쁨이고 보람이죠.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부 저희의 사비로 진행을 하구요, 아마추어 비영리단체기에 오히려 봉사를 활발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면서 봉사를 하는 즐거움을 전했다.
“15년 전에 청계산을 등반하고 내려오면서 유원지 공터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던 사람을 봤어요. 그때부터 악기 동호회를 운영하고 싶다는 강렬한 희망을 품었죠.”라면서 백 회장은 처음 악기를 시작한 계기를 회상했다. 이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살아가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라면서, 색소폰 동호회에서 만난 좋은 인연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늘 처음의 열정을 유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재 이현수 기자